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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앵무새모양연적
  • 편집부
  • 등록 2023-04-28 10:31:03
  • 수정 2024-07-04 15: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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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문화

[문화재 돋보기25]

 

백자앵무새모양연적
白磁鸚鵡形硯滴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 평론가

 「백자앵무새모양연적白磁鸚鵡形硯滴」 조선시대 | 넓이 10.4cm,  길이 20cm

 

앵무새는 열대지방이나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는 서식하지 않으나 왕실이나 귀족계층에서 애완용 조류로 사육하였다. 『삼국유사』에는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신하가 앵무새 한 쌍을 가져와 신라 흥덕왕에게 바쳤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암놈이 죽고 수놈이 슬피 우는지라 왕은 거울을 내어 걸어주어 외로움을 달래주려 하였고 수놈은 거울에 비친 앵무새가 자신의 짝으로 알고 거울을 쪼았으나 이내 자신의 그림자임을 알고 슬피 울다가 죽었다’고 수록되어 있다. 이미 신라시대에 애완용 조류로 당나라에서 들여와서 왕실에서 사육한 것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비록 앵무새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새는 아니지만 신라시대 기와의 암막새, 금속유물의 문양, 청동거울의 문양, 바둑알의 문양 등 여러 유물에도 앵무새 문양을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상인들이 고려왕실에 바친 품목으로 앵무새가 포함되어있으며 고려시대 상류층 역시 앵무새를 애완용으로 진귀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생활용품에도 앵무새 문양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청자, 동경, 금은기 등에 다채롭게 표현되어있으며 항상 한 쌍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앵무새 문양은 화목한 가정과 신분상승, 편안한 노후와 불로장생의 현실적인 염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진1)의 「백자 앵무새모양 연적」은 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초기까지 이어지는 앵무새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는 매우 진귀한 유물이다. 상류층의 애완동물을 연적으로 승화시켜서 항상 곁에 두고 즐기려는 마음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앵무새가 잎줄기를 입에 물고 뒤를 돌아보고 있는 형상으로 조선 초기에 유행하던 꽃잔(花形盞)을 몸에 끼고 등 아래쪽과 잔의 상단부에 입수구와 출수구가 뚫려있다. 약간 반전된 꼬리 부분을 손으로 잡고 안쪽으로 기울이면 연적 속의 물이 밖으로 나와 잔에 고여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연적 각 부분의 조각에 흐트러짐이 없고 단아하며 날개와 꽉 다문 입 등 조각의 기품이 대단하다. 맑고 투명한 백자유약을 얇게 시유 하였으며 철분을 제거한 양질의 백자토로 성형하고 고운 모래 받침을 깔고 번조하였다.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로 왕조가 변화함에 따라 고려시대 청자로 만들어졌던 다양한 종류의 상형연적(像形硯滴)이 사라지고 실용적인 「보주형 백자연적」만 생산하였다. 도자기의 선호도가 변모하면서 유교관에 입각한 사회상에 맞게 담백하고 간결한 문방용품 만을 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 초기에 제작된 앵무새 모양의 백자연적은 매우 희귀한 사례이다.


  앵무새모양 연적은 중국 명나라에서 도자기나 옥기로 제작이 되어 왕족, 귀족층에 보급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백자 앵무새모양 연적」은 조선 초기 경기도 일대의 왕실 관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발견된 조선 초기의 연적으로는 유일한 작품이다. 당시에 왕실에서 특별히 주문하여 제작된 것으로 생각되며 실제 사용한 흔적이 확인된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앵무새 모양 백자연적이 5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준 높은 예술성과 보배로움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3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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