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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철화 뿔잔
  • 편집부
  • 등록 2023-10-31 15:05:52
  • 수정 2024-07-04 15: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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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31]

 

백자 철화 뿔잔
白磁鐵畵角杯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 평론가

사진1)「백자 철화 뿔잔 白磁鐵畵角杯」 조선시대 전기 몸통 길이 22cm, 입지름 7.3cm

 

뿔잔은 쇠뿔이나 사슴뿔 등 짐승의 뿔을 직접 잘라서 만들거나 도기, 금속기로 뿔 모양의 잔을 만든 것으로 고대 유목민족, 기마민족이 실제로 사용하거나 풍요를 기원하는 제례 용기로도 사용되었다. 뿔잔의 최초 발생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분포는 넓고 종류도 다양하며 유물의 재질과 형식의 차이는 있지만 민족의 특성에 맞게 각 문화권의 자생적 태동과 어느 정도의 전파에 의한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초의 뿔잔은 부산 동삼동유적의 신석기시대유적에서 출토된 도기뿔잔(기원전 5000년~4000년)으로 고대 그리스의 크레타섬에서 제작된 도기뿔잔보다 1000년~2000년 정도 앞선 시기이다. 고조선시대의 유물은 아직 출토사례가 없으며 삼국시대에 신라와 가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제작된다.(삼국시대의 뿔잔은 다른 시기에 비하여 유물의 수량도 많다) 우리나라의 뿔잔은 대부분이 쇠뿔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인데 동물을 접목시킨 뿔잔으로 부산 복천동 제7호분에서 출토된 가야시대의 도기 말머리장식 뿔잔 한 쌍(보물 제598호)과 남북국시대 신라의 도기 새머리장식 뿔잔이 전해진다. 사진 2,3)


  그리고 말을 탄 장수나 동물의 등에 뿔잔을 붙여 제작하기도 하였으나 대부분은 쇠뿔을 그대로 형상화해 받침과 함께 제작되었다. 아울러 청동으로 제작된 뿔잔도 금관총 출토품과 창녕 교동 7호분 출토품이 있어서 금속제로도 제작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4)


  고려시대에는 청자와 청동으로 뿔잔이 제작되었으나 대부분이 단각배로 짧은 뿔 모양의 잔을 실생활에서 사용하였다. 간혹 쇠뿔 모양의 긴 청자뿔잔도 있으나 매우 희귀하다.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短角杯는 거의 사라지고 간혹 쇠뿔 크기의 백자각배, 분청사기각배가 무덤에서 출토되는데 의례용으로 만들어져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5)


  사진1)의 「백자철화뿔잔」은 조선초기에 경기도일대의 관요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뿔의 끝부분에는 철화안료를 진하게 칠하였다. 뾰족한 끝부분을 강조하기 위하여 칠해진 철화안료의 일부분은 산화되었으며 몸통과의 경계가 명확하다. 뿔잔의 입 부분은 한 단의 작은 턱을 만들었고 고운 모래받침을 사용하여 번조한 후에 모래를 깎아낸 흔적이 있으며 부분 부분에 흙물 흔적이 덮여 있다. 사진6,7)


뿔잔의 내면에는 물레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몸통의 태토에는 철분이 약간 있고 회백색의 유약을 두껍게 골고루 시유하였다. 이 뿔잔은 실제 성장한 숫소의 쇠뿔 크기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뿔잔의 몸통이 알맞게 휘어져 유려한 곡선이 아름다운 모양을 이루었다. 몸통의 표면에는 사용한 흔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제례 후에 바로 부장한 것으로 보인다.
  보물 제1061호로 지정된 「백자철채뿔잔」(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홍근 기증)과 일본에 있는 백자뿔잔(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소장)과 제작 시기와 제작방법이 일치하며 모두 조선 초기에 경기도 일대의 관요에서 특별히 번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8,9)


  뿔잔은 고대인들의 제천의식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기로 수천 년 동안 이어 온 선조들의 염원이 깃들여진 유산으로 우리 민족의 흐름과 함께한 중요한 유물이며 과거의 선조들과 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후손들을 이어주는 증표이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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