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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박경란
  • 편집부
  • 등록 2003-09-22 21: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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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통한 자유로운 표현세계에 매력 잠재된 창작의욕 발견 경기도 수원시의 박경란(45)씨는 집에서 가까운 경기대학교 도예교육원에서 3년째 도예를 배우고 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경기대 도예교육원은 교육생들에게 생활도자기뿐 아니라 조형작업도 가르친다. 많은 주부들이 취미로 도예를 배우면 식기류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비중을 두게 되는 데 박경란씨는 식기류보다 조형작업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학창시절, 서라벌예술대 회화과를 다녔던 그는 유화를 좋아했었고 결혼전에는 이천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기도 했었다. 결혼을 하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작업을 쉬고 있었는데 경희대 도예교육원에 다니던 친구의 소개로 흙과 인연을 맺게 됐다. 초벌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릴때만해도 직접 빚어 볼 생각은 못했는데, 직접 흙을 만지게 되니 새로운 세계를 만난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에게 흙으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표현은 유화 못지 않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적한 날이면 집안에서도 자유롭게 작업 최근 산봉우리 모양 조형물에 재미느껴 박경란씨는 흙으로 하는 작업을 마냥 즐거워한다. 한적한 날이면 집안에서도 흙을 꺼내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에 빠진다. 흙을 잡고 있으면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하다. 그런 까닭에 굳이 쓰임을 궁리해 내지 않더라도 그림을 그리듯 자유롭게 흙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낸다. 별도의 작업공간도 없이 거실에 자리를 깔아놓고 하는 작업인데도 일단 시작하면 금새 한두점 만들어 낸다. 얼마전 비오는날 집안에서 만들었다는 조명등이 거실 한켠에서 건조되고 있다. 피브이씨 원통을 틀로 이용해 흙가래를 성기게 붙여 만든 조명등이 흙빚 살을 드러내고 있어 소성 후의 모습을 궁금하게 한다. 흙타래를 말아 둥글게 쌓아올리다 세 개의 봉우리로 나뉘어지는 조형물은 그가 요즘 재미를 느끼는 작품이다. 타래를 말아올리며 중간 중간 틈을 남겨 두었다. 풍란 등의 식물을 채우기 위해 자리를 비워 둔 것이 독특한 표정을 만들어냈다. “흙이 가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만들다보니 제각각 표정을 갖게 되더라고요. 보는 사람에 따라 고양이 같다느니 거북이 같다느니 하는 반응도 재미있고요.” 이와 비슷한 종류의 조형물에 풍란을 심어 베란다를 장식해 놓은 것도 있다. 산봉우리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조형물을 이용해 산과 협곡을 집안에 꾸며놓을 수 있는 실내조경과 병행하고 싶다고 한다. 박경란씨가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자기를 찾아가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편이다. 그의 작품에 대해 거침없는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 남편의 말이 때때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미 자신의 작품에 익숙해 있어 스스로 꼬집어내기 어려운 부분들을 곁에서 제법 예리하게 말해주곤 한다. 다양한 식기류와 다기류 시도 넘치는 아이디어로 부러움 사기도 한다고 주방의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장식장에는 그가 만든 도자기로 가득하다. 그중에는 예전에 이천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소성한 작품도 있고 도예작업 초기부터 요즘까지 작업한 식기류들도 있다. 최근에는 다기를 주로 작업하는 데 손잡이가 막대형으로 생긴 한국식 다관과 귀모양으로 옆면에 달린 중국식 다관, 뚜껑위로 둥글게 달린 일본식 다관 등 다양한 형태를 시도하고 있다. 박경란씨는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한 애착도 많고 작업에 대한 욕심도 많다.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는 함께 도자기를 배우는 회원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을 받기도 한다. 전시나 공모전은 아직 계획하기 어렵고 그저 만드는 게 좋아서 만들 뿐이다. “재미있게 만들고는 있지만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부족해서… 작품이 더 많아지고 보여 줄만하게 되면 그때가서 생각해 보고 싶어요.” 그저 좋아서 작업한다는 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취미는 지금까지 없었다. 도예를 알기전에 그림도 그려봤고 매듭이며 서예도 해봤지만 자신이 뭔가를 창작한다는데에 이만한 만족감이 드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에 그는 작업을 이어간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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