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32만명 관람객 동원으로 이례적 성황
명실공히 국제공예비엔날레로서의 위상 자리매김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추진위원회의 주관으로 지난 10월 2일 개막한 ‘200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1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관람객 32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19일 폐막식을 갖고 막을 내렸다.
‘혼 담아 예술로 마음 담아 생활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21세기 문화산업시대에 예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공예문화산업의 육성과 세계 공예의 지평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시 뿐 아니라 원활한 행사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조화를 이뤄 올해 3회를 맞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사상 유례없는 대성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쓰임’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
공모전 주인공 역할
특히 ‘쓰임’을 큰 주제로 기획된 국제초대작가전과 생활공예명품관, 국제공모전은 이번 행사의 주인공 몫을 톡톡히 했다. 전시기획을 맡은 이승주 큐레이터는 최공호 전시총감독을 대변해 “공예비엔날레의 주제를 ‘쓰임’으로 설정한 것이 오히려 역설적인 의미를 갖는 현실”이라며 “조형성 위주의 예술작품으로서의 공예가 만연한 이때에 공예의 본질을 되짚어 볼 필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 같은 주제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행사에 이렇게 한정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은 이미 권위 있는 공예가들이 소외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것이었다. ‘쓰임’을 갖는 아름다운 공예품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예술품으로서 어렵게만 느껴지던 순수예술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기획측의 이러한 의도에 맞게 전시장도 기존의 좌대 중심의 전시가 아닌 공예품이 실생활의 적용된 예를 보여주는 전시로 꾸며졌다.
국제공모전 41개국 748명 참여
국제적 권위 신장
국제공예공모전의 경우 전 세계 6대륙 41개국에서 748명의 작가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18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는 대회 첫해에는 16개국, 2회에는 36개국이었던 것과 비교해 참가국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이미 국제적 권위와 명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초대작가전 국내 97명, 해외 25명 참여
미(味), 휴(休), 담(談) 주제별 작품구성 전시
국제초대작가전의 경우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권역별 커미셔너가 선정돼 국내작가 97명 해외작가 25명 등 모두 122명의 초대 작품이 전시됐다. 이 전시는 도자, 금속, 목칠, 섬유 등의 부문으로 분리하지 않고 미(味), 휴(休), 담(談)이란 주제별로 작품을 구성해 전시했다. 시립체육관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다소 산만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을 파티션과 간이 천장을 이용해 정돈한 점도 돋보였으며, 흑과 백을 기본 테마로한 전시장에 붉은색(아시아관)과 노란색(유럽관) 공간의 대륙별 전시로 변화를 주었다.
생활공예명품전 실생활 속의
공예의 ‘쓰임’ 실현
공예품의 실생활 적용예로 관심집중
생활공예명품전은 실생활 속의 공예의 ‘쓰임’을 가장 잘 실현한 전시이다. 역시 종전의 좌대 위주의 전시에서 탈피, 실제의 생활공간을 설정해 거실, 침실 등 용도별과 어린이, 미혼남녀, 장년, 노인 등 세대별에 맞게 타일과 출입문에서부터 가구, 의류, 오디오스피커, 조명, 식기, 젓가락에 이르는 소품까지 공예품이 실생활에 적용된 예를 보여주는 방식을 택해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제공예상품 산업교류전
전국 13개 시·도 34업체참여
모로코관 설치 이색적인 공예품전시
전승공예관 중요무형문화재 작품전시
국제공예상품 산업교류전도 전국 13개 시·도를 비롯해 34개 업체가 참여해 공예품을 전시 판매했으며, 관람객 판매는 물론이고 많은 무역상담 실적을 올리기로 했다. 특별히 모로코 대사관과 공예장관의 후원으로 모로코관을 설치해 모로코 전통공예품과 장인들의 시연이 이색적인 모습으로 펼쳐졌으며 대부분의 전시품이 판매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외 전통·전승공예관 역시 중요무형문화재 작품 전시를 비롯해 각 분야의 명장들이 직접 제작 시연을 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해외공연단 공연 비롯한 다양한 공연행사
도자공예 유리공예 등 각종 체험행사
이밖에도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도 이번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에 큰 역할을 했다. 중국 무한시나 일본 돗도리시 러시아 예술단의 이색적인 공연과 재즈, 힙합댄스 등은 청소년의 인기를 독차지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역시 전통 예술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관객을 모았다.
공예품을 직접 제작해 생활 속의 공예를 체험해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는 체험행사 역시 다양한 볼거리와 추억거릴 제공하며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미 축제 체험장의 인기아이템인 도자체험은 물론이고 남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아트퓨전대학원이 참여한 유리공예는 일반인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가마까지 비치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칠보, 알공예, 구슬공예, 가죽공예, 스텐실 포크아트, 목공예, 들꽃공예, 염색공예 등 전분야의 공예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공예체험장은 연일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거리공예프로젝트 지역작가참여전시 등 기획
외국인 관람객 2만여명,
타지역에 벤치마킹 제공
기존 공예비엔날레와 차별화를 위해 거리공예프로젝트를 통해 벤치, 버스승강장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제작 설치해 도시기물도 얼마든지 미술성이 가미된 공예품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으며 장기적으로 청주시내 전 공간을 공예품화하려는 출발점이 됐다. 조직위는 또 청주시내에 거주하는 공예, 회화, 조각, 판화, 설치예술 등 분양의 작가 105명이 청주시내 7개 화랑에서 지역 작가전을 개최하도록해 지역작가가 대대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일본의 전세기 취항을 비롯해 청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상당수 외국인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을 관람했고, 미8군 군악대와 그 가족들이 비엔날레 행사장을 방문, 외국인 관람객도 2만명을 넘어서는 등 국제행사로서의 위상을 갖추었다.
이밖에도 행사 기간 중 경상남도, 경기도 부천시, 충남 부여시, 전북 무주, 속초시의회 등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견학을 다녀가는 벤치마킹 장소가 됐다. 또 (재)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축이 돼 치러진 행사로 민간 주도의 행사에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9일 폐막식으로 성황리에 마쳐
지난 19일 청주 예술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한대수 조직위원장(청주시장)은 “지난 18일간은 청주가 세계 공예의 중심이었으며, 세계인들의 가슴에 청주를 각인시키고 삶에 희망과 행복을 안겨다준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폐회사를 통해 평가했다. 이어 한 조직위원장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세계일류 도시 청주의 품격 높은 문화적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이번 행사의 주제였던 ‘쓰임’은 예술로서 한정되었던 세계 공예문화의 새 지평을 여는 화두로 공예산업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올해 3회로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이번행사의 성과를 통해 그간의 존폐여부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게 됐다.
행사 DB ‘한국 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네티즌에 제공
성공리에 막을 내린 200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관련자료는 내년부터 문화관광부가 구축하고 있는 ‘한국 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하여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올해 14억원을 들여 예술작품 등 문화예술 주요 테마에 대한 영역별 가치정보를 확대 구축하기 위해 청주비엔날레를 비롯하여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있는 축제와 공연, 영상, 건축, 미술작품, 예술가 등 총1만2천 건의 데이터베이스(DB)를 오는 11월말까지 가공하여 내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청주비엔날레의 경우 3회 행사에 걸친 텍스트와 공예작품 이미지 정보 제공은 물론, 1999년과 2001년, 그리고 2003년 주요 전시와 행사 정보를 동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어서 청주비엔날레를 국·내외에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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