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永恩 공학박사 /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羅允埰 /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최근 정부는 석유 고갈 시대를 맞아 차세대 에너지원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로는 우선적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여야 한다는 점에서 연료전지나 태양전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존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에너지 고갈 위기 및 청정에너지에 대한 요구는 향후 우리의 에너지 사용 문화 및 산업의 대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현재 제공되고 있는 청정 무한 에너지인 태양광 및 태양열을 이용하려는 노력은 향후 더욱더 계속 진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한 노력 중에서 직접 태양광을 이용하는 태양발전, 태양열 이용 기술 개발과 아울러 우리의 일상에서 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비싼 전기에너지를 절약하는 다양한 응용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능동적으로 빛의 투과율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기변색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성 윈도우의 개발은 대체에너지 활용을 통한 화석연료 배출가스의 발생량 감소와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구 환경 보존에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전기변색은 전자나 이온의 전기화학적인 산화, 환원 반응을 통해 특정 물질의 색깔이 가역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반응 과정을 살펴보면, 그림 1과 같이 환원착색 물질에 수소이온과 전자가 주입되면 착색이 되고 방출 시는 투명하게 되며, 반대로 산화착색 물질인 경우 수소이온과 전자가 방출되면 착색이 되고 주입되면 투명하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물질을 합쳐서 소자로 제작하였을 때, 색대비가 선명한 전기변색소자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빛의 투과율 조절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러한 전기변색 소자는 그 응용 분야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그림 2). 하나는 건축물의 창문이나 자동차의 mirror 등으로 사용되는 윈도우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smart card나 mobile phone 등의 표시장치로 응용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영역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기변색 소자는 이온의 움직임으로 색깔을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밀리초 단위의 매우 빠른 응답속도를 요구하는 디스플레이의 응용에 아직 한계점이 있는데 반해, 윈도우로 사용할 경우에는 응답속도가 수초 내지 수십초 정도로 그다지 빠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전기변색 소자를 연구하는 많은 기업이나 연구소들은 현재 윈도우로의 응용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림 3은 전기변색 윈도우의 작동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Off 상태에서는 투명한 상태로 가시광선과 태양에너지를 실내에 많이 투과시킬 수 있지만, 중간상태에서는 가시광선의 투과율과 전달되는 태양에너지의 양을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On 상태에서는 가시광선과 태양에너지의 투과량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두 장의 유리판 사이에 아르곤과 같은 기체를 주입하여 전달되는 에너지양을 최소로 하는 절연창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창문은 건물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에 상관없는 절연효과를 통하여 건물에 들어가는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변색 소재의 투과율은 약 5~90% 이상 변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여 태양열 이득계수(창문유리를 통해서 들어오는 태양에너지 비율)는 0.1에서 0.5 사이에서 연속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따라서 여름철의 경우는 가시광선 투과를 차단하여 들어오는 태양에너지를 줄임으로써 건물에 들어가는 냉방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고, 겨울에는 반대로 건물에서 밖으로 나가는 에너지를 차단하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전기변색 기술은 LCD(liquid crystal display)나 PDP(plasma display panel)와 같은 switchable technology에 비해 구동 전압이 1~3V 정도로 매우 낮고, 전기를 끊은 상태에서도 그 색을 기억하는 성질(memory effect)을 가지고 있어 실용화에 매우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실제로 제품 단가가 비싼 편이므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산 공정이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기변색 유리의 경우 평방미터당 1,0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적으로 전기변색 유리가 건물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평방미터당 100달러 이하로 가격을 내려야 사업화 전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의 가격 절감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생산비의 절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가의 대형 진공 장비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간단한 코팅 장치를 통해 대면적의 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솔-젤 코팅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솔-젤 코팅기술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금속 알콕사이드나 금속염을 용액에 혼합하여 1㎛이하의 폴리머나 산화물입자가 분산된 상태인 솔을 합성한 후 원하는 유리나 단결정 기판 위에 스핀 코팅, 딥 코팅, 스프레이 코팅 방법 등으로 코팅한 후 적당한 온도에서 열처리함으로써 원하는 박막을 얻는 방법이다. 솔-젤 코팅은 반도체 분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퍼터링이나 PLD, MOCVD 등의 코팅기술보다 제조장비의 가격적인 측면에서 매우 저렴하고 아주 간단하게 대면적 코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솔-젤 공정은 저온 공정이 가능하여 경제적이면서 물질의 열화현상에 의한 성능저하 방지와 동시에 분자수준의 균질성이 보장되며 공정과정에서 두께, 입자 크기나 입자의 모양 및 기공도를 보다 정확하게 조절 할 수 있어 무기소재의 나노크기 합성, 나노 기공 제어 및 나노코팅 공정으로 최적의 방법 중 하나로 판단된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문화수준이 향상될수록 쾌적한 사무실 및 생활공간을 요구하고 청정 환경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가장 청정한 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40%의 가시광선, 9% 자외선(UV) 및 51%의 적외선으로 이루어진 태양광을 제어하여 에너지 절약이나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한 노력은 다음 세대의 가장 중요한 요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노무기소재의 응용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전기변색 기술을 이용한 인텔리전트 윈도우는 솔-젤 공정의 응용을 통해 차세대 소재 및 소자 제작의 원천기술 확보에서 상업화까지의 개발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영역 중 하나이다. 전기변색의 경우 투명코팅을 위해 나노소재 및 나노코팅 공정이 확립되어야 하고 이온의 전달에 의해 광학적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징을 이용하기 때문에 나노 기공 제어가 아주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솔-젤 공정은 이런 전기변색 특성 구조를 형성하는데 아주 유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솔-젤 소재의 합성법 및 코팅방법의 개발을 통해 제작된 다공성 나노 입자의 산화물 필름이 전기변색 전극으로 적용될 경우 입자의 크기나 기공의 구조 등의 제어가 용이하며 제작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최적화된 솔-젤 공정에 의해 고효율의 전기변색의 제작이 이루어질 경우 다양한 분야에의 응용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솔-젤 코팅기술은 기존의 소재공정기술과 달리 선진국에서도 초기의 연구 개발 단계이므로 국내의 원천 소재공정기술의 확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에너지효율성 윈도우의 사용에 의해서 전 세계 에너지소비량의 3%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263억불, 한화로 30조원이 넘는 금액이며, 국내는 연간 석유수입액이 100억불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연간 3,500억원에 달하는 외화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변색과 솔-젤 코팅기술을 접목한 인텔리전트 윈도우의 개발은 21세기 에너지·환경·자원 등의 보존 및 절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연구과제이고, 환경 친화 또는 에너지 절약 등 신개념의 고부가가치 산업화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개발의 성과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진은 스퍼터링 공정을 통하여 산화물 박막을 제작하였고, 박막의 구조, 표면 상태 및 결정화 정도 등에 따른 변색 효율, 응답속도 등의 전기변색 특성에 대해 규명하였다. 또한 10×10cm2 크기의 전고상의 소자를 제작하여(그림 4 참조) 전기변색 소재에서부터 소자에까지 이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PET 기판을 사용해 flexible한 소자를 만들어 다양한 모양을 갖는 소자의 제작 가능성 또한 확인하였다(그림 5).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솔-젤 공정을 이용한 전기변색 소자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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