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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미 제1회 개인전 2003. 11. 19~11. 25 통인화랑
  • 편집부
  • 등록 2003-12-25 19:38:36
  • 수정 2016-04-10 06: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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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릇 글/김상화 문화칼럼니스트 윤선미의 석사논문은 ‘들꽃문양을 중심으로 한 도자식기 연구’였다. 그 후 자신의 연구결과를 적용한 작품들의 성과를 여러 그룹전을 통해 꾸준히 발표해 왔으며 2000년부터는 해마다 한·일 청년 작가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그릇을 처음 대했을 때 느낌은 ‘참 단아하고 편안하다’였다. 잔잔한 들꽃과 백자를 기본으로 한 연한 색감과 둥근 형태들이 마음에 닿는 느낌이 좋았다. 또한 그녀가 한식조리사와 중식조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공인된 요리사이기도 하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작가 윤선미의 생각을 들어보니 “식탁에서부터 행복이 번져가야 사회가 밝아진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작업이 사람들에게 행복의 씨앗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예술가로서의 욕심은 맛있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는 것이라고. 단지 오브제로서의 기(器)가 아닌 진정한 쓰임이 있는 기(器)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작가에게 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님 음식 만들기를 정말 좋아하는 이가 자신의 정성과 감각이 가득한 음식을 멋지게 담아낼 그릇이 필요해서 흙을 빚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됐건 그런 배경을 갖고 있어서인지 윤선미의 그릇은 음식이 담겼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더구나 경험에서 우러난 여러 아이디어에 의해 탄생해서 인지 작은 떡시루를 비롯해 재기가 넘쳐는 참신한 아이템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과 탄성을 자아낸다. 백자소지를 기본으로 한 물레성형과 가압성형 기법에 의해 만들어진 그녀의 작업은 설거지나 수납, 음식이 담겼을 때 상황에 따른 경험과 필요에 의한 결과로 초벌이 만들어진다. 초벌 되어진 형태를 보면 그때야 비로소 그 그릇에 주고 싶은 꽃이 떠오르고 설레이는 그녀의 감성이 한껏 담긴 연한 들꽃들이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로서나 인간으로서 자신의 할 일을 찾은 듯 하다는 윤선미는 전시기간 내내 아침마다 자신이 만든 떡시루에 떡을 쪄서 전시장에 왔다고 한다. 그 떡을 전시장에서 관객들과 나눠 먹으며 행복했다는 윤선미의 전시장은 자신이 만든 음식 레시피와 작가가 즐겨 쓰는 들꽃이미지의 스티커, 명함, 음식이 담겨진 작품 사진 배너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으며 자신의 작업을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작가의 마음과 꿈이 한껏 담긴 사랑스런 공간이었다. 치열한 작가의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려는 힘겨운 작업과 내용을 담아서 사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그런 작업과는 조금 다른, 세상에 대한 예술가의 또 다른 역할(마냥 따뜻하고 편한)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한 작가의 색다른 전시였다. 그녀가 자신의 전시 브로슈어 한 쪽에 써놓은 말이다. “그릇을 만들기 위한 가마 불을 땔 때마다 음식을 뜸 들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릇이나 음식이나 ‘정성’이 중요하다는 엄마의 충고어린 잔소리도 늘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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