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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 예술 기법의 고급화
  • 편집부
  • 등록 2004-05-16 23: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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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종훈 _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교수 도자는 어느 시대이건 최첨단의 과학이었다. 흙과 과학의 결합으로 새로운 물질이 탄생되는 것이다. 이제는 공예재료의 물질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물질이 다른 물질과 결합되어 조화롭게 생활에 쓰여 질수 있고 그 조형이 미감으로 작용하여 인간을 감동시키게 하는 것이 공예 예술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이제 퓨전의 시대이면서 마니아의 시대이다. 마니아는 한쪽에 깊이 빠져 미쳐 있는 상태이다. 한곳에 빠지는 일이란 도예에 있어서 흙의 물성을 깊이 이해하는 일이다. 도대체 흙을 이해하지 못하고서야 다른 분야의 결합은 형식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껍데기만 치장하는 일이 된다는 말이다. 형식주의에 예로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의 신기에 가까운 조형세계가 너무 완벽하여 로뎅까지의 200여 년 동안 많은 조각가들은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에 그냥 옷을 입히는 정도 까지 밖에 못했다는 데서 유래를 찾는다. 따라서 도자예술도 형식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흙의 물성을 철저히 익힌 후에 다른 재료와의 결합을 시도 해야겠다. 퓨 전 의 시 대 김치와 햄버거의 결합으로 새로운 맛을 즐기는 시대이다. 현대의 구성요소는 다양하다. 도자의 세계도 사회의 구성요소의 하나이므로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해져야 한다. 그만큼 다양한 조형과 미감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변하지만 겉으로만 변해서는 짙은 감동의 맛이 없다. 각기 재료의 물성 이해에 내노라 할 정도의 실력이여야 퓨전시대의 진한 감동을 얻는다. 도자에서도 물성이 다른 것을 결합하여 새로운 맛을 갖는 것이 퓨전이다. 많은 도예가들이 흙과 불로서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것을 알고 있고 수요자의 눈도 높아져 변화 있는 작업에 가치를 더 높게 부여하고 있다. 도예가들은 여건이 되면 장작번조를 설치하고 싶어 한다. 이것 역시 도예예술 기법의 고급화에 속하는 일이다. 장작번조를 하는데 저마다 얼마나 다양한 기법이 숨어있는가 이해하면 기법의 고급화는 바로 눈앞에 있다. 현대인은 변화가 없는 것에 실증을 낸다. 무언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무섭게 변화하는 사회현상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도자의 세계에도 젊은 작가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변화에 바람이 불고 있다. 안일한 자세로서는 현대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별 희한한 일이나 형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기법은 역사에 보물처럼 담겨져 있다. 문질러서 광택이 나는 마연도기와 청자에서 나타난 상감기법뿐만 아니라 양각 음각의 표현 그리고 분청사기의 귀얄기법과 인화기법도 얼마나 훌륭한 도자의 기법인지 모른다. 다만 옛날문양을 그대로 베끼는 일은 이제 집어치우자. 좀 진지하게 그리고 정성을 갖고 역사적인 기법으로부터 퓨전을 만들어 내자. 흙 으 로 부 터 도예는 흙이 기본이다. 흙의 갈라지는 표현과 늘이는 기법, 튿어지는 특성 등 외부의 영향으로 많은 표현을 갖는다. 고급화의 첫걸음은 이러한 흙의 얼굴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레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고 늘여서 얻을 수도 있고, 두들겨서도 효과를 나타 낼 수도 있다. 양승호의 튿어지는 효과는 물레로 좁게 원통형으로 뽑아 올린 후 성질이 다른 흙의 이장을 화장토처럼 바르고 토치램프로 겉부분을 약간 말린 후 한손으로 내부를 점차 넓혀 가면서 겉의 흙이 갈라지거나 튿어지게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흙의 물성중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물레의 능숙한 숙련이 필수이다. 짐짓 나뭇가지의 결합이 퓨전으로의 가치가 높다.<사진 1> 다른 방법으로는 물레로 좁게 원통형을 뽑아 올린 후 표면에 건조한 분말류 (장석 , 규석 또는 재)를 흩어 뿌린 후 한손으로 늘여가는 방법도 있다. 신철의 연리문 기법은 익히 아는 일로서 새롭게 되짚을 일은 아니로되 그가 갖고 있는 정성과 연리문의 다양한 표면에 대한 연구자의 자세를 높이 사고 싶다.<사진 2> 이렇게 역사의 과거에서부터 정성어린 연구로 인해 새롭게 우리 앞에 현대 도예로서의 자리매김함을 많은 후학들이 본받을만한 일이다. 특히 안과 밖을 정성스럽게 깎는 일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도자를 했다하는 이 들은 연리문을 다 아는 일이지만 옛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정성이 매우 인상적이며 고부가 가치의 작품이다. 흙은 흙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자신을 다 내어준다. 유 약 으 로 부 터 유약의 효과는 흙의 성질과 밀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산성 성분의 흙을 알카리 성분이 고온에서 녹아 붙는 화학적인 변화는 작가의 상상을 뛰어넘는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실망시키는 일이 더 많았음을 경험했을 것이다. 작가 이 린의 유약의 흐름효과<사진 3>도 얼마나 많은 실험을 통하여 얻어낸 결과일까? 도자예술은 이렇듯 지치지 않고 만들고 실험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준다. 주사기로 점점을 찍고 적당히 흐를 수 있는 양을 조절하여 열판에 붙을 것을 예상해 알루미나를 깔고 불을 때는 작가는 실험의 대장(大匠)이 아닌가? 이런 고부가 가치의 작품은 머릿속에서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과 몸을 부지런히 부려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도자를 한다는 것은 이렇게 머리와 몸이 고단한 일이며 도자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이고 행자의 길로 제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약은 부단히 실험을 많이 한 사람에게 아름다운 자태를 안겨준다 . 금·옻·도 자 우리 옛 조상들은 경배의 대상에 늘상 금을 붙였다 . 불상에 금을 붙이고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였다. 청동불상에 붙이고 나무 불상에 붙였다. 그리고 절을 한다. 어떤 사람은 금에다 절을 한다고 했다. 금! 아주 매력 있는 물건이다. 더구나 영원히 변치 않는다. 도자에다 금을 부쳐보자. 그냥 부칠 수 없으니 방부·방습 그리고 접착의 왕격적인 옻을 접착제로 하여 금박을 붙여보면 어떨까? 옻이 오르면 병원에 가서 몇 대의 해독제를 맞으면서도 해보자. 효과가 그럴 듯하다. 옻은 습기가 있어야 마른다. 습기장에서 건조 후 얇은 금박을 붙여가는 정성스러운 작업이다. 넓은 부분보다 금같이 아껴써라 하듯이 작고 작은 부분에 더 잘 어울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황금다실보다 어느 절 대웅절의 금불상보다 작은 잔이 아름다울 수 있다.<사진 4> 결 론 도자 기법의 고급화는 느닷없이 나오지 않는다. 만들어진 옛것에서부터 찬찬히 살펴보면 보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타 분야의 공예의 연구도 해볼 필요도 있다. 도자와 연관을 갖기 위하여 도자는 어느 시대건 그 당시의 최첨단의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었고 지금도 변치 않는다. 도자는 미래 식기의 대표주자이면서도 생활환경에서도 자연의 맛을 안겨주므로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미래의 산업이기도 하다. 도예기법의 고급화의 첫걸음은 흙을 다루는 현장에서 자신이 으뜸이 되어야 한다. 흙을 떡 주무르듯 다룰 줄 안 다음에야 고급화에 머리가 떠진다. 작업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머리가 먼저 떠져야 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손이 따라주지 않거나 흙의 성질이 머리로 생각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옛 기법의 철저한 연구와 흙을 익숙히 다룰 수 있는 실력과 그 후 머리가 있어야 도자예술기법이 나올 수 있으며 고급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옛것을 잘 살피면 새로운 것이 나온다는 온고이지신(溫古而之新)이 명귀이다. 필자약력 단국대학교에서 김석환 선생 사사 개인전 12회 화랑 미술제 초대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 초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현, 한국사발학회 회장,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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