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도자기산업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함께 저가의 경쟁력 있는 중국산 제품들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도자기산업의 미래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자기 디자인 경쟁력 확보는 도자기업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이다.
프리랜서 도자기 디자이너 이경미씨와 청강문화산업대 리빙세라믹디자인과 이항렬 교수에게 현재 우리나라 도자기 디자인의 수준과, 도자기 디자인의 추세, 앞으로의 도자기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경미 디자이너, 창의력 있는 디자인 아직 부족
프리랜서 도자기 디자이너 이경미씨는 현재 우리나라 도자기업계는 기술적인 면에서 제반기술은 충분히 갖추었으나 오랜 기간동안 발전한 전통도자에 비해 산업도자기는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한다.
이경미 디자이너는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창의력 있는 형태의 다지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단순한 양식기 위주의 제품이 더 많고 우리나라만의 식사패턴, 용량, 사이즈 등의 식생활에 대해 깊게 연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디자인은 디자인 자체로 보면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도자기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상품화 시켜야 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디자인, 디자인을 상품화 시킬 수 있는 능력, 마케팅 능력, 국내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도 함께 겸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장하고 있는 중국 도자기 시장, 중소기업체 위협
한편 이경미 디자이너는 중국산 도자기 제품 수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경미 디자이너는 “중국 도자기 시장이 우리나라에 비하면 큰 규모이며, 제품의 다양성이 더 크다”며 “5년전만해도 중국산 도자기 제품들은 디자인과 품질이 좋지 않았지만 현재에 와서는 질도 많이 좋아졌으며, 가격이 싸기 때문에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소기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지 못한 영세한 중소기업 업체들이 큰 업체들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중소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웰빙 바람을 타고 흔한 제품이 아닌 수공예품쪽으로 그 업체만이 만들 수 있는 특성화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디자인과 함께 마케팅과 유통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때 중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에 대한 투자와 함께
창의력 있는 디자인 개발에 힘써야
도자기 디자인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도자기 업체에서의 디자이너에 대한 투자와 함께 디자이너들의 창의력 있는 디자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경미 디자이너는 말했다.
이경미 디자이너는 “업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한 만큼 디자이너 수요창출에 힘쓰며 대학에서의 실질적인 디자인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디자이너도 가구, 의류 등 소비자들의 취향파악과 큰 흐름을 제시하는 외국전시를 통해 빠른 정보수집을 통한 창의력 있는 디자인 개발에 힘써야 하며 문화홍보와 함께 한국적인 특성이 살아있으면서 세계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형태와 문양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항렬 교수, 정체성 부족, 큰 진전 보이지 않아
청강문화산업대학 리빙세라믹디자인과 이항렬 교수는 우리나라 디자인 문제점에 대해 “기술적인 진보는 많이 이루어진 상태이지만 아직 각 도자기업체만의 색깔이 부족하다”며 “도자기 역사가 짧을 뿐만 아니라 모방과 답습을 반복해 왔기 때문에 유수의 도자기업계들이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지만 디자인쪽으로의 큰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도자기 시장에 대해 “경기불황으로 인해 내수시장은 줄고 수출은 대부분 OEM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 도자기 틈새시장은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며 희망을 보였다.
능력있는 디자이너 발굴과
‘도자기붐’을 일으켜야 할 것
디자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이항렬 교수는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바로 능력있는 디자이너의 확보이다.
이항렬 교수는 “도자기 수요 연령층의 폭이 젊은 층으로 확대되면서 젊고 능력있는 디자이너의 발굴 및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직접 고용이 어렵다면 디자인 아웃소싱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뱅크 혹은 디자인풀을 확보하여 이천, 여주, 광주 지역에 디지인 프로젝트 형식으로 지속적인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은 광주요와 산학연을 통해 디자인 교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지속적인 업체와 학교간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이항렬 교수는 말했다.
둘째는 ‘도자기붐’을 일으키는 것이다.
디자인에 앞서 도자기가 식기로써 최적의 소재임을 알리고 ‘도자기붐’을 조성하여 도자기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져야 도자기 디자인 또한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자기엑스포 행사도 도자기를 알리는데 성공하였지만 단발성 행사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며, 업체들 또한 ‘도자기붐’을 일으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이항렬 교수는 말했다.
변화하는 교육 체계와 함께 국가적 지원 필요
청강문화산업대학의 리빙세라믹디자인과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 디자인 뿐만 아니라 마케팅, 테이블코디네이션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도자기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이항렬 교수는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과 함께 실생활에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함께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층이 얇고 학생들의 관심이 적어지는 분위기가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항렬 교수는 “점차 변화하는 교육 체계와 함께 중소기업청이나 문화관광부 등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에서 도자기 문화가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길임을 인식하여 도자기 디자이너 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姜影旻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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