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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 다도구의 특성과 미학
  • 편집부
  • 등록 2004-07-23 2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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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동현 _ 운중월 차문화 공예연구소 회장 사진 월간 Tea&Peaple 다기(茶器)는 차 정신을 담는 그릇 다기(茶器)는 넓은 의미로는 차를 내는데 쓰이는 여러 종류의 도구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다기는 ‘찻물을 담거나 차를 우려내는 그릇’을 말한다. 기타 찻일에 쓰이는 다른 도구를 다구(茶具)라고 한다. 다도구는 다기와 다구를 아울러 부르는 명칭이다. 다기는 일반 그릇과는 달리 차의 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차의 정신이란 한 인격이 삶에 생기와 빛을 주는 아름다움을 체험하면서 자기 성찰을 통해 얻어내는 잘 어우러진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치우침이 없는 인격의 어울림이고 사회적으로는 너와 나의 어울림이며 더불어 살려는 정신이다. 차생활은 자연을 통해서 질서와 이치를 배우며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이해하고 몸에 익히는 일이다. 그래서 다기는 삶의 의미와 우리의 일상을 담는 그릇이 된다. 다기의 종류 차는 마시는 방법에 따라 크게 잎차와 가루차로 나눈다. 이때 쓰이는 다기는 잎차의 경우 차를 우리는 다관(찻주전자)과 따라 마시는 찻잔으로 구성되고 가루차는 찻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저어 마실 수 있는 찻사발(다완)이 있다. 잎차 다기 - 다관(茶罐) 다관은 잎차를 넣고 더운물을 부어 차가 적당하게 우러나오면 우린 차를 찻잔이나 다른 그릇에 따르기 위해 만들어진 주전자 모양의 그릇을 말한다. 다관은 손잡이 위치에 따라 윗손잡이 다관, 옆손잡이 다관, 뒷손잡이 다관이 있다. 다관의 기능성 다관은 생활에 쓰이는 그릇이므로 쓰임새가 편한 ‘기능성’과 우리의 심미적 감상 욕구를 충족시키는 ‘예술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다관은 3수3평(三水三平)의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쓰기에 편하다. 3수란 출수(出水), 절수(切水), 금수(禁水)를 말한다. 출수는 물대에서 나가는 물줄기가 힘차면서도 예상지점에 낙수하는 것이고 절수는 물 끊음질이 깨끗해 물이 몸통으로 흘러내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금수는 뚜껑의 바람구멍을 막으면 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만큼 뚜껑이 정확하게 꼭 맞는 것을 뜻한다. 3평(平)이란 물대 끝과 몸통의 입전(口緣部) 그리고 손잡이의 끝이 같은 높이가 되어 수평을 이루는 것으로 옆 손잡이나 뒷손잡이 다관은 3평의 원칙을 지켜 제작한 것이 좋다. 윗손잡이 다관도 당연히 물대와 몸통의 전은 수평을 이루어야 한다. 3평(平)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기능상의 문제가 생긴다. 물대 끝이 몸통의 전 높이보다 높을 경우, 다관을 많이 기울여야 물이 나오고 이 때 전을 통해 찻물이 몸통 밖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 또 물대 끝이 몸통의 전보다 낮으면 전 높이만큼 물을 채울 때, 물대로 물이 넘쳐 흘러나온다. 또 손잡이가 물대와 몸통의 전과 수평을 이루지 않고 너무 높거나 낮으면 다관의 무게 중심이 안정되지 않아 쥐거나(옆손잡이) 잡고(뒷손잡이) 쓰기에 불편하다. 다관은 항상 다인 곁에 있는 말없는 벗이므로 쓰임새뿐 아니라 예술성 또한 뛰어나야 한다. 생활 속에서 일상으로 쓰는 다관은 질박함과 건강미를 갖고 있는 것이 쉽게 싫증나지 않아 좋다. 반자화된 도질자기는 약간의 흡수성이 있으므로 차심이 잘 들어 쓴 만큼 세월의 분위기가 주는 고태미(古態美)를 느낄 수 있고 사용하면서 길을 내는 즐거움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도질자기의 다관은 맛과 향을 흡수하므로 발효차용과 비발효차용으로 구분해서 사용해야 다른 차의 맛이나 향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본래의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차를 우린 후에는 깨끗이 비우고 잘 건조시켜야한다. 백자나 청자다관은 완전 자화된 것으로 쉽게 변화하는 아름다움은 없지만 그 형태나 색상은 정교하면서도 단아한 품격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녹차를 마실 때나 의식다례에 쓰면 좋다. 다관의 예술성 태토와 유약의 물성(物性)이 갖는 자연미 다관의 조형은 태토의 물리적 성질에 순응하여 만들어질 때 아름답다. 치밀질 흙으로는 백자나 청자 같은 섬세한 맛과 단아하고 우아한 멋을 지닌 다관을 만들고 거친 흙으로는 무심한 손맛과 소탈한 맛이 느껴지는 도기질자기 다관을 만들어야 제격이다. 치밀질 점토로 거칠고 질박한 형태를 흉내내거나 거친 점토로 섬세하고 유연한 맛을 내려고 하면 재료의 물성을 거슬려 어울리지 않는 그릇이 된다. 다관의 피부는 태토의 색과 입상의 크기, 유약의 색과 투명성, 두께와 빙렬(氷裂), 응결과 확산상태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가 다르게 된다. 따뜻해 보이고 부드러우면서도 불길이 지나간 흔적에 따른 색상의 변화가 있으면 더 많은 감상거리가 있는 다관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청자나 백자는 유약의 확산이 고르고 유색도 고유의 색을 유지하고 일정해야 한다. 어울림의 아름다움 물대 몸통 뚜껑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는 다관은 이 네 가지의 구성 요소가 조화를 이룬 형태미를 갖추어야 한다. 다관의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로 조형성과 품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물대와 손잡이다. 물대와 손잡이는 차를 따를 때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할 뿐 아니라 그 형태에 따라 다관의 품격이 결정되는 만큼 ‘예(藝)’와 ‘용(用)’을 모두 요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형태가 너무 복잡하고 화려한 것들은 쉬이 싫증이 난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조화미는 다관의 형태와 유색(釉色), 표면의 질감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분위기로 사람에게 있어서 내면의 미나 인격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변화한다는 것의 아름다움 찻그릇은 주인과 함께 늙어가므로 더 애정이 가는 기물이다. 쓴 만큼 세월이 입혀지고 깨어져도 버리지 않고 금이나 은으로 때워주며 그 상처 난 이야기를 간직하는 것, 이것이 다인이 찻그릇에 바치는 예우이고 찻그릇은 그렇게 주인과 함께 늙어간다. 그리고 다인은 변해가는 찻그릇과 본인의 모습에서 새삼 살아간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관을 감상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도자기를 읽는 심미안을 가져야한다. 도자기는 아는 만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애정이 생겨난다. 애정을 갖게 된 후에는 넓게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람의 눈이란 한 가지를 자주 보면 친숙해지고 친숙해지면 그것만이 정이 가므로 도자기를 보는 눈도 편식을 하면 안 된다. 가능하면 다양한 작가의 작품과 옛날 그릇들을 많이 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그릇 보는 눈이 트인다. 찻사발 [茶碗] - 가루차용 사발 가루차는 찻잎을 곱게 갈아 만든 분말을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차솔로 휘저어 거품을 만들어 마시는 차다. 이때 쓰는 사발을 다완(茶碗) 또는 찻사발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찻사발은 신라때는 토기사발, 고려 시대에는 청자사발, 조선시대에는 백자, 분청자기, 지방자기로 만든 사발이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 찻사발은 형태에 무리한 모습이 없고 어디에 놓여지든 있는 듯 없는 듯 고요한 모습으로 차의 중용사상이나 겸양지덕의 정신과 잘 어울리는 그릇이다. 찻사발의 차격(茶格)과 크기 사발은 직선의 굽과 반구형의 곡선으로 된 몸통과 원형의 전(입)으로 구성되지만 가장 단순한 직선 곡선 원형이라는 이 세 요소가 조합되어 한없이 다양한 형태의 사발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사발이 모두 찻사발이 되지는 못한다. 찻사발이 보통 사발과 다른 점은 차격(茶格)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차격이 있는 사발이란 차정신에 맞는 분위기가 있는 사발로 아취 기품 충만한 힘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사발을 말한다. 이 때 아취는 우아함으로, 기품은 의젓함으로, 충만한 힘은 당당함으로 나타난다. 찻사발은 다인 손에서 오래 머무르는 그릇이므로 차격이 있으면서도 크기와 무게가 적당해야 하고 손으로 안는 맛도 편안해야 한다. 찻사발의 높이는 보통 두 손으로 감싸 안았을 때 손바닥 넓이만한 높이거나 이를 기준으로 조금 높고 낮아도 관계없다. 또 사발은 입의 크기에 따라 큰 것은 입 지름이 17cm, 중간 것은 15cm, 작은 것은 12cm 정도 되고 큰 것을 발(鉢), 중간 것을 완(碗), 작은 것을 소완(小碗)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큰찻사발, 중찻사발, 소찻사발이라고 한다. 찻사발의 아름다움 찾기 찻사발은 매우 작은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찻잎 속에 숨겨진 하늘의 숨결과 땅의 정기와 인간의 정성어린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우리가 찻사발을 감상할 때는 사발 형태의 조형성, 유약의 상태, 소성(燒成)조건, 제작수법에 유의해야 한다. 사발의 조형성을 볼 때는 굽의 모양과 크기를 주시하고 그 굽 위로 뻗어 나간 울선(몸통선) 오름새의 힘과 굽의 조화를 살펴본다. 유약의 상태는 속살 흙과 어우러져 나타내는 질감, 확산과 응결상태, 투명성 여부와 색상 등에 관심을 갖는다. 번조조건이란 흙으로 만들어진 사발이 어떤 상태의 불속에서 새 생명을 얻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가마 속의 불이 맑은 불이었는지, 탁한 불이였는지, 그 중간 불이였는지 또 얼마나 높은 온도였는지에 따라 그 같은 요인들이 사발표면의 질감과 빛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눈여겨본다. 제작기법에서는 몸통의 물레선과 굽을 깎아낸 칼질 등에 표현된 자연스러움, 운동감, 힘 등을 느껴보고 사발을 안았을 때 이러한 것들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맛을 감상해 본다. 사발의 안은 공간의 깊이가 느껴져야 하고 안울 바닥은 차솔을 젓기에 알맞은 넓이로 편안해 보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상에서 말한 외형적 감상법에만 마음을 뺏겨 정작 사발이 주는 큰 의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사발의 형태를 이루는 울의 선은 굽에서 시작해서 사발의 입전에 이르러 그 오름새의 흐름이 끝난다. 그러나 또 다른 눈으로 보면 오름새의 선은 입전에서 시작하여 그 울선의 곡률을 따라 공간으로 무한히 확장되어 가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이 작은 찻사발의 공간은 확장하면 무한 공간을 담아내고 축소하면 다시 본연의 몇 치 안되는 작은 공간으로 돌아온다. 차의 정신에 비추어 세계를 보려고 하는 다인들에게 있어 찻사발은 지상의 모든 그릇 중에 가장 큰 그릇이 된다. 다인이란 찻그릇이 담고 있는 내면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다도구의 특성 -다기와 식기와 다른 점 현대의 식기는 무흡수성(無吸水性), 초경량화(超經量化), 고내충성(高耐衝性), 미려한 문양을 고려하여 만든다. 흡수성이 낮아야 위생적 이고 가벼워야 쓰기 편하며 충격에 강해야 깨지지 않아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식기는 물이 스미지 않도록 완전자화 시키고 내충성을 높이고 가볍게 하기 위해서 소뼈를 태운 골회(骨灰)를 태토에 섞어 사용하고 그릇을 얇게 만든다. 단열 기능과 변화의 미 그리고 흙 맛 일반 식기와는 달리 찻그릇은 단열 기능과 변화의 미학 그리고 흙맛을 살린다. 찻그릇은 뜨거운 찻물을 담아 두 손으로 들고 마셔야 하므로 열전도가 낮아야한다. 진주 사발 이도 다완 계통의 그릇은 열전도가 느리며 보온성이 좋고 가볍다는 이점이 있지만 약간의 흡수성이 있다. 이런 계통의 그릇들은 사용하면 찻물이 배어 태토의 색에 변화를 주기도하고 그 색깔이 유약 위로 비쳐 나오거나 다갈색 찻물이 빙렬 선을 따라 들기도 한다. 다인들은 이런 찻사발의 상태를 ‘차심이 들었다’고 하고 오래 사귄 벗처럼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덤벙 분청사발 중에는 벽에 바른 도배지에 비가 새서 생긴 얼룩처럼 면으로 넓게 차심이 들 수 있는데, 이를 「비샘 자국」이라 하여 하나의 볼거리로 생각하고 위생적인 것보다는 이런 자연의 맛을 찾는 다인들이 더 많다. 찻그릇은 흙의 본질이 유약을 통해 배어나올 때 흙 맛이 나고 이 때 흙 맛은 도자기 원형에 대한 향수라고 볼 수 있고 동양화의 「배접 문화」와도 상통한다. 사발의 무게 찻 사발은 여느 그릇에 비해 가벼워야 한다. 그릇 가운데 사람 손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찻사발의 크기는 한 손아귀로 입과 굽술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이가 대부분이고 무게는 한 손으로 들고서도 안전하게 물을 버릴 만큼 가벼운 것이 좋다. 파지감(把持感) -손으로 안는 맛 사발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을 때의 맛을 파지감이라고 한다. 손안에서 노는 크기, 안았을 때 손바닥의 감촉, 시각적인 색상이 조화를 이룰 때 다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 때 느껴지는 촉감은 편안하고 푸근해야 하고 이런 맛은 사발색의 시각적 느낌과 태토가 내는 기운을 손이 받아서 느끼는 감각이다. 편안한 느낌은 찻사발의 울이 위로 뻗어 나가는 오름새의 각도와 사발의 높이, 물레선 자국과 허리붙이에 나있는 칼바람 자리, 그리고 무게와 관계가 있다. 찻사발의 몸통을 감싸 안을 때 손안에 들어오는 안정된 곡선과 손바닥 넓이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으면 보통 편안하게 느껴진다. 물레선이나 칼바람자리는 취급할 때 미끄럼을 막아 주는 안전성과 손으로 안았을 때의 느낌을 좋게 하고 시각적으로는 강한 힘과 운동감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도 있다. 찻그릇을 말할 때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무심, 무기교의 기교, 불완전의 미, 질박과 소박미 등의 수사는 자연스런 아름다움에 대한 구체적 언어다. 이와 같은 수식어들은 사기장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손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만들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기교를 넘어선 무기교, 완전을 이해한 불완전, 모든 설명적 요소를 걷어낸 후에 얻어 지는 생략의 아름다움으로서의 소박미 등은 익을 대로 익은 숙련된 손만이 만들어 낼 수 있고, 유심과 무심의 경계를 넘어선 자만이 얻어내는 ‘자연의 미학’인 것이다. 찻사발은 식기와는 달리 자연의 미학에서 태어난 그릇이다. 필자약력 전, 조선일보 사진부장 현, Tea&Peaple 편집장 운중월 차문화 공예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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