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 3 - 7. 27
글+사진 유미자 _ 도예가
스칸디나비아는 다른 유럽 여러 나라들 보다 산업혁명이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옛 수공예의 전통이 생활 속에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지역이다.
수공예의 전통은 현대적인 생활양식 속에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었으며 고유한 전통유산과 현대 디자인의 이념이 잘 융화돼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디자인을 성취할 수 있었다. 스칸디나비아는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 나라들 보다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외국과 경쟁하는 데에 어떤 한계가 있음을 일찍부터 잘 인식하여 양적인 경쟁보다는 질적인 경쟁만이 승리의 관건이 된다고 믿고 실현했다.
이전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에서 노르웨이의 생산품은 항상 겉도는 정도의 것이었으나 1970년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변화되어 Arne Jacosen과 Alvar Alto와 같은 훌륭한 예술가들이 출현했다. 노르웨이는 세계 속에서 경쟁하게 되면서 공예미술은 물론 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과 디자인이 발전되었다. 노르웨이의 도예는 특출한 아이디어와 기교적인 면을 잘 표출시키고 있다. 크기는 부분적으로 거대하며 재료 면에서도 아주 다양하다. 노르웨이에는 항상 재료가 풍부했던 것은 아니며 점토가 나지 않기 때문의 도자의 전통도 없었다. 기나긴 도예 역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노르웨이의 미래 지향적인 도예작품들은 새로움과 많은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도자기는 용도에 따라서 숙련된 기술로 생산되었지만 지금은 더욱더 발전되어서 자유스러운 조형물로 그 영역이 넓어졌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일로 과장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번쩍이는 모든 것이 금이 아니다”라는 격언이 언급해 주는 바와 같이 첫 번째의 인상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모든 사물을 확실하게 보고 질문하고 특히 그것에 대해 많은 사고를 해야 한다. 도자조형에서도 기술적인 면이 월등하다보면 모든 것이 가식적으로 표현하거나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인 동기부여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바로 착각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허상이나 착각의 장점을 고른다면 그것은 우리의 보는 시야를 좀 더 넓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대상속의 사물이나 내용이 어떠한 다른 것과 유사하다면 하나의 새로운 범위에 주제의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이렇게 유연한 사고를 통해서 보통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했던 것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착각의 현상은 르네상스시대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논쟁이 되어왔다.
그것은 사물이나 사건을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하고 또한 새로운 사고방식의 연결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관찰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 그들의 눈을 믿을 수 있는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함을 강요하기도 한다. 일상에서는 항상 회의를 느끼는 동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잘못된 착각을 극복하려면 예술이 우리를 자극하고 우리는 그것을 주의 깊게 보고 또 본 것을 질문한다면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특별전시회<노르웨이의 오늘-도예로 보는(Norwegen heute-keramitsch)>에서는 허상과 착각으로 인한 오해의 소지를 부분 또는 전반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작품을 주의 깊게 보면 더욱더 큰 감명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전시는 30명 이상의 도예가들이 현시대 노르웨이의 도예전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장식적인 것은 거의 볼 수 없으며 또한 생활도자기도 역시 뒷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예를 든다면 Inge Pedersen의 장엄하고도 기념비적인 병과 비슷한 조형물은 원래의 도자기 형태에서부터 우러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동양이나 서양에서나 짧은 목을 가진 원통형의 도자기는 고전에 속한다. 2.2m의 거대한 이 형태는 분명히 하나의 도자조형물이다. 이 오브제는 「Ceramica Botanica」로 이름 붙여졌으며 율동을 깨버린 것 같이 불쑥 튀어난 꽃 모티브의 오브제는 도자용기보다는 화분속의 식물 같은 느낌으로 비추어진다. Pedersen의 ‘병조형물’은 노르웨이의 도예가들이 지향하는 자유스러운 형태와 표면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보기라고 할 수 있다.
J퓊gen Moe 역시 어김없이 그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항상 혼돈을 준다. 상상적인 기능을 표현하는 그의 오브제는 기계를 기교적으로 바퀴와 노즐 같은 형태로 일렬로 정렬시켰다. 물론 이렇게 상상적이고 환상적인 기계는 아무런 기능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 Moe는 단지 그의 오브제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현상을 증명하려고 할 뿐이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돌아가는 현시대에 적응하려면 우리는 매일 끊임없이 새로운 복잡한 기계들과 관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계들은 인간생활을 더욱 쉽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의 생활과 관련된 경험이라면 또한 새로운 삶의 도전이 된다. 그중에서도 우월한 디자인에 그 사용가치를 둔다면 말이다.
모든 사물은 두 가지의 면을 가지고 있다. 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단순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Knut Natvik은 이것을 주제로 점을 중심으로 모듈로 형성된 그의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다. 그의 도자조형 작품에서는 분자들과 유사한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원소의 연쇄고리를 통해 화학적 결합같은 구조와 부분으로부터 채워지는 지구 복합체의 상징을 표현하고 있다.
필자약력
1986 독일 Krefeld 니더라인대학교 도예디자인학과 졸업
1989 독일 카쎌종합대학교 미술대학 도예학과 졸업
1984-’86, ’93-’95 독일 VHS 도예강사 역임
1995-2002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교수 역임
개인전 10회(독일, 네덜란드, 한국, 미국)
단체전, 국제전 200여회(독일, 프랑스, 이태리, 벨기에, 뉴질랜드,
네덜란드, 일본, 몽골, 한국)
저서 : 도예가를 위한 라쿠 / 태학원, 아름다운 소금유도자기 / 태학원
역서 : 도자예술을 위한 종이점토 / Rosette Gault / 대우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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