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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도 대비해야 한다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3:07:15
  • 수정 2016-04-16 0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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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종훈 단국대학교 도예과 교수 대학과 교수 필자가 80년도 전남 광주의 D대학 전임 강사로 있을 때부터 지방은 학생 모집 위기에 있었다. 전체 교수 회의에서는 학생 모집에 전력을 다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학생이 없을 경우 폐과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지금이라도 사표를 쓸 교수는 한 달 전에만 얘기를 해주면 교수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경고성 회의가 연이어 열리곤 했다. 학생 모집의 방법은 면식있는 고3 담임선생에게 원서를 주면서 부탁하는 방법과 미술학원에 부탁하는 것 또는 먼 곳까지 원정을 가서 교수 개인별 능력을 발휘하여 상담, 유치하는 것이 있다. 이제는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고 신입생을 유치하는 대학도 있다. 더구나 어느 교수의 추천으로 지원했는가를 알기 위하여 원서 상단에 추천 교수의 성명을 가입하도록 하여 교수별 학생모집의 집계가 용이하도록 하였다. 성적(?)이 좋지 않은 교수는 학장의 면담으로 사직의 권고를 받아야 했다. 필자도 학생을 모집하지 못한 교수로서 학장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학생이 없으면 폐과를 해야 하는 것 아십니까?” “압니다” “그렇다면 학생을 모집해 와야지요 ” “저는 이곳이 객지여서 아는 선생이 없을 뿐 아니라 교수는 학생을 모집하는 사람이 아니고 열심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대화를 수차례 한 후 드디어 학장은 “이제 박교수는 우리 학교를 그만 두셔야겠습니다.” 필자도 비장한 각오를 해야만 했다. “이렇게 단편적인 성과에 급급한 학장님도 자격이 없으니 사표를 쓰시고 저도 사표를 써서 이사장께 제출하십시다.” 그 이튿날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다. 어떤 젊은 교수가 학장에게 덤벼서 학장이 병원에 입원 했다고… 이래서 필자는 82학년도에 그 학교를 떠나야 했다. 지금도 형편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여전히 대학은 학생 모집에 전전긍긍하고 있고 교수는 겨울 방학 전부터 외지에서 출장 형식으로 학생을 모으고 있다. 그래도 학과 모집이 안된 학과 교수들은 무슨 죄인인양 대학에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교수와 학생 필자가 어느 대학교의 교정에서 담소를 하는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같이 담소하던 교수가 지나가던 한 학생을 부르더니 2학년에 전공을 선택할 때 도예 전공을 하면 좋은 점이 많다는 것과 선·후배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 작가도 되고 제품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 등등 장황한 이야기를 그렇게 수긍하지도 않는 자세의 학생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옆에서 들으며 학부제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이제는 입학생이 모자라는 문제뿐아니라 전공에서도 학생의 수가 확보되어야 산다는 절박함을 소위 3D 학과목으로 학생들이 기피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학생들의 선택으로 교수가 설 자리가 있는냐, 없는냐가 판가름되게 되었다. 학부제로 경쟁력을 키워야 된다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교수를 조이는 장치로 변해버린 것이다. 학생들을 보다 인격체로 대해야 하고 교수법을 개발하여야 하고 사회적으로 학과를 알리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교수들의 자발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할 충분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익기도 전에 느닷없이 다가오는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교수와 학생간의 괴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학생들은 우리를 도리어 가르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 획 획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지금 같은 혼란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있다. 교수는 하루아침에 될 수도 없었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 현재를 만들며 미래를 엮어갈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이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고 있으며 고정적인 봉급을 받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질시의 대상으로 자칫 비쳐질 우려가 있는 것은 교수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던 지금의 우리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냉정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지방에서는 학과명이 바뀌어 전공과 유사한 과목을 가르치는가하면 정원에 미달이 된 학과가 허다하다. 이제 수도권도 그 예외일 수가 없게 되었다. 학부제로 인하여 가르칠 학생 확보가 시급할 뿐 아니라 학과 학생모집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외적 현상에서부터 위기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내적 현실의 대안을 제시해야할 때이다. 먼저 학과 모집 단위에서 대학교의 한 과가 각기 40여명 또는 대학이 120여명이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모집 인원이다. 전임교원들의 지도 학생 수가 15명~20명이 되려면 현재 모집 인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리고 대학 당국에 모집 인원의 축소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학과 교수의 단결된 힘이 필수이다. 정원을 줄이는 노력과 병행하여야할 일은 일반 대중에 대한 설득이다. 아직 일반 대중은 도자 과목 또는 도예 문화에 대하여 피상적이다. 도자는 아직도 명기 또는 관상용으로 선반 위에 올라가서 가보로 여기는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도예학과에 대한 설명회가 학부모, 학생, 미술 학원을 대상으로 입시 전에 행해질 수 있도록 도예과 교수 연합체가 주최로 도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해 주어야 할 책임도 있다. 또한 각 대학 도예학과의 특성화에 교수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타 대학과 차별되는 도예의 풍을 조성함으로써 사회적인 지명도가 자연히 발생되도록 하는데서 각 대학의 입학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요한 역할이 되어질 수 있다. 그러한 노력을 하면서도 자신의 연구에 게을리하지 않는 교수야 말로 전공이 폐과된다거나 학과 명칭이 변경되었다 해도 당당히 설 수 있는 자리가 확보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2003년 5월 19일자 교수 신문 2면 ) 학생은 교수를 학생 모집의 책임자로 보아서는 안된다. 위에 열거한 노력과 열성이 있다면 향후 10년간 학과풍을 조성하는 기간으로 사회에 대한 지식인으로 대우를 그리고 학생과 함께 미래를 엮어가는 연구자 또는 예술인으로 인정해야 한다.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학과의 문호를 대폭 확장하는 입시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이제 떨어뜨리는 입시 제도에서 일반인들이 도예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입시 조건의 문을 개방하여야 한다. 사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서도 일반인들이 흙에 대한 열심이나 학구열은 재학생보다 더 크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은 예술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해서 생활의 기쁨과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해야 한다. 매년 입시 철이면 예술과 교수들을 색안경 끼고 보는 관례, 즉 새벽에 어느 대학에 가서 채점하십시오 라는 데에도 자유로울 수 있겠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문민 정부때 많은 대학을 설립하게 해 준 책임을 져야한다. 그 영향으로 도예 전공학과도 곳곳에 생겨 공급과 수요의 관계가 무너진 결과를 초래했다. 학생이 없어 교수의 위치가 흔들리게된 것이다. 자원이 부족하리라고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진행되게 된 책임을 학교 당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폐과나 명칭 변경된 교수들의 지위를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관리 감독이 절실하다. 이제 우리 도예교육의 위기는 수도권도 예외일 수 없게 되었다. 책임은 여럿이 느낄 수 있으나 제도와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의 물결을 탈 수 없다. 제일 힘이 있는 곳은 제도와 관행을 고칠 수 있는 곳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입시 제도를 각 대학에 대폭 자유화할 수 있게 해 주었다.그러나 대학은 입시 제도를 바꾸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먼저 시행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새 제도를 시행하려는 교수에게 책임을 물을 준비가 되어 있다. 수도권 대학과 교수들은 지금과 같이 떨어뜨리는 입시제도를 버리면 너무나 많은 인적 자원인 대중들을 입학시킬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를 갖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 수도권의 입학생 모집에 대한 위기를 벗으려면 각 학과의 정원을 줄이는 일이다. 이것은 질 좋은 교육을 시행하기도 좋지만 질 좋은 교육여건과 교육을 받을 권리를 확보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와 병행해 각 교수별, 각 학과별의 특성화를 기하는 일이다. 이제부터 대학을 선택하는 일보다 특성 있는 학과를, 교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활발히 사회에 기여하는 도예 관련 전시회 또는 강연을 통해 도자의 영역을 넓히고 부모가 자녀를 도예에 입문시키는데 주저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계몽 활동을 펴나가야 한다. 특히 도예관련 대학 연합체를 구성해 입시 설명회를 수도권 곳곳에서 학생, 학부모, 미술학원을 대상으로 열어 도예 전공선택에 대한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일은 실기고사 과목의 수정이 필요하다. 가르칠 학생은 교수에게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개발해 주는 교수에게 선발권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획일적인 실기 과목에서부터 탈피하여 일반인도 입시에 참여할 수 있는 실기방법을 선택하여 교수의 선발권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제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말이 그리 생소하지 않다. 수도권 대학이 사회에 대하여 부단히 참여하며 대학의 입시가 일반인에게 더욱 확대된 개방형으로 나아갈 때 수도권 사회는 도예에 대하여 많은 입학의 자원을 제공해 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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