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마장면 위치 이현한씨 운영
반상기류와 머그 식기 화병 서울 도심 매장서 인기
다양한 축제 통해 알게된 주부들이 주고객
한림도예는 생활자기를 생산하는 공방으로 도예가 이현한(39)씨가 운영하고 있다. 조립식건축물로 지어진 이 공방은 밋밋하고 식상하기 쉬운 조립식 건물의 외관을 나무로 변화를 주었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의 전원주택단지인 옹달샘마을에 위치한 이 집이 단지내의 다른 주택들과 구분되는 것은 한림도예라고 새겨 걸어 놓은 도재간판과 낮은 울타리조차 없이 트인 마당 때문이다.
이 집의 1층은 공방으로 2층은 살림집으로 이용하고 있다. 1층의 30여평 공간에는 이현한씨가 혼자 작업하는 전기물레가 한 대 자리잡고 있고 토련기와 제형기, 가스가마 등의 장비가 갖춰져 있다. 중앙의 넓다란 작업대 위에는 석고틀들이 정돈된 모습으로 놓여있다. 물레를 차거나 흙판을 석고틀 위에 눌러 모양을 만드는 등의 성형작업에서 건조대로 옮겨지고 건조 후 가마로 이동하기 편리한 구조이다. 뿐만 아니라 공방주인 스스로 어지러운 작업환경을 싫어하는 성격인 듯 정돈된 환경의 작업분위기가 엿보인다. 마당으로 향한 전면에 통유리 창을 내 시원한 시야를 제공하는 전시실은 중앙에 테이블을 하나 두고 휴식공간으로 이용하며 둘레에는 이곳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생산하는 제품들은 반상기류와 머그 등의 식기와 화병이다. 하늘거리는 나뭇가지를 음각으로 새긴 석고판위에 흙판을 눌러 만든 사각접시며 넉넉한 크기의 탕기, 독특한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머그 등이 이 집의 인기품목이다. 현재 이곳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곳은 서울 인사동의 통인가게와 공예문화진흥원(공예숍 오픈예정), 동부이촌동 신동아쇼핑센터 내 도자기매장이다. 대부분 연계돼 있는 가게들은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이천도자기축제와 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알게된 곳들이다.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은 주부들로 역시 축제를 통해 한림도예의 그릇을 알게된 이들이다.
이현한씨는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유학중에 도예를 공부하는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유학 후 아내는 한 도자업체 디자이너로 취직하고 이현한씨는 회사생활을 하던 중 회사보다는 자신이 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예를 시작했다. 시작에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우선 서울 인근의 공방들을 다니며 캐스팅과 물레, 번조 등을 익혔고, 4년전 이곳에 정착해 공방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유학시절부터 아내가 작업하는 모습을 봐온 덕분에 막연할 수도 있는 도예에 접근하기가 쉬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껏 작업하며 두 사람의 성향이 얼마나 틀린지 서로의 작품에 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입니다. 제 그릇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가 사용하면서 이러이러한 점이 불편하더라고 말하면 그런 의견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즐겨사용하는 유약은 청자색에 가까운 분청유와 회색빛 분청유이고 소지는 청자토에 옹기토를 섞어 사용해 소성 후 자연스럽게 검붉은 철이 피어난다. 흙판을 그대로 구부리거나 모서리 부분을 접어 만든 접시들은 조금 둔탁해 보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있다. 최근에는 전통유약에서 벗어나 색유를 이용한 소품들도 시도하고 있다. 안료를 이용해 보라색과 노란색 등을 내는 색유는 한식기로는 부적합해 재떨이, 받침, 꽂이 등에 활용한다.
상품의 가격은 머그가 1만2천원선, 국그릇이 1만원선 밥그릇이 8천원, 탕기가 2만원, 사각접시가 1만∼4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국그릇과 밥그릇 등은 제형물레를 사용해 성형하지만 특별히 수작업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같은 소지와 유약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해 주기도 한다. 도자기축제를 통해 업소에 사용할 그릇의 주문을 받기도 한다. 주로 한식용 식기를 납품하던 중 올초, 강남의 한 이태리 식당에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자유로운 형태와 실험적인 색의 그릇들을 납품하기도 했다. 이현한씨는 세트의 개념이 아닌 자유로운 색과 모양의 그릇들을 만들고 싶다고 전한다.
서희영기자 rikkii77@hotmail.com
?한림도예?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관2리 944-7 (옹달샘마을)
031-638-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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