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사다시 이누즈카
Sadashi Inuzuka
글+사진 최석진 _ 도예가
도예가 사다시 이누즈카Sadashi Inuzuka는 1987년 이후 설치 재료로서, 점토의 잠재성에 대한 탐험을 해왔다. 벽에 줄지어 배열시킨, 수작업으로 만든 600여 개의 유기적 형태들과 끝없는 사막을 연상시키는 바닥을 가득 채운 균열이 생긴 점토의 설치 작품은 전시장에 들어오는 관객을 압도 시킨다. 최근 그는 돌,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등과 비디오 작업 등으로 표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누즈카는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했으며 1981년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일본에 거주할 당시 예술적 음식 디스플레이에 흥미를 느껴 비젠, 시가라키, 미노, 세토 등 전통 도자기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졌다. 아름다운 그릇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에서 도예 수업을 선택하였다. 점토를 처음 만지는 순간, 무언가 그의 영혼을 두드렸으며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젖은 흙을 다룰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이누즈카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때로는 점토보다 강한 소재를 찾을 때도 있으나 언제나 점토는 그가 첫 번째로 선택하는 재료이다.
이누즈카는 인간 사회와 자연, 전통과 비전통,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작업실에서 셀 수 없이 반복해서 만들어 내는 가공의 창조물 또는 박테리아의 이미지에 대해 “사라져 가는 생태계 즉 자연에 대한 심미적 경험의 반영”이며 “자연 형태의 미학적, 실체적 해석과 함께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은유”라고 표현한다. 또한 “자연의 정교함, 가려진 것들, 잠시 잃어버린 것”들을 조합함으로 해서 거대한 공간에 형성되는 오브제들의 강렬한 탄성의 유출을 의도 한다고 한다.
작품 「Exotic Species」는 환경과 인간신체와의 상관성, 개인과 자연의 상호 관계 그리고 현미경으로 본 미세한 기관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번조한 점토와 자연 그대로의 점토, 변주와 반복, 사실과 환상, 여성과 남성, 빛과 어둠, 자연과 물질 등, 대조적 요소의 병렬적 배치를 통해 전체 환경에 대한 개개의 작은 형태들을 변형시키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벽면의 바둑판 모양의 배열은 관객과 오브제 그리고 전시장 공간 사이의 일상적 지각력을 더욱 증폭시킨다.
1996년에는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버나비 갤러리에서 작품 「Dear Lake」를 설치했다. 전시실 조명아래 바닥에 바른, 번조되지 않은 채 건조된 흰 점토는 자연스럽게 갈라진 틈을 보이고 있고, 벽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아 점토의 느낌 그대로 거친, 마치 진화되지 않은 생물 같은 400여 개의 원뿔형 오브제들을 설치했다. 흰 벽의 경직된 면에 걸린 오브제들은 그 유기적 형태가 빛이 변화함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자연 환경 안에서의 생태학적 연관성을 보이는 이누즈카의 작업에 대해 교토의 세이안 미술대학 키요지 츄지Kiyoji Tsuji교수는 “미국 도예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고, 캐나다에서 경험한 자연 세계에 대한 존경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자연에 대한 이누즈카의 태도는 점토 재질을 통해 민감하게 표현되고 있다” 라고 전한다.
그는 작품을 설치할 때 장소에 대한 직관적 인식으로부터 시작한다. 작품이 설치될 장소를 명상과 성찰을 하게 하는 정신적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의도한다는 그는 “자신의 설치 공간에 서있는 감상자와 나누는 총체성 안에서의 자신의 망각”이라고 표현하듯, 설치하는 과정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힘에 의해 스스로 작품에 흡수되고 융합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여러 잡지에서 보아온 그의 작품을 리치몬드에 위치한 핸드 워크샵 아트센터Hand Workshop Art Center에서 가까이 감상할 수 있었다. 점토라는 재료의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나있는 작품 하나하나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필자와 인터뷰하는 동안 그는 서적을 통해 접한 한국의 백자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언젠가 한국에 가서 전통 도예 세계를 경험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또한 성공적인 작업의 정의에 대해서는 재료의 적합성 그리고 재료와 조화로운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작가로서는 선천적인 자질이나 능력을 측정하기보다는 작품 스스로 힘을 발하는 작가의 독창성에 더 가치를 둔다고 한다. 젊은 작가에게는 항상 작업하라는 단순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충고도 덧붙였다.
이누즈카는 미시건 대학에서 도예와 믹스드 미디어 인스톨레이션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에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는 도예와 신속한 원형이라 불리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결합으로 전통적 재료로서 점토와 건축 신소재와의 결합을 시도하고자 하며, 또한 공원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디자인할 예정이다.
얼마 전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슬라이드 강의에서 이누즈카는 유머러스한 언사로 끊임없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한편 겸손하고 진솔한 설명으로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시간 남짓, 대학원 졸업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도자 예술을 향한 그의 끝없는 항해에 참석자 모두가 함께 했었던 기억에 남는 강의였다. 작가로서의 그의 목표는 도자 예술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예술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예술가로서 항상 행복을 느끼고 예술은 곧 종교라는 그에게서 필자는 그의 열정이 가슴으로 전염되어 의욕으로 부풀은 에너지를 느꼈다.
사다시 이누즈카
MFA 크랜불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BA 에밀리 카 인스티튜트 아트 앤 디자인, 캐나다
22회의 개인전 (캐나다,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2004년 아시안 아메리칸 세라믹스, 켄터키 박물관
2003년 <Now and Now>전, 이천 세계도자기엑스포
현, 미시건 대학 조교수
필자약력
이화여자 대학교 졸업,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국내외 7회
버지니아 박물관 초청 레지던시 아티스트
이화여대,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강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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