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시에시아오밍
글+사진 김영수 _ 도예가
경덕진 도자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시에시아오밍의 작업실을 찾은 건 2005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12월, 그는 시린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경덕진의 겨울은 춥다. 일반 가정집 조차도 난방이 제대로 갖춰줘 있지 않은데 작업실에 난방이 되어있을리가 만무했다. 작업실 벽은 이번 겨울동안 그린 그림으로 도배를 해 놓은 듯 채워져 있어 그리 많지 않은 시간에 얼마나 쉼 없이 그림을 그리는데 몰두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여러 색채를 사용해 물 흐르듯 흘러가는 그의 붓놀림에 표현되는 움직임은 일련의 행위예술과 같았으며,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한다. 경덕진 도자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이곳 경덕진에 작업실을 마련해 놓고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이곳에서 작업을 한다.
시에시아오밍은 74년 중국 장수성에서 태어났고 현재 남경사범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가을 학기부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접해 자신의 한층 성숙된 발전과 조금 더 많은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싱가폴로 유학을 떠나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끊임 없이 투자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한층 성숙시킴은 물론 작업에 있어서도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지 가운데 하나인 쓰촨성 따주 석굴을 접하면서 고대 석각 예술의 강인한 기력과 기교, 한 폭의 입체 그림과 같고 훌륭하면서도 세속적인 석굴, 석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불교에 있어 석불, 즉 불상이 갖는 의미는 불상의 장엄함 앞에서 인간의 독선과 아집을 타파하고 자신의 믿음과 삶을 겸허하게 반성하는 것이며 확인과 다짐, 반성의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또한 불상은 부처가 지닌 무궁한 자비와 구제력의 상징을 의미한다.
시에시아오밍은 불상에 대해 영원 진리로서 항상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으며 또 불교의 자비에 의해 성취된 깨달음으로서 진리는 무한한 힘을 지닌 것이므로 언제라도 필요하다면 적당한 모습으로 이 세상의 우리, 즉 인간을 구제할 것이며 또 역사적 부처님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숱한 공덕을 쌓고 열심히 노력하면 부처의 몸으로 태어나는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불상의 의의는 부처의 자비와 구제력을 스스로 확인하면서 부처의 가르침을 더욱 진지하게 이해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데 있으며 복은 단순히 빌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과 실천을 통해서 얻어지고 이러한 사실들이 믿기지 않을 때 우리는 부처 앞에 서서 다시 확인을 한다는 것이다.
series of the soul of the state, heaven god in power는 그의 사상과 의식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경덕진의 흙인 고령토로 코일링 기법으로 한단 한단 참선을 하듯 성형한 후 당시 석공의 불심과 같은 마음으로 기물 표면을 부조로 조각하여 석굴과 불상을 표현한다. 그의 작업은 형상적이다. 부처와 석불을 융화시켜 표현한 작업을 많이 볼 수 있다. 그가 작품의 소재로 부처를 사용하는 이유는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불교라는 종교 이념 아래 공통적인 생각과 가치관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친 듯한 석굴의 느낌에 디테일한 조각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들의 기원과 염원의 조건을 포용하고 배품 이라는 코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그는 “표면의 형상화된 석굴과 부처는 하나의 종교이자 언어이며 도자기에 대하여 청화백자나 그 밖의 기器로 일관되게 알고 있는 일반 사람들도 스스로 이미지를 생각하게 해 감상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작품을 하기 전에 예전 대학시절과 틈틈이 석각예술 유적지를 찾아다니면서 스케치한 수백 장의 스케치들을 본다고 한다. 먼저 수많은 스케치들이 오버랩되면서 연상되는 형태 몇 가지를 다시 스케치북에 옮긴 뒤 성형에 들어간다. 하나의 작품을 조각까지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2주 정도, 불상을 조각 하는데만 10여일 걸린다.
그의 작품은 중국적인 색채가 강하다. 그래서 중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2002년에는 이천세계도자엑스포 초청 작가로 초대되어 전시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관광객과 작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한번은 그가 아끼는 작품을 미국의 한 사업가가 우리 돈 1500만원에 사고자 제의를 했는데 거절했다고 한다. 그 작품의 가치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의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중국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시에시아오밍은 이곳 경덕진을 좋아한다. 자신이 졸업한 모교가 있기도 하지만 이곳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좋다고 한다. 거리엔 늘 많은 사람들이 가마에 구워질 기물들을 작업실이나 공장에서 소성하는 곳으로 옮기기 위해 분주하고 공장과 작업실은 아름다운 작품을 쉴새 없이 만들어 낸다. 그는 이런 경덕진의 풍경을 좋아한다. 그 이유로 그는 남경에서 방학이면 이곳에 와서 작업을 하고 싱가폴에서 유학 중인 지금에도 이곳 경덕진에 있다. 그리고 2월 말에 다시 싱가폴로 간다. 그는 늘 작업에 대해 담론 한다. 손에는 항상 흙과 도구가 쥐어져 있다. 그는 중국적임을 사랑하며 경덕진을 사랑하며 그것을 자신의 작업실에서 작품으로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이다.
1, 2, 3 「series of the soul of the state」
시에시아오밍
4 「series of the soul of the state」
5 「spring’s melody」
6 「flowers season」
7 「blue dream」
8 「dance of the wind」
9 「flying fairies」
필자약력
원광대학교 졸업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졸업
개인전 2회 그룹전 30여회
현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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