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북촌의 도자문화거리 탐방
북촌 화동길과 재동길 새로 조성된 도자문화 볼거리 풍성
글+사진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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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의 고풍스러움과 초현대적인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알려진 서울시 종로구 북촌에 지난 5~6월 반가운 도자점들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최근 문을 연 <갤러리담>과 <심천> <이도>는 기존의 문화공간들과 더불어 북촌의 활력을 더해 주고 있다. 북촌이라함은 창덕궁과 경복궁 사이, 북으로는 삼청공원까지의 넓은 지역에 이른다. 안국역에서 윤보선 생가 쪽으로 이어지는 화동길과 헌법재판소에서 정독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재동길을 중심으로 도자관련 문화공간들을 살펴봤다.
소문난 맛집과 굵직한 화랑들이 즐비한 삼청동길은 일반에 많이 알려진 반면 구석구석에 찾아다닐 곳이 많은 화동과 재동길은 삼청동길에 비해 덜 알려진 편이다. 오히려 외국의 여행잡지와 가이드북 등에 자주 등장하는 지역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잦다. 서울에 사는 이들에게는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가깝지만 먼곳이 되기 쉽상이다. 화려한 먹거리집보다는 한시간 정도 줄서기를 감수해도 좋을 조그만 맛집들이 이동네의 또다른 매력이다. 게다가 지난달 15일부터 창덕궁이 일반에 공개되고 있으니, 빼먹지 말자.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아름다운 가게 앞으로 이어지는 화동길은 오래된 교회와 출판사, 작은 찻집들 그리고 고풍스런 윤보선 생가가 있어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이곳에 심천과 갤러리 담이 있고, PKM갤러리와 취명헌 등 갤러리와 샵이 있다. 갤러리담을 나와 재동초등학교쪽으로 갤러리올, 서미앤투스를 둘러보고 정독도서관쪽으로 방향을 바꿔 내려가면 선재아트센터와 이도가 있고, 풍문여고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지난 4월 개관한 아라이오갤러리와 목공예갤러리 홀씨가 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힘을 내서 창덕궁에도 들려보고, 창덕궁과 현대재동빌딩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우일요와 불교미술박물관까지 가자면 발길이 바쁘다
옛 정취와 공간창조의 공존
갤러리 담
지난 5월에 개관한 갤러리 담(대표 장계현·43)은 붉은 벽돌 담에 해묵은 담쟁이가 돋보이는 외관이다. 내부공간은 15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으로 반듯한 사각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스타일로 작품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 한켠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면,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윤보선 생가를 이웃하고 있는 옥상을 만난다. 고택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그저 별다른 가치를 갖지 못했던 불편하고 오래된 주거공간이 북촌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 노경조 작가의 ‘자작나무 숲’을 개관전으로 조각가 이상봉, 도예가 곽경화 등 활발한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담’은 하나의 공간을 정하기 위한 기초 단계로서, 미술계의 새로운 공간이 되길 바라는 장계현 대표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소통되는 공간, 좋은 작가의 작품을 담을 수 있는 공간, 도자와 회화 조각 유리 금속 등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는 화랑이고 싶습니다.”라고 전한다. 16년 동안 고미술 공예전문 통인화랑에서 근무한 그의 경력은 고미술과 공예에 대한 안목과 많은 작가들과의 인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인맥과 학연 지연에 의한 기획전이 아닌 완성도 있는 작품을 선별하는데 주력한다. 공예전시도 쓰임 위주의 공예보다는 완성도 있는 조형작품을 위주로 선보일 계획이며, 따라서 건축조형물 등의 판로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갤러리담은 기획과 대관이 모두 가능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일요일은 6시까지 개관한다.
Tel. 02-738-2745
찻잔과 다관 전문
심 천
안국역 지하상가에 다기매장으로 5년전 문을 연 심천(대표 하일수·39)이 6월 화동길로 이전했다. 올 6월에 새롭게 단장한 심천은 지하상가에 있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다관과 찻잔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빼곡히 전시된 작은 찻잔류와 사발, 하일수 대표가 직접 중국을 오가며 매입하는 자사호가 다양하다. 하일수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회사원이기 보다 평생할 수 있는 자기일을 찾던 중 기존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핸드메이드 공예품과 관련된 가게를 차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다양한 아이템 중 수제차와 다기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모든 수공예품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를 하고 싶었어요. 막상 가게를 시작할 때는 다관만으로 오픈하고 싶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 작가나 소비자나 다기를 세트개념으로만 생각하더라고요.” 지금도 몇몇 수제차와 액세서리류들이 있긴 하지만, 점차 찻주전자와 잔 쪽으로 초점을 맞춰 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어 다관과 잔을 분리해 다관을 포함한 주전자전문샵과 찻잔을 포함한 잔전문샵을 갖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다.
심천은 한국에서 다기작업을 하는 대부분의 도예가의 작품을 취급하고 있다. 중문과 출신인 하일수 대표에게 중국차와 다기에 대한 접근이 쉬울 수 밖에 없었다. 두세달에 한번 중국을 오가고 현재 매장과 집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호가 8천여개에 이른다. 올 한해는 주로 한국작가들의 작업장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한다.
“안국역에 있을 때는 주로 차인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이쪽으로 옮기고 보니 다양한 문화에 종사하는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재밌어요.” 심천은 젊은 주인 덕분에 차애호가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작품가격도 1만원하는 작은 찻잔부터 5만원하는 자사호 등 차를 처음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도 부담없이 자신의 찻잔과 다관을 고를 수 있다. 가장 많이 나가는 가격대는 20만원 전후의 다관들이고, 100만원대의 작품들도 구비하고 있다. Tel. 02-735-1757
생활도자디자인 콜렉션 이 도
도예가 이윤신의 그릇가게 이도(대표 이윤신)는 지난 5월 10일 종로구 소격동에 문을 열었다. 작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스튜디오이윤신>과 이윤신 디자인의 생활도자콜렉션인 <이도>를 선보인다. 한옥마을 북촌의 고풍스런 한옥을 리디자인해 전시공간으로 바꾼 이곳에서는 현재 여름그릇전이 열리고 있다. ㄷ자 구조의 한옥 중정을 휴식공간으로 꾸민 배려도 돋보인다.
이도는 디너웨어를 중심으로한 다양한 다양한 테이블웨어와 요리를 위한 프리제테이션 식탁코디네이션 요리강습 등의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세련된 그릇컬렉션으로 평가받는 스튜디오 이윤신의 그릇들을 만나 볼 수 있다. Tel. 02-722-0756
북촌에서도 화동길이라고 하는 안국역 인접지역에는 최근에 새로 오픈한 세 가게 외에도 다기전문매장 취명헌과 징광옹기 서미앤투스 등이 있다. 이밖에도 고풍스런 맛집과 찻집 등이 호기심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젊은 도예가의 신개발 다기를 한곳에 취명헌
지난해에 문을 연 취명헌(대표 김영옥)은 다도구 판매점이다. 대표 김영옥씨는 수리산도예연구소와 문경 등지에서 도자기를 배워 개인전을 열었던 취미도예가이기도 하다. 도자기 외에 다도를 배우던 김영옥씨는 올물차회와 중국다회연국회를 오가며 북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반해 이곳에 다기점을 열게 됐다. 처음 오픈할 당시에 주변에 가게들이 거의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인들을 위한 거리’로 외국잡지나 가이드 북에 북촌길이 자주 소개되면서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았다고 한다. 최근 주변에 찻집과 다기점, 갤러리 등이 문을 열어 반갑다.
이곳에서는 무이암차(중국 무이산에서 나는 오룡차의 한종류)의 판매가 활발한 편이다. 한국의 수제차는 직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매장에서 판매가 부진하다고 한다. 두 세달에 한번 중국을 다녀오는데, 북경 관동 상해 항주 등의 차 산지를 직접 다니며, 차와 차관련제품들을 공수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다기들은 자사가 3만원에서 10만원선, 김영옥씨가 직접 만든 사발은 2만원에서 30만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다기작품을 주로 섭외하는 편이고, 도자기와 차를 좋아하는 자신의 여성스러운 안목의 소품류에 비중을 두고 있다. Tel. 02-720-9804
아파트 속 숨쉬는 옹기 꿈꾸는 징광옹기
전남 보성군 벌교읍 징광리의 <징광옹기>의 옹기들을 판매하는 징광옹기 안국동 매장(대표 차은경)은 이미 오랜 단골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2001년 안국역앞 인사동입구에서 이곳으로 이전하고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천연옹기를 전통방식 그대로 작업하는 징광옹기의 항아리들은 대표적인 숨쉬는 옹기 살아있는 옹기다. 전통옹기뿐 아니라 반상기와 다기의 개발로 판매가 활발한 편이며, 구매자의 70%가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하는 도시 주부들이라고 한다. 우리 전통 장독들과 함께 옹기로 빚어 편안히 사용할 수 있는 멋스러운 반상기들 생활소품들을 만날 수 있다. Tel. 02-722-3409
커피향 가득한 도자공간 서미앤투스
북촌의 서미갤러리가 작년 7월 서미앤투스로 재개관했다. 종전의 기획전 위주의 갤러리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이전하면서 장진 김선미 공방밈 등의 도자기들을 전시판매한다. 도자기류는 이곳 북촌 서미앤투스에서 주로 선보이고 청담동 서미앤투스에서는 타 전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Tel. 02-72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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