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_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평가 및 재단 발전방안
지난 5월 31일 경기도 이천시 (재)세계도자기엑스포(이사장 권두현) 도자연구지원센터 내 이사장실에서 2007년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평가 및 재단의 발전방안에 대한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각 계 전문분야에서 활동 중인 패널 6인과 재단 이사장 포함 팀장급 직원 6인이 함께 자리했다. 좌담은 전시, 행사, 마케팅, 기술개발, 지역개발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현장답사 의견을 토대로 한 올해 비엔날레의 평가와 향후 재단운영에 관련한 발전방안을 자유롭게 제시,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패널
이정훈 경기개발연구원 | 오선미 (주)폰테 대표 | 최의석 요업기술원 이천분원장
최연수 한국공예산업연구소장 | 김태완 월간도예 편집부장 | 서정걸 도자연구지원센터장
2007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평가
서정걸 도자연구지원센터장(이하 서정걸) 비엔날레 형식의 행사에 대한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관람객 규모입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관람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는 표현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기간 개최되는 행사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람객이 줄어드는 것이 상례입니다. 하지만 이번행사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관람객이 더 많이 방문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현상과 원인에 대해 가장 먼저 논의해보고 싶습니다. 반면 비엔날레의 질적인 부분에서는 ‘국제도자학술회의’, ‘작가워크샵’ 등을 진행하지 못해 최고 수준의 국제행사로써의 위상에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도 있고, 또한 이천에서 열린 <아시아테마 현대도자전>의 경우 아시아에 국한된 작가를 섭외해 지난 3회 때보다 작품수준이 높지 못했다는 의견과 반대로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은 관람객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자체 평가가 있습니다.
이정훈 경기개발연구원(이하 이정훈) 서정걸 센터장의 의견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이번 축제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프로모팅을 잘했다는 것입니다. 조직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프로모팅을 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력의 결과가 양적인 평가로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행사장 내 공간의 배치라든가, 축제로써의 세부기능이 강화되었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체험행사에서 탈피해 진흙바닥에서 흙투성이가 되어 노는 경우처럼 세심하고 활성화된 시스템이 가미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획과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적인 측면과는 달리 지역 도자축제와 구분되는 비엔날레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비엔날레는 대중화된 프로모팅입니다. 지역 시군보다는 경기도라는 조직이 더욱 폭넓게 도자산업 전체를 아우를 수 있으며, 도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축제의 규모는 물론 경기도라는 브랜드의 힘에 의해 전문성과, 국제적 위상 등에서 지역축제와 구분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부분에서는 공모전의 수준이 이전보다 좀 떨어졌다고 할 수 있으며, 관람자의 입장에서 이천에서 관람한 공모전이 여주에도 있다 보니 하나의 행사로써 일관성 없이 분산 배치한 감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식의 거점이자 교류의 장으로써의 큰 역할을 해왔던 학술회의와 작가워크샵이 없어짐으로 인하여 이번 비엔날레에서 전문성의 영역은 많이 축소되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당장에는 눈에 띄지 않는 무형의 가치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행사의 가치를 논할 때 전문가 그룹의 소통, 행사의 비전에 큰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고 전문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국제 문화예술계의 소중한 가치영역이므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다음 행사의 구조설정에서는 기능적으로 차별화된 세팅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이천은 창작도예, 광주는 전통도예, 여주는 실용과 과학과 생활도예를 지향하고 행사내용도 지역 특성에 맞게 유기적으로 배치하면 3개 시군의 알력과 갈등의 문제를 구조적 방법으로 해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장의 타협이 안 될 때도 이런 구조를 설명하여 이해와 동참을 끌어낼 수 있도록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요구되는 바입니다.
최연수 한국공예산업연구소장(이하 최연수) 외형적인 평가는 상당한 노력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데 공감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양적인 면에 치중하여 성공무드를 낙관하면 향후 발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질적 성장을 가늠해 보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의 이 자리도 이러한 질적 성장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해보는 계기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비해 생활자기나 소품류의 판매가 좋았던 반면 고가의 예술전승도자기가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깊이 되새겨봐야 합니다. 이는 방문객의 수도 중요하지만 방문자 수준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150억 원의 매출성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 2007 : 한국화랑협회 주관, 유명 갤러리 참여, 미술품 판매행사)에서는 4일간 6만 4천명에 175억의 매출성과가 있었다는 결과와 비교해 볼 때 미술품으로써 분야는 다르지만 여기서 긴장을 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 두고 싶습니다. 두 번째, 홍보는 굉장히 잘됐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국제공모전의 경우 해외 작가들의 높은 작품참여도는 행사에 대한 정통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이와 함께 전시수준도 상당히 높다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세 번째, 3개 시군의 협조와 융합은 아직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컨셉, 조직, 운영예산의 3개 요소의 융합을 연구해야 합니다. 다음 비엔날레의 발전방안을 논할 때 가장 우선하는 것은 정체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각 참여자마다 희망 사항은 다릅니다. 장사하는 사람은 ‘페어’로, 도예가들은 미국의 ‘소파SOFA’의 경우와 같은 ‘아트마켓형 예술행사’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 시가라키의 도자축제가 단기간인 3일 행사에 년 수익의 70%를 내는 경우도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1, 2, 3회 세계도자비엔날레는 근 2달 동안 진행한 반면 이번 4회는 한 달간 진행하였는데 기간축소가 어떠한 효율성을 발휘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일반 지방축제에 비교한 차별화가 아니라 차등화로 정체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도자워크샵, 학술회의 등이 빠진 것은 차등화 노력이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죠. 즉 이렇게 전문적이고 규모가 큰일은 경기도에서만 할 수 있고 다른 데서는 하지 못한다는 식의 차등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 체험의 경우도 진흙탕에 들어가 보는 것이 ‘지저분하다 관리하기가 힘들다’ 등의 인식이 되지 않도록 수요자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차등화’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죠. 본인은 이천, 여주, 광주라는 3개 지역에서의 동시개최를 하는 것이 굉장히 좋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융합을 잘한다면 이곳만큼 큰 성과를 낼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현재로는 하드웨어적 환경공간으로써의 인식이 우선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체험적 환경으로써의 장소성이 브랜드 컬쳐로 발전되면 사람들이 여행계획을 세울 때 고민하지 않고 바로 이천, 여주, 광주로 오게 되는 것입니다. 브랜드 컬쳐로써의 프로모션 기획을 잘 세우면 3개 지역에서의 개최가 위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죠.
오선미 (주)폰테 대표(이하 오선미) 행사장 전체는 많이 정리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지만 전시와 관람 측면에서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띕니다. 여주전시관에서는 전시대 높이가 전시품과 맞지 않았는데 이전에 다른 전시용으로 썼던 것을 다시 그대로 썼다는 느낌이었습니다. 2층 전시는 시각적인 면만을 치중했는데 오감을 느끼게 하는 입체적 전시기법이 요구됩니다. 관람객이 작품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한 점도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이천의 가마모양의 전시관은 가파른 언덕을 잘 이용한 전시라고는 생각하나 전시물의 내용을 보완해야 합니다. 또한 진행요원들의 태도와 전시안내에 대한 교육도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시관내 2층 휴게실은 더 감성적 공간으로 꾸미기를 제안합니다.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진 프린지라는 행사는 너무 시끄러워서 관람객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주었고 공간 분위기에 저해요소가 되었다는 느낌이며, 관람객 유인의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소리도 하나의 중요한 연출 포인트임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죠. 광주전시장은 동선 구성이 좋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1층 전시장은 전시물의 내용에 비해 전시 연출이 무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안내문의 글씨체, 그래픽 등이 눈에 거슬렸으며 전시요원들의 강요하는 듯 한 안내방식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현미경으로 도자기 면을 감상케 한 점은 좋았지만 이와 같은 형태의 특색있는 전시기법이 많지 않았던 점은 아쉽습니다. 터키전시는 일러스트나 비쥬얼은 좋았지만 어린이나 비전문가들의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영상연출이 부족했습니다. 1층의 ‘아름다운 우리도자기 공모전’은 작가사진 등 설명자료들이 부족하여 관람객에게 인상을 오래 남기지 못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 도록 등 작가의 정보를 간단하게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 영상 등 관람객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했으며, 좋은 작품은 좀 더 고급스럽게 전시되기를 희망하고 싶습니다. 광주 야외 행사장의 ‘중소기업전’은 비엔날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였습니다. 좀 더 감성적으로 비엔날레 주제와 연관시켜 생동감있게 접근했어야 합니다. 지역축제장 판매부스의 경우 작품에 가격표가 없는 곳이 많은데 작품구매에 대한 신뢰와 매출증대를 위해서 가격표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생활도자 코너에 1, 2만원 상품과 수 백 만원짜리 작품이 섞여 있는 것은 서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본인은 지역축제에 선보인 우수한 도자기작품들이 키아프KIAF와 같은 아트마켓 등에서 선보인다면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 마케팅은 세심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죠. 행사장을 찾는 교통편으로 서울 인사동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셔틀버스 외부에 행사기간이라도 홍보할 수 있는 래핑이 없었다는 것은 기본적인 홍보매체 활용에서 놓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 체험공간의 경우 밖에서 부모들이 볼 수 있도록 시스템 공간을 마련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향후 공모전에서는 작품을 보여 주는 전시형태에서 반대로 해외에 국제적으로 가지고 나가 전시하는 방법, 수상작가들을 후원해 세계적으로 키워내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할 것이라고 봅니다.
김태완 월간도예 편집부장 관람객의 입장수 통계방법과 분석의 중요성에 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총 관람인원 ‘500여만 명 유치’라는 결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동일 관람객이 3개 행사장을 모두 돌아본 확률을 제외하고 3개 행사장에서 각각 집계하고 그 총합계의 수치를 행사 전체관람객으로 계산하는 방법은 정확한 통계로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어린이 혹은 학생단체로 확보된 대규모 단체 관람객 외에 다양한 관람객의 활동분야와 직업, 성비, 연령 등의 구체적 조사와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외국인 방문객의 경우 국내거주외국인과 한국방문외국관광객을 구분한 조사 분석도 필요합니다. 방문 관람객에 관련한 더욱 세분화된 조사 분석 결과는 차기 행사의 전시기획 방향과 교육참여프로그램 운영방법, 판매업체의 상품개발방안 등에 관련한 주요 분석 자료로 활용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는 재단과 지역도자기 조합 및 도예인 간의 이해의 시각이 매우 다름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상품관에 대한 재단 측의 시각은 판매형태의 질적 수준, 상품 혹은 작품의 수준에 대한 지적과 불만족이고, 지역작가측은 부스의 협소함, 위치, 동선, 기획전 참여에 대한 소외감 등의 시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행사를 참여하고 바라보는 서로의 관점이 크게 달랐던 거죠. 이에 대해 재단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각 지역 참여 기관간의 외형적 융합뿐만이 아닌 문화와 조직, 재원의 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지역조합과 도예인들도 상행위로써만 바라보는 근시안적인 시각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이번 비엔날레에 대해 지역별 분산개최, 트리엔날레, 한곳 집중개최, 동시개최 등의 새로운 운영체제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기의 장단점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엔날레와 지역축제의 본질적인 목적은 같으므로 같이 개최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고 봅니다. 단, 전시, 학술, 교육, 홍보 등은 철저하게 재단에서 일임하여 운영하고, 지역은 축제에 관련된 업무를 직접 맡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전시기획에 관련해서는 우선 국제공모전의 경우 전시 중에 수상작가들의 작품과 작업과정을 소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영상이 연출된 점과 동서도자의 유물전이 동아시아 도자역사와 흐름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것은 도예인과 일반 관람객 모두에게 도예분야의 역사와 현재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흥미를 끌어낸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도슨트들의 비효율적인 자리지키기와 작품설명에 대한 전문성 결여로 전시 관람에 불편함을 갖게 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또한 단체관람객의 통제방법이 적절히 동원되지 않아 오랜 작품관람시간을 필요로 하는 관람객과 마찰이 발생되는 경우는 미술관 운영방법의 가장 기본임에도 지켜지지 않은 점입니다. 여주생활관의 세라믹하우스Ⅲ 전시의 경우 과거 1~2회 전시에 비해 참신성과 기획력이 아쉬웠습니다. 이 전시에 등장한 작품 대부분은 최근 1~2년간 국내에서 열린 개인전 혹은 단체전을 통해 소개돼 주목받았던 작가들로 기존의 작품을 모아둔 집합체의 전시였다는 느낌입니다. 참신성이 부족한 전시기획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예전시와 작품의 제시를 기대한 관람자들에게 오히려 식상함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됩니다. 체험의 경우에는 아이템에 변화는 있었지만 흙놀이 공원으로 가는 동선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체험의 각 프로그램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행사장을 구성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반면에 이천행사장의 장작가마에서 진사도자기 작품의 내임 직후, 즉석 구입을 원하는 주부관람객들의 현장 반응이 뜨거웠던 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 포인트를 개발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고 기대됩니다.
최의석 요업기술원 이천분원장 이번 비엔날레의 성공을 생각해볼 때 지속적인 홍보의 결과는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비엔날레의 각 사업이 꺼지지 않고 중단 없이 나가기 때문에 지속효과에 따른 부가가치가 엄청나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일에는 지지세력이 있는 반면 저항세력이 있죠. 지지세력은 호응하고 따라올 수 있는 사람들이며 못 쫓아가거나 당장 합류를 못하는 부류는 불만 저항세력이 되는 것입니다. 재단에 대한 지역 도예계에서의 지지세력은 아직 30%정도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항세력도 차츰 재단에 행사에 적극 박수를 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융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세 곳의 행사장에 벌려놓은 장인데 “하나로 하자”는 것 보다는 3개 지역의 특성을 적극 살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3군데에 맞는 각자의 역량을 키우자는 것이죠. 광주 전시를 보니 도자의 역사가 정리가 돼있어 보고 이해하기에 좋았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 중국과 일본은 예전부터 세계에 드러나 있었지만 한국은 히든입니다. 들어가면 황금과 같은 것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죠. 광주의 동서도자유물의 보고전과 연계하여 상품관에도 터키와 관련된 상품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주도 생활도자전이 열렸다면 그와 연계된 상품을 현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상품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작품과 판매상품간의 연계성을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향후 비엔날레 및 재단 운영방향
서정걸 3개 시군이 같은 주제로 매년 도자축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재단이 주관하는 비엔날레까지 열리고 있기 때문에 행사주체가 도와 재단, 시, 군, 조합 등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각 기관마다의 입장과 이견에 따른 갈등요소가 발생되고 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3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를 하다 보니 예산이 3배가 들어 전체 예산규모는 커지되 사업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효율성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관람객들도 상당히 혼란스럽게 여기기도 하죠. 향후 열리게 될 비엔날레와 재단 운영에 대한 발전방안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정훈 첫 번째는 마케팅부분을 보완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4회를 진행했는데 누가 도자 마니아인가? 누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인가? 하는 시장을 세분화한 분석자료와 고객관리가 필요합니다. 고객관리 방법은 다양할 것입니다. 한 예로 경품응모 등을 활용해 고객 주소자료를 축적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홍보에 관한 것입니다. 즉 홍보의 주제가 무엇인지, 좀 더 전략적으로 들어가 경기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는 정체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배너를 어떻게 할지, 마스코트인 토야를 어떻게 활용 할지 등 지역의 세부 홍보전략과 연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축제배너, 지자체 배너, 비엔날레 배너 등에 전체 통합된 이미지와 각 지역성이 동시에 각인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도자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써 타 장르와의 연계가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푸드스타일링을 이벤트화하고, 판매를 하고, 이천 쌀밥과 연계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네 번째는 주체간의 갈등과 화합의 문제인데 당장 풀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원론적으로 풀어야합니다. 재단은 이해관계를 초월해 토론를 유도하고, 매사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합니다. 명분을 쌓아야 권력이 생기고 카리스마가 형성되는 것이죠. 도자발전에 대한 로드맵이 없기 때문에 지역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입니다. 지역도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토론과 논의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이 다 들어와 타협점을 찾아야 목소리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정치의 영역인데 그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미진했을 것이지만 이러한 부분에 섬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관람객의 수의 많고 적음보다는 관람객들의 재방문율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재단의 효과적인 대처방안이 요구됩니다.향후 재단 운영방안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면 첫째, 비엔날레의 국제공모전과 워크샵 등은 ‘경기도 브랜드 고급화’에 큰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경기도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로 재단을 통해 가꾸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비엔날레에서의 역할 분담을 구분해야 합니다. 재단은 국제적인 스케일의 행사를 컨설팅 하고 축제 요소는 시군으로 넘겨야 합니다. 대신 주역량을 도자산업을 육성하는 전문 지원사업 분야와 연구 기획 쪽으로 편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3년마다의 행사 개최를 제안합니다. 작은 예산으로 행사의 권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3년마다 개최를 하면서 정기성을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3년 주기를 통해서 담론을 충분히 형성하고 더 많은 예산과 더 많은 인력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재단은 노력의 일부를 마케팅과 기획 사업들에 집중 투입해야 합니다. 시장의 트렌드를 알아야 마케팅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이천, 여주, 광주 시군이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는 곤란합니다. 재단이나 공공기관에서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기획된 아이템으로 요업기술원, 도예단체, 작가들의 중간자적인 조정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재단의 이름도 도자산업재단, 경기도 도자재단, 도예재단, 도자산업진흥재단 등으로 바꾸고 이에 따른 포지션 전환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즉 박물관운영과, 트리엔날레, 마케팅 기획 및 연구의 3대 축으로 가면 일상적인 일, 이벤트적인 일, 마케팅적인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연수 소장 기업의 가치가 무한한 무형의 자산인 시대입니다. 경기도라는 큰 기업도 비엔날레를 통해 ‘브랜드 로얄티’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브랜드 로얄티 관리차원으로 비엔날레 운영의 ‘주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확실히 검증된 전략이 없으면 현 체제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한 추측과 생각만 가지고 원칙을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엑스포냐, 비엔날레냐, 또 페어냐 트리엔날레냐에 대한 원칙이죠. 브랜드는 씨앗인데 뿌린 씨앗이 그냥 죽을 것인지, 코카콜라처럼 큰 브랜드로 키워갈 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며, 안정된 원칙과 경험 축적을 통해야만 브랜드 로얄티를 높여갈 수 있는 것입니다. 분산된 것은 통합하여 엮으면 좋죠. 에버랜드가 여러 개 존이 있고 이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듯이 이천, 여주, 광주가 떨어져 있지만 이를 엮어 채울 수 있는 입체적 플랜을 만들면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위드사이드 요소들인 주변 공방들, 체험 장소들, 주변관광지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갤러리 투어버스를 운행하다가 잠시 차를 세우고 돈을 거두는 세일전략과 숙박 프로그램 등을 입체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지역주민들도 인사이드 개념, 주인의식을 가져야합니다. 해외의 성공사례로 스코틀랜드의 애딘버러가 경제 낙후지역이었지만 축제 개최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가게를 내놓는 참여와 협력정신을 발휘한 결과 지금 어떠합니까? 밀리터리 타토 군악대 행진 같은 퍼레이드도 좋은 이벤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요소를 문화체험 커넥트 공간에 집어넣으면 해를 거듭하면서 브랜드는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비엔날레를 매년 개최하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 매년하면 지역경제 활성화가 될 수 있을 꺼라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죠. 대신 매해 가을 도자 빅프리마켓은 열 수 있습니다. 실속 있는 신상품의 집중 세일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고, 한쪽에서는 유명작가 컬렉션을 동시에 진행해 브랜드 고급화를 꾀할 수도 있습니다. 즉, 비엔날레 개최 주기는 현행을 유지하되 도자판매에 대해서는 이모작의 개념을 도입한다는 것입니다. 요는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죠. 그러므로 현재 큐레이터 제도도 좋지만 예술 아트디렉터로써의 총감독과 지역 도자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마컴디렉터’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컴디렉터와 아트디렉터를 두 축으로 하는 인력 배치를 제안합니다. 재단이 전 세계 주요 도자작품을 3,000점이나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것으로써 동북 아시아의 도자문화 허브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세계도자기엑스포 재단밖에 없다는 주요 조건이 됩니다. 국제공모전에서도 시상금 규모에서의 ‘대담함’을 발휘하여 돈보다 몇 십 배 되는 무형의 가치를 얻었고 자칫 땅속에 묻힐 뻔한 한국도자의 가치를 크게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프로그램이 잘된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의 양을 늘리면 다음해에는 그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 보다는 이제 ‘브랜드 가치’에 치중해야 합니다. 이 지역에는 도자의 명인, 명품, 명소가 있으니 비엔날레 차등화 프로모션을 통해 세계적 명소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선미 키아프KIAF에서는 내가 지금 여기서 이 물건을 사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절박한 구매심리가 분위기로 형성되어 전체의 마케팅 열기를 달아오르게 합니다. 이러한 마케팅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키아프의 VIP고객들을 이곳으로 유인하는 세심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좋은 관광요소와 연계한 파티 문화, VIP 특별초빙 등의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입소문 마케팅 및 VIP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연수 매년마다 열리는 지역 도자축제라는 명칭에는 지역적, 덜 세련된, 싸구려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공존합니다. 지역축제라는 이름을 재고해봅시다. 빅프리마켓의 성공사례를 지역도예인들에게 설명한다면 지역도예인들도 모두 힘을 합쳐 한번 해보자고 말할 것입니다. 빅프리마켓은 짧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마켓도 적극 이용해야 합니다.
오선미 고급스러운 것은 고급스럽게, 벼룩시장처럼 싼 것은 싸게 가자는 것입니다. 갤러리 투어는 단순한 셔틀운행이 아닙니다. 가마에서 방금 꺼낸 상품을 현장에 진열하여 판매하는 방법도 좋고, 이천 브래미마을과 테르메덴 온천에 적합한 것을 개발하여 코스를 연결하는 등 VIP마케팅을 하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김태완 축제와 비엔날레를 경기도라는 브랜드로 내세울 수 있는 1개 행사로 확대 통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광주와 이천, 여주지역간 거리에대해 타 지역에서 이곳까지 온 관람객들에게는 절대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또한 비엔날레를 개최, 하드웨어를 운영하는 주최자입장에서도 3개 지역의 동시운영은 매우 힘들 것입니다. 주변관광지와 연계한 체류형 관람객 유치에도 사실은 실효는 없는 상황입니다.
최의석 비엔날레는 미술 문화적인 개념이 주이지만 이에 연관 산업이 받쳐줘야 합니다. 도자의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봅시다. 타일시장 등 매 회마다 한 가지씩 연계 테마를 개발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도자에는 쿠킹, 보관, 서빙의 개념이 포함돼 있습니다. 내열자기와 같은 쿠킹 개념의 품목개발에 힘을 쓰고 이를 운영함에 있어 지역조합에 핸들을 맡기면 자체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앞장서 나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분위기도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재단은 이에 대한 큰 비전을 그려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미술과 예술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식도 중요하나 도자산업 분야의 발전은 아직 무장이 안 돼 있습니다. 산업육성도 같이 해야 되는 것입니다.
최연수 쌀독 같은 것을 예로 들면 빅프리마켓을 할 경우 기존의 쌀독 디자인에서 벗어나 ‘젠’스타일(Zen style:꽃문양 디자인류)의 쌀독을 개발하여 행사시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별도로 개발하고 기술은 요업기술원에서 지원받고 지역도예인을 통해 제작하여 빅프리마켓 시 기획상품인 쌀독을 집중 판매하는 등 스타상품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500만개 팔리고 500만개 예약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집중 홍보 할 수 있겠죠. 빅프리마켓의 기획과 연구, 상품 개발에 대한 것을 지역도예인들에게 프로모션 해주면 좋은 효과와 승산이 있다고 단언합니다. 관람·구매객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다음 프로마켓에는 어떤 기획 상품이 있을까하는 기대감도 휼륭한 홍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내열자기만 해도 성능, 기술에 대한 요업기술원의 기술지원과 재단의 상품기획이 결합하면 당장 요식업계에서 큰 반향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정훈 재단에서는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재단은 기획을 전문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술과 디자인 개발도 할 수 있고 시장분석을 통한 아이디어 페어도 나올 수 있으며, 이것이 기술과 상품 페어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김태완 마지막으로 공모전과 작가지원에 관한 부분을 언급하겠습니다. 도예관련 공모전 사상 최고액의 시상금을 위해 세계 유수의 작가들이 참가하고 명성을 가진 유명작가들의 입상함으로써 국제적인 이목을 이끌어 낸 점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공모전의 본질인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라는 역할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대만에서 지난 2004년부터 대만국제도예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을 우리와 비슷한 형태와 규모로 개최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70년 역사의 이태리 프레미오 파엔자 공모전의 경우는 젊고 참신한 40세 이하의 신인작가 발굴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의 공모전은 새로운 발상과 표현의 발표의 장으로서 역할이라는 본 기능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또 한가지는 작가교류의 부재입니다. 지난 3회의 행사기간동안 세계 각국의 유수 작가들을 초청, 많은 예산을 소요하며 전시와 워크숍, 체제비용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작가가 속한 해당국가의 도예관련기관 예를 들어 세계 각국의 대학과 레지던스시스템을 활용한 네트워크를 이루지 못해 한국의 우수한 작가들이 해외진출 할 수 있는 교두보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됩니다.
서정걸 비엔날레를 전후하여 국내작가들이 해외 작가들과 친해져서 외국에 초빙되거나 초청전시를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엔날레에 초청된 작가들은 국제 미술계에서의 영향력도 크지만 각자의 나라에서 도자미술계의 큰 포션potion을 차지하고 있죠.
김태완 작가개인의 능력으로 이뤄진 네트워크와 더불어 재단 측의 제도적인 작가교류프로그램이 운영되야 합니다. 좋은 작업능력을 가졌지만 외국어구사에 어려움을 갖고 있어 해외작가와의 관계를 지속시키지 못하는 도예인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서정걸 여러 핵심적인 전략과 세부적인 방안들이 동시에 제시되었습니다. 오늘의 귀한 의견은 잘 정리하여 관계기관과 도예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또 조만간 행사결과와 세부데이터를 정리해 도예인들을 초청, 허심탄회하게 심도 있는 논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집부
좌담회. (왼쪽부터) 이정훈 경기개발연구원, 최의석 요업기술원 이천분원장,
최연수 한국공예산업연구소장, 서정걸 도자연구지원센터장,
김태완 월간도예 편집부장, 오선미 (주)폰테 대표
이천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
국제공모전(이천)
세라믹하우스Ⅲ(여주)
지역도자기축제 상품관
동서도자유물의 보고(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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