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에 대한
한국세라믹학회의 역할과 미래 비전
이홍림 한국세라믹학회 학회장(연세대 세라믹공학과 교수)
1.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의 25년간의 역사와 그 의미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조직위원장: 전병식 국립공업시험원 원장)는 1984년 5월 30일부터 6월 1일 사이에 국립공업시험원(현재의 기술표준원)에서 국립공업시험원과 한국세라믹학회의 공동 주최로 처음 개최된 이래로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가면서 개최되어, 2007년에는 일본 시즈오카에서 24번째로 개최되고, 올해 2008년에는 한국 강릉에서 개최되며 제25주년째가 되어 4반세기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되돌아볼 때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일본과는 아무리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그 동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암울했던 시기가 많았던 것은 역사가들이 이미 언급하고 있는 것 외에도 양국은 너무나 가까운 이웃이기에 서로 믿고 의존하면서 기대 또한 너무나 컸던 것에서 기인되는 서운한 감정이 미묘하게 작용한 것이 또 하나의 이유인 것이 아닐까? 그야말로 이웃사촌격의 밀착된 경쟁관계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의 감정이 작용한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뒤엉킨 양쪽 국민의 감정과 역사의 가닥을 잘 풀어나간다면 동아시아의 시대를 열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가까이는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멀리 구미의 여러 나라와도 좋은 관계를 열어갈 수 있는 동반자로서 또한 선의의 경쟁자로서 새로운 출발점을 되찾을 수 있으며 아울러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 25년의 역사는 그 동안 뒤엉켰던 양국 사람들 사이의 감정과 암울했던 역사적 배경을 잘 소화하고 새로운 선린 동반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4반세기라는 짧지 않은 한일 간의 또 하나의 다른 관점에서의 미래지향적인 훌륭한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는 학술 발표는 물론이고 문화교류와 역사탐방 외에 세미나 기간 동안 저녁시간에 벌어지는 간친회와 가라오케에서 양국의 가요를 함께 부르며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양국 간의 역사적 인연과 여러 가지 동질성이 양국의 참가자들 사이에 깊숙하게 스미어 느껴지는 것을, 자리를 함께하는 참가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다른 국제심포지엄과도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4반세기를 이끌고 온 원동력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을 잘 살리면 이 세미나의 미래는 끝없이 오래 오래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이 세미나는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 조직위원회가 주최가 되고 한국세라믹학회가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 세미나의 조직위원회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응집력이 강했고, 운영의 리더십도 훌륭하였다. 그런데 이 조직위원회의 위원들은 모두 한국세라믹학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회원들로 구성되고 발표 내용도 모두 세라믹스에 관한 것이다. 세라믹스가 그 중심에 놓여있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세라믹스란 무엇인가? 세라믹스는 본래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의 도공(陶工 : 세라미스트)들, 즉 그 당시 세계 최고의 세라미스트들이 세라믹스 제조 기술을 일본에 전하여 이제는 양국의 문화 속에 깊숙하게 공통분모로 자리 잡고 있는 영역이다. 지난 25년간 계속된 세미나 기간 동안 역사탐방을 통하여,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 한국의 세라미스트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대우를 후하게 받은 것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도공들을 위해 신사(神社)를 짓고 도조(陶祖)로 모셔놓고 신(神)격으로 높여 받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 비록 외롭게는 지냈을지도 모르지만 기술을 전수한 만큼의 훌륭한 세라미스트로서의 대우를 아직까지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인들은 외국으로부터 선진화된 문화와 기술을 잘 받아들이는 것을 그들의 전통으로 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한일세라믹스세미나가 잘 진행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그들이 모셔간 한국인 도공, 즉 한국의 세라미스트들에 대한 이와 같은 존경심이 아직도 그들에게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우리들이 한국에서 기술자, 즉 장인들을 잘 대우하지 않은 동안, 이와는 반대로 일본의 세라믹스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전하여 언제부터인지 한국을 능가하고 있으며, 세미나가 개최된 초창기인 1984년에는 일본의 세라믹스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서 한국보다는 매우 앞섰던 것이 이 세미나를 추진하게 된 동기였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선진 세라믹스 기술을 배우기 위해 1984년 일본의 세라믹스 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초청하여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 개최를 먼저 유치했던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과거 우리나라 세라미스트들이 일본으로 간 것과는 반대 현상이 일어났던 것을 우리는 지금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일 사이의 기술교류의 관계는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이 1592년의 일이니까 약 400년 전과 정 반대의 일이 오늘에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예전보다 10배가 아니라 100배 정도는 더 빨라졌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이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주기가 앞으로는 훨씬 더 빨라지면서 양국 간의 세라믹스 기술 발전은 더욱 가속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는 그 역할이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정세는 이웃나라와 관계를 단절하고 지내면 엄청나게 큰 손해와 화를 불러오는 일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그 후에 벌어진 국제 관계에서 한국이 처했던 상황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로마제국이 이웃나라와 전쟁을 하면서도 경쟁관계를 유지했을 때는 크게 번성하였다. 그러나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던 카르타고의 한니발을 두려워하고 증오한 나머지 자신의 울타리인 이웃나라 카르타고를 완전히 멸망시켜 울타리가 없어지자 그 너머에서 예상하지도 않았던 적들이 쳐들어오자 마침내 위대한 로마제국은 영원히 그 존재마저 사라지게 된 것이 아닌가? 일본이 한 때 한국을 거의 완전히 삼켰던 때가 있다. 그러자 곧 일본은 거의 멸망당할 뻔했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아마 이제는 일본도 이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웃이 서로 경쟁하는 것은 서로의 발전에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야심과 증오심으로 이웃을 완전히 멸망시키면 자기도 망하고 만다는 사실을 이제 우리 모두가 역사에서 배워서 알고 있다.
“이웃을 사랑하라” 또는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성경의 말씀과 옛 성인들의 가르침은 나라 사이에도 정확하게 진리로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이제는 이웃이나 원수를 너그럽게 용서하고 사랑할 줄 아는 방법을 알고 또 실천할 줄 아는 성숙한 선진 국민이 되어야 할 시점에 있다.
2. 한일교류위원회를 통한 한일 교류 및 세미나의 활성화 역할
지금까지 25년간 달려온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가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그대로 이어나간다면 참가자들로부터 언제 외면당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비전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다시 말하면, 지금처럼 매년 똑같은 형식으로 학술세미나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인적 문화적 교류에만 의지하기보다는 본래 의도했던 진정한 학술교류를 위하여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일국제세라믹스조직위원회는 어떻게 미래를 개척해나갈 것이며, 한국세라믹학회는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를 어떻게 발전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미래를 내다보는 연구를 하고 비전을 찾아야만 이것을 통하여 양국 간에 보다 새로운 가치창출을 발전적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미나 조직위원회는 그 구성원들이 모두 학회의 회원들로서 모든 운영에 있어서 학회의 도움과 지원을 효과적으로 받을 때 큰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회는 모든 분야에 대한 인적 물적 능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든 관련 기관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그 효과적인 방법이란 아웃소싱(out sourcing)과 윈윈전략(win win strategy)의 방법을 동원하여 대등한 기관끼리 또는 조직 내의 부서 사이에 공통적인 업무를 공유하는 업무공유(shared service)의 방법으로 서로 지원을 하고 또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조직 내의 운영에 투명성이 선행되어야 하는 선진형의 조직 관리와 운영이 필수적이다.
한국세라믹학회는 세계적인 두뇌와 젊은 인재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운영만 한다면 실로 엄청난 능력을 낼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재공화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학회에는 창의적인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 선도그룹(leading group for creative change)을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인재들로 가득하다. 이 인재들을 필요한 기관이나 부서에 적절하게 관여시킨다면 그 기관이나 부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쓰러져가고 있는 기업에 대하여 적합한 인재들로 구성된 선도그룹을 만들어서 참여시킨다면 그 기업은 단기간에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인재들은 이미 산.학.연(관)의 각 부서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도 않다. 명분만 주어지면 아웃소싱의 원동력을 낼 수 있는 선도그룹을 얼마든지 아웃소싱 할 수 있을 것이다.
학회가 한일국제세라믹세미나 조직위원회에 이러한 창의적인 선도그룹을 아웃소싱 하여 도와준다면 세미나 조직위원회는 날개를 달고 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한일교류위원회가 바로 그런 하나의 예이다. 지난 2006년 9월 본인이 2008년도 한국세라믹학회 회장으로 당선된 후, 11월 14일 학회 이사회에서 한국세라믹학회 내에 이미 설치되어있는 국제학술교류위원회와는 별도로 한일교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요구하고 승인을 받았다. 그것은 그 구성원들이 모두 한국세라믹학회 회원인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 조직위원회의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학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적극 지원하고자 함은 물론 가장 가까운 이웃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을 상호 이익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특히 한일관계의 특수성은 물론 언어, 연령, 문화적 및 역사적 배경 등의 많은 문제를 고려하여 그 운영의 효율성과 특수성을 신중하게 다루고자 별도의 한일교류위원회를 설치한 것이다.
한일교류위원회는 지금 이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 조직위원회에 아웃소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무런 보수도 없이 열심히 조직위원회를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 차원의 아웃소싱 조직이다. 즉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의 일을 아무런 보수도 없이 능률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자원봉사자처럼 무보수로 일하며 때로는 교통비 등 자신의 돈을 써가면서까지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러면서 보람을 찾는다. 또한 기관에 따라서 다르지만 어떤 기관에서는 자기가 속해 있는 기관으로부터 사회적인 봉사역할에 대한 평가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제4의 물결은 이 자원봉사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하는 미래학자들도 있다. 정말 비전이 있는 미래사회에는 이처럼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공익을 위하면서 무보수의 보람된 일을 즐겁게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넘쳐흐를지도 모른다.
한일교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아주대학교의 최승철 교수님께 부탁드린 것은 최승철 교수님이 현재 젊은 나이이면서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 자라서 일본어가 능통하고, 일본 문화와 한일 간의 역사와 전통에 대하여 깊은 이해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앞으로 한일교류를 위하여 노년층은 물론 장년층과 청소년 세대를 모두 아울러서 서로의 문화와 입장을 이해하는 가운데 참다운 교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의 교류는 상호간의 깊은 이해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일교류위원회는 지난 25년간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가 걸어온 4반세기의 역사를 정리하고 다시 도약한다는 취지에서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 25년사”의 편찬을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 50% 이상 추진된 상태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 매년 개최되는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에 젊은 회원들의 보다 적극적이며 활발한 참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지난 제24회 세미나가 2007년 11월 일본 시즈오카의 가케가와에서 개최되었을 때, 다음해인 2008년부터 이 세미나에 발표하는 논문이 SCI저널인 일본 세라믹 학회지에 게재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일본측과 이미 합의를 도출하였다. 이 외에도 한일 양측의 대학, 기업 및 연구기관들이 더욱 적극적인 협력을 하기 위하여 간친회가 열리고 있는 중에 한일 양측 참가자들의 교류 상대를 제비뽑기로 서로 연결시켜주고 1년 후 2008년 한국 강릉의 강원테크노파크 세라믹신소재산업클러스터(사업단장: 박상엽 강릉대 교수)에서 개최되는 세미나에서 그 동안 상호 협력의 성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2008년 새해 강릉에서 개최되는 제25회 세미나에서는 보다 젊은 층의 학자들이 많이 참여하여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한일 양국 사이에 학술교류는 물론, 오랜 기간에 걸쳐 얽혀져 있는 많은 인적, 문화적, 정치적 문제들까지도 모든 연령층에서 이해하게 되는 참다운 한일교류가 이루어질 것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은 지금까지 이어온 비교적 단순한 교류에서 한 층 더 발전하는 도약의 단계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있을 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08년 새해부터는 한일 국제 세라믹스 세미나에 지도교수와 함께 참가하는 양국의 대학원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잘 교류하면서 마음을 열고 함께 어우러져 학술교류와 인적교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세미나와 여러 가지의 문화행사가 계획되고 있다.
3.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의 궁극 목표는 인적 교류와
학술 교류의 균형적 발전
지금까지 특히 한국 측 한일교류의 초점은 의외로 인적교류와 문화교류에 맞추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진정한 학술 교류에 좀 더 세미나 운영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 세미나가 처음 출발했을 때 그 동기가 일본의 선진 세라믹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아직도 당분간은 인적 및 문화교류에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지 먼저 신뢰가 다져진 다음에는 상호간의 공통되는 이익을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최종목표가 된다. 그러나 그 배경이 되는 인적교류와 문화적 교류는 여전히 강력한 응집력의 배경이 되므로 이를 결코 무시하거나 약화시켜서는 안 되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적 및 문화교류를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또한 성과도 좋았다. 그러나 발표논문의 학문적 및 기술적 수준에는 차이가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학과 모든 연구기관은 SCI 등재 저널의 논문만을 평가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SCI 등재 저널이 아닌 Proceedings만을 발행하는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에 발표된 논문은 업적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비록 논문을 발표해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에 논문을 발표하기를 꺼리므로 특히 젊고 유능한 학자들이 이 세미나에 참가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본측 참가자들은 이미 SCI 논문에 대하여는 한국 참가자들처럼 그렇게 쫓기듯 하는 조급함이 없이 논문의 내용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비교적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한국보다 더 많이 참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발표되는 논문에 대한 토론에서도 한국 참가자들의 논문보다는 오히려 일본 참가자들이 발표하는 논문에 대하여 일본 참가자들 자기들 사이에서 더 많은 토론을 하고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한일 간의 진정한 학술적인 교류는 이 문제가 극복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교류가 가능해지기까지는 학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국내 최고의 학술논문이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에서 발표되기까지는 학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것은 국내의 젊은 학자들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환경과 조건(SCI 저널에 논문 투고 등)을 만들어 주는 데서 그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한일교류위원회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한일교류위원회가 여기에 효과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매년 진행되는 세미나에 발표되는 논문의 내용과 수준 그리고 참가자들의 연령과 참여의식, 발표 과정에서의 토론 과정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 및 종합하여 미래의 비전을 진지하게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의 참가자들이 최종적으로 얻는 이익이 무엇이며 또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파악해야 한다. 그냥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4. 결론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는 4반세기를 훌륭하게 이어오는데 성공하였다. 그 동안 인적교류와 문화교류 및 학술적 교류에 많은 성과가 있었으며, 한일 양국 간의 참가자들 사이에 많은 이해가 증진되고 앞으로 더욱 발전 가능한 길을 열어놓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본래 의도된 학문적 및 기술적인 교류를 함으로써 양국 간의 경제성장과 상호 이익을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연구 활동이 매우 왕성한 젊은 세대의 폭 넓은 참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해야 세계 최고의 학술적인 연구결과에 대하여 수준 높은 토론과 대화를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양국 모두에게 유익한 학술토론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 조직위원회는 한국세라믹학회와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미래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찾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일국제세라믹스세미나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발전해나간다면, 세라믹스라는 양국 간의 공통분모 위에서, 양국 사이의 국제적인 또는 민족적인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까지도 윈윈(win-win)으로 해결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홍림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공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과 공학석사
일본 동경공업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공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
호주 University of Sydney, 연구교수
2008 한국세라믹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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