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와당박물관의 주인장 만들어
우리 고유 기와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리고파
와당은 약 3,000년 전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전국시대를 기점으로 문양과 글자를 새겨 넣은 예술작품으로 본격화 되었다. 그 후 진나라와 한나라 시대에 꽃을 피운 와당 문화는 한반도로 유입 되어 통일신라시대에 이를 즈음이면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화려하고 정교한 문양을 선보였던 우리네 와당 문화. 그런 와당을 눈 여겨 보아 취미수집가로 시작하여 현재 와당박물관을 열게 된 종로유금와당박물관의 유창종 관장. 그의 와당 사랑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와당을 만나다
유 관장의 와당수집 시작은 충북 충주지청 검사였던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 시절부터 철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기도 하거니와 생활에 여유가 생길 때 즈음 아마추어 미술사학자의 꿈을 갖고 있던 터에 시작이 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충주 일대를 돌았고 백제·신라·고구려의 특징을 모두 가진 탑평리 ‘육엽연화문’ 기와를 발견하면서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수집초기시절에는 유적지와 같은 장소를 찾아다니며 와당을 주웠지만 성에 차지 않자 골동품 가게를 돌며 하나 둘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무원 월급을 털어 24년 동안 일본인의 전문수집품까지 사들였던 그는 기와와 와당 1875점 모두를 2002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자신이 수집한 와당은 이제부터 사유물이 아니라는 뜻에서였다.
“와당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으로는 우리 선조들은 중국에서 받아들인 문화에다 창의력을 발휘해서 수준을 더 높이는, 그런 능력을 가졌어요.”라는 유창종 관장.
와당과 함께 할 미래를 걷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유금와당박물관을 열었다. 박물관 터는 흥선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석파정과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자리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층에 일본의 국내와당전문수집가인 일본인 아우치 이사오를 기리기 위한 ‘이우치실’옆에 나란히 ‘유창종실’을 마련했다. 그는 ‘앞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마음에 아낌없이 기증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와당을 국가, 시대, 유형별로 전시하거나 서로 관계가 있는 와당끼리 묶어 보여 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할까 합니다. 기와 관련 교육과정도 따로 만들 계획입니다”
유금와당박물관은 개관을 기념해 올 해 11월 말까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소장품 중 100여 점을 엄선해 ‘한국 와당, 수집 100년 명품 100선’ 특별전을 연다.
국내의 와당뿐 아니라 수천 점의 동아시아 각국의 와당을 가지고, 앞으로 이들을 국가별, 시대별, 유형별로 전시하거나 상호 영향관계를 규명하는 더욱 심도있는 전시가 계속될 것이다. 또한 와당 이외에도 도용, 토기, 복식자료 등도 수집·전시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야심찬 유금와당 박물관. 전문가들의 자문, 도움을 받아서 다른 박물관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독창적인 전시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와당 연구에 있어서 거시적 접근으로 전문가들에게도 종로유금와당박물관의 개관이 와당연구의 큰 첫 발걸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즐겁고 유쾌한 학습, 역사와 철학, 문화와 예술의 참된 의미를 감지할 수 있는 장인 유금와당박물관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선조들의 아름다움을 인지하는 우리의 역할인 것이다.
이영의 기자 mazeltov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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