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과 자동차 전장화, IoT 기술의 발달 등으로 종전에 상상에 그쳤던 현실이 체감되면서 우리의 삶은 크게 변했다. 이러한 기술이 가능했던 것은 MLCC(Multi-Layer Ceramic Condenser : 적층세라믹콘덴서)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MLCC는 전자제품에 쓰이는 콘덴서의 한 종류로 금속판 사이에 전기를 유도하는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회로에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1mm 이하의 아주 작은 크기에 세라믹과 금속판을 여러 겹으로 쌓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신명은 이러한 MLCC를 굽는 소성로 설비를 제작하는 회사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이를 제작하기 위한 장비를 제작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신명은 국내 MLCC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진 삼성전기와 함께 성장해오며 소성로 기술을 확보해왔다. 최근 MLCC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신명의 매출도 함께 늘었다. MLCC 소성로를 제작하는 업체는 국내에 손에 꼽기 때문에 언뜻 보면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전체 매출 중 MLCC의 매출 비중이 높아 시장의 흐름이나 거래처의 투자가 없으면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어렵다. 신명의 다른 사업인 파우더나 페라이트는 국내 생산량이 많지 않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 신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지향했다.
2차전지는 모바일기기 뿐만 아니라 ESS(Energy Storage System :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기자동차 등의 수요가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 신명은 이에 주목하고 향후에는 산업 및 사회가 2차전지를 통해 재편되어 전 세계적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날 것으로 판단했다.
30년간 소성로 전문 기업으로 쌓은 노하우는 2차전지 소성로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러한 노하우는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현재 신명은 리튬 2차전지 소성 RHK설비 개발에 성공 해 마무리 단계가 진행 중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개발해 온 2차전지 소성로로 첫 매출이 발생 한 만큼 그 의미는 크다. 최근에는 이러한 매출을 안정화 시켜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차전지 사업 200%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명은 고객이 원하는 포인트에 맞춰 보완 적용하는 등 차별성을 두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크기가 매우 큰 소성로를 한 공간에서 제작 할 수 있는 장점도 가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명은 2014년에 2020년까지 매년 20% 성장을 목표로 하는 ‘GREAT 2020 VISION’을 선포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사상 최대 매출인 300억 원을 달성 해 목표치인 20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MLCC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기술개발과 고급인력 확충에도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는 만큼 ‘GREAT 2020 VISION’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이외에도 가장 큰 수요국인 중국과 인도시장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며 중국에서는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이상욱 부사장은 “중심사업인 MLCC 사업은 선행기술의 연구로 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 할 생각이며 현재 집중 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에도 매진 할 생각입니다. 국내외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세라믹 산업 관계자 분들의 한숨도 늘었을 텐데 힘내서 함께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나아갈 방향과 희망에 대해 말했다.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성장 해 오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로 32주년을 맞이한 신명의 행보를 보면 이는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실적이 발생하면 직원들의 고생을 잊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고 이는 직원들의 장기근속과 직결된다. 직원들의 장기근속은 신명만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됐고 회사는 이를 활용 해 새로운 실적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선순환은 32년 간 축적되어 현재에 이르렀고 신명이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마치 매우 작은 크기에 겹겹이 쌓여 큰일을 해내는 MLCC처럼 오늘도 신명은 목표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이상호 기자 skykong2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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