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벤처 전망 비교적 ‘밝음’
선두주자 코아텍 부도 불구하고 급격한 거품 빠지기 현상 없을 것
기술력 요구되는 아이템 대부분, 라이프사이클 길어 타분야에 비해 안정적
지난해 말 대전 대덕벨리에 위치하고 있는 코아텍(대표 양성석)이 부도가 난 후 회사정리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세라믹스 관련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코아텍은 지난 IMF사태 후 사회 전반적인 구조조정 바람과 벤처창업 열풍의 한 가운데에서 쌍용양회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양성석 연구원이 압전세라믹 발진기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업체로, 세라믹 벤처창업의 선두 주자였다. 이 업체는 창업 후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나갔으며 지난해 초에는 초음파 마사지기를 개발하는 등 아이템을 다각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라믹벤처의 전형으로 꼽히던 코아텍의 부도사태에 대해 세라믹 관계자들은 정확한 원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코아텍의 부도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아이템의 방만한 운영, 시장변화에 대한 늦은 대응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코아텍 부도·일부업체 고전중 소문
벤처 거품제거 현상에 대해 ‘우려
이번 코아텍의 부도로 세라믹업계에서는 그 동안 정보통신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나타나던 벤처거품 제거 현상이 세라믹 벤처업계에도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초기 투자가 컸던 몇몇 세라믹 관련 벤처업체들이 고전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러한 우려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초기 투자비용이 컸던 업체들이 현재 매출 발생이 부진하거나 미미한 것이 이러한 소문의 근거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벤처 창업 열풍은 세라믹스업계에도 예외 없이 몰아쳐 세라믹관련학과 교수와 연구소 연구원들이 그 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다. 이러한 벤처 창업붐이 일어난지 약 3년여가 흐르고 열풍도 어느정도 가라앉은 현재, 세라믹스 관계자들은 세라믹스 벤처업계의 현황과 전망 등에 관해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세라믹 관련 벤처의 수가 어느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는 의견부터 엄밀한 의미의 세라믹 벤처는 그 수치의 반에 불과하다는 의견까지 매우 다양하다. 실제로 기존 세라믹 업체들의 경우도 벤처붐에 편승해 벤처 승인을 받은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기술 중심의 모험기업인 벤처로 보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세라믹 관련 벤처 수가 몇 개인가를 파악하기는 어렵고 또 그다지 의미도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세라믹 벤처업체들은 대전 대덕벨리 등 벤처 집약단지와 요업기술원 세라믹창업보육센터, 강릉대 파인세라믹창업보육센터 등 연구소, 대학 창보센터 등에 집중되어 있다.
전문가들 ‘세라믹벤처 잘되고 있는편’ 평가
일부 어려움 있으나 전체판도에 주는 영향 미미
그러면 세라믹 벤처업체들의 현황은 어떠한가? 쉽게 말해 잘되고 있는가, 아니면 어려운 편인가. 이에 대해 현재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한다면 잘 되고 있는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실제로 요업기술원 세라믹창업보육센터의 입주업체 중 현재 폐업한 업체는 없고 휴업만 2개업체이며 부도가 나서 회사를 정리한 업체도 알만한 업체 중에서는 코아텍 외에는 거의 없다. 고전중이라고 소문이 돌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도 실제로는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이노세라처럼 초기에 어려움을 겪던 세라믹 벤처들도 최근 들어 사정이 나아진 경우도 많다.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이나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거나 문을 닫은 경우도 있겠지만 전체 업계에 영향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정보통신관련 벤처들과 같은 거품 빠지기 현상이 세라믹 벤처업계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래트론의 이충국 사장은 “세라믹 관련 벤처의 경우, 취급 아이템이 타 분야와 같이 아이디어성 제품이라기 보다는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이 대부분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길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장치산업으로 고정비용이 높은데 비해 변동비용이 적어 초기에 어려움을 잘 넘기고 시장진입에 성공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초기시장진입 성공업체, 안정적 성장
고전업체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세라믹벤처들은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출 발생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부진한 업체들의 경우는 초기 시장진입이 여의치 않았거나 시장 진입 시점을 잘못 예측한 것이므로 앞으로의 상황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예측대로 시장진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갖고 있으면 상관없지만 벤처업체는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은 아직 성공, 실패를 단정짓기는 이른 시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요업기술원 세라믹창업보육센터 김경자 센터장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경자 센터장은 “세라믹 벤처들이 마케팅에 성공해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기술력이 있고 지원이 이루어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재 고전중인 업체들도 좀 더 지켜봐줘야 하며 잘 되는 업체들은 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라믹 벤처업계가 정보통신분야와 같이 급속하게 거품이 빠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벤처 침체 분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반적인 벤처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면서 마케팅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고 투자유치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나 부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경우가 많은 세라믹 벤처의 경우 신뢰성을 의심받는 것은 치명적이다. 또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에게는 큰 애로사항이 되며 자칫 우량업체들까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벤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는 세라믹 벤처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라믹 벤처업계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벤처업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초기 어려움을 극복한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의 끊임없는 향상과 더불어 시장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아이템을 조정하여 시장에 대응해 나가야 하며 시장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가에 대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세라믹벤처업체들이 대부분 이 범주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창업보육센터나 정부의 각종 벤처 지원자금이나 시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경자 센터장은 “잘 되는 업체들은 보육센터의 지원혜택을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업체들이다”고 말하고 있다.
벤처 발전위한 관건, 기술개발·신속한 시장 대응
정부의 다양한 지원도 지속되어야
이러한 업체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도 벤처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벤처업체들의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원천기술개발과제를 국가연구과제로 지정하여 지원해야 하며 벤처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동 설비, 시설에 대해서도 과감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벤처업체와 정부를 연결하는 보육센터 활성화 대책의 제시와 우수한 인력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세라믹 벤처의 전망에 대해서는 대부분 밝게 보고 있다. 세라믹업종이 벤처의 특성과 잘 맞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세라믹 벤처업체들의 실제 승부는 일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비로소 가려질 것이라는 한 벤처업체 대표의 지적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라믹 벤처도 국내 경쟁에만 안주하기 어렵다는 정확한 현실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朴美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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