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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등, 배터리 부담없이 초고해상도 AR·VR 구현 가능성 제시​
  • 이광호
  • 등록 2026-03-30 10: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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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등, 배터리 부담없이 초고해상도 AR·VR 구현 가능성 제시


- 저전력·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광학 기술로 활용 기대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KAIST 송영민 석좌교수, 정효은 석박사통합과정 (상단 왼쪽부터) GIST 정현호 교수, MIT 고주환 박사. (자료제공: KAIST)


해상도는 높이고, 전력은 거의 쓰지 않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나왔다. 한국 연구진이 색을 유지할 때 전력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 픽셀 하나가 스스로 색을 바꿔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모노픽셀(monopixel)’ 구조를 구현해, 배터리 부담 없이 더 선명한 AR·VR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정현호 교수팀과 함께, 전기를 이용해 색이 변하는 물질(전기 변색 소재)을 활용해 적은 전력으로 색을 구현하는 새로운 모노픽셀 기술인 ‘재구성가능한 저전력 반사형 모노픽셀(reconfigurable Gires–Tournois resonator, 이하 r-GT)’을 개발했다고 3월 30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더 선명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픽셀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픽셀이 작아질수록 전력 소모가 커지고, 빛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AR·VR 기기처럼 눈 가까이에서 보는 디스플레이는 아주 작은 픽셀과 낮은 전력을 동시에 만족해야 해 구현이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연구팀이 개발한 r-GT 픽셀은 전기를 가하면 색이 바뀌고, 한 번 바뀐 색은 전기를 끄고도 일정 시간 유지된다. 즉, 색을 바꿀 때만 전력을 쓰고, 유지할 때는 거의 전력이 필요 없는 구조다.


이 기술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전기를 가하면 성질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 ‘폴리아닐린(polyaniline, PANI)’이다. 이 물질은 1볼트(V) 이하의 낮은 전압에서도 반응하며, 빛의 성질(굴절률)이 변하면서 색이 달라진다. 빛의 굴절률은 쉽게 말해 빛이 물질을 통과할 때 얼마나 꺾이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이 값이 변하면 우리가 보는 색도 함께 변하게 된다.


여기에 빛을 여러 번 반사시켜 특정 색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공진 구조(resonator)’를 결합했다. 이 구조는 작은 변화도 크게 증폭해, 적은 전력으로도 선명한 색 표현이 가능하도록 한다.


그 결과, 초저전력(90 μW cm⁻²) 으로도 220°이상의 넓은 색상 변화를 구현했다. 쉽게 말하면, 1cm² 기준 약 0.00009W 수준의 매우 적은 전력만으로도 색상환(360°)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범위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모노픽셀(monopixel)’ 구조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픽셀을 빨강(R)·초록(G)·파랑(B)으로 나눠 색을 만들지만, 모노픽셀은 픽셀 하나 전체가 스스로 색을 바꾸며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픽셀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픽셀을 구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아지고, 빛 손실이 줄어 더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PANI는 전압을 제거한 뒤에도 색 상태를 일정 시간 유지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 덕분에 색을 바꿀 때만 전력을 사용하고, 색을 유지할 때는 거의 전력이 필요 없는 ‘메모리-인-픽셀(memory-in-pixel)’ 디스플레이 구현 가능성도 확인됐다.


반사형 디스플레이(Reflective display) AI image. (자료제공: KAIST)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색을 넓은 범위(220.6°)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픽셀 크기도 1.5마이크로미터(μm) 수준까지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최대 약 16,900 PPI에 달하는, 눈으로 픽셀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초고해상도를 의미한다.


또한 단일 픽셀 구조만으로도 표준 색 영역(sRGB)의 약 절반 수준(48.1%)의 색을 표현할 수 있었으며, 재료 조합을 다양화할 경우 약 70% 수준(69.9%)까지 더 풍부한 색 표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5×5 모노픽셀 배열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때 색을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매우 작은 수준(2.31 mJ)으로, 일반 LED 대비 최대 5.8배 이상 적은 전력으로도 색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이 구조는 외부 빛을 반사해 화면을 표현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로, 주변 조명이 강할수록 오히려 더 잘 보이는 장점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 소재와 광 공진 구조를 결합해 초저전력으로 풀컬러 구현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다. 향후 AR·VR용 초고해상도 근접형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야외 정보 표시 장치, 전자종이 등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색을 유지하는 동안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송영민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전기를 아주 조금만 사용해도 색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과 결합하면, 더 선명하고 전력 소모가 적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다양한 광학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효은 석사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 송영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라이트: 사이언스 앤드 애플리케이션스(Light: Science & Applications)’에 2월 28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원 InnoCORE-GIST 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 해외우수연구기관협력허브구축사업,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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