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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원 개인전 2003. 11. 5~11. 11 경인미술관
  • 편집부
  • 등록 2003-12-25 19:37:22
  • 수정 2016-04-10 06: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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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와 그림 그리기 글/우관호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교수 지난 호 전시리뷰에서 김순식의 ‘그림’에 대해 중언부언한 적이 있다. 대단히 전통적이면서 지극히 기술적인 그러면서 예술과의 경계에 서 있던 김순식과는 달리 이번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석창원의 작품들은 또 다른 의미에서 ‘그림’의 역할을 말하고 있다. 사실 석창원은 만학도이다. 66년 말띠생에 이제 대학원 졸업반이니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면 매우 늦은 편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의 예술적 열망과 노력의 결과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인체를 다루는, 약간은 초현실주의적이면서 약간은 어설픈 그의 조형은 그림이 있음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학부시절 묘사와 구성에 뛰어난 감각을 가졌던 석창원에게 당시 미국에서 각광받던 세르게이 이스포프의 작품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석창원은 모작이라도 불사할 양으로 그리기에 매진하였다. 그리고 대학원까지 약 2년 여,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한 달에 한 점이 고작인 상황에서 석창원은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으며 몇 차례의 공모전 입상을 거쳐 작가로서 운신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여기까지는 석창원이 작가로서 자리를 굳히는 과정의 서술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오늘날 우리도예의 상황에서 특기할만한 몇가지 점이다. 첫째는 꼬박 쉬지 않고 한달 여를 그리기에 매진하는 노력이다. 요변 내지는 흙의 물성 그리고 추상적 조형성 등 모두가 현대도예의 어법 중 하나임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형태를 만든 후 그것에 내용을 담고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마치 문신을 새기듯 그림을 그리는 태도는 쉽게 보기 힘든 경우이다. 바로 이 점이 석창원의 장점이자 앞으로도 짊어져야 할 창작자의 짐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일관되게 자화상이라는 주제에 천착하는 자세이다. 사실 자화상이라는 것은 주로 화가들의 전유물이었고 간혹 조각가들이 시도하는 방법론의 하나이지만 도예에서는 로버트 아네슨이나 하워드 코틀러 등의 작가를 제외하고는 사례가 별로 없다. 석창원의 경우는 그들과 달리 소조적 형태묘사나 데포르메 또는 루벤스 이펙트라는 옵티컬한 방법과는 다른 코드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사회학적 상상력의 발현이다. 석창원은 드로잉을 위한 소재 선택은 물론 표현에서도 초현실주의적 방법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 결과는 작품을 어둡거나 엽기적으로 몰고 갈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의 인간들이 한번 쯤은 되새겨야 할 문제들에 대해 물음으로 나타난다. 자신만의 상상력이라는 한정된 범주를 넘어 우리가 모두 공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쓴소리 한마디 덧붙이면 아직 프로로서의 근성이 미약한 점이다. 우선 일년 여에 걸쳐 준비한 작품치고는 소재의 다양성이 결여되었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8점의 작품 중 적어도 두가지는 거의 같은 조형에 비슷한 드로잉으로 자리메꾸기를 했기 때문이다. 모르고 그랬는지 일부러 그랬는지 그런 태도로 관람자의 눈을 현혹시키려는 태도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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