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코디 홍종숙 테이블데코레이터
글 서희영 본지 기자
도자기 협찬 구선도방
2004년 갑신년이 밝았다. 음력새해가 시작하는 첫날은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기도 하다. 설빔을 차려 입고 웃어른께 큰절로 새배를 올리고 따뜻한 음식과 한해의 기원이 담긴 덕담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날씨는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한 때이다. 우리 설풍경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음식이 아닌가 싶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살을 더 먹는 다는 말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은 하루동안 먹은 떡국수를 헤아려 보기도 한다. 어머니들은 세끼 외에도 다과며 간식을 내느라 분주하고 지방에 따라 각기 다른 만두를 빚어 먹기도 한다. 만둣국 혹은 떡국으로 대표되는 설날 아침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보자.
이번 호에는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종숙씨가 제안하는 정월 상차림을 소개한다. 홍종숙씨가 제안하는 정월 상차림은 우리민족의 색인 오방색(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흰색)을 응용해 차린 소망과 기원이 담긴 상차림이다. 전통적으로 음향오행사상을 중시한 우리민족은 동, 서, 남, 북, 중앙의 다섯 방향에 각각 다른 색을 두어 각방향의 의미와 상징을 색채의 개념과 일치시켰다. 이는 또한 우리 몸의 오장을 의미하기도 하고 흙, 불, 나무, 물, 금속을 뜻하기도 한다.
홍종숙씨는 도예를 전공하며 음식에 관심을 갖게 돼 각종 조리사 자격 및 테이블코디네이터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테이블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다. 이번에 도자기와 촬영장소를 협찬해 준 구선도방 김용윤 도예가는 77년 홍익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하고 한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후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산업대학교 도예학과와 서울대학교 공예과 강사로 출강 중이다.
설날 4인상차림
흰테이블보 위에 검은 매트를 깔고 빗살무늬를 넣은 분청사발로 4인상을 차려 보았다. 도예가 김용윤씨의 질박한 그릇에 다섯가지 색의 냅킨으로 오방색이 가진 건강에 대한 기원과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덕목을 담 한해의 소망을 빌어본다. 여기에 대나무통에 담은 눈속에서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와 국화를 이용한 센터피스로 전통적인 느낌을 한층 더했다. 누빔으로 두툼한 테이블보는 한층 따뜻한 느낌을 주고 오방색의 원색에서 한톤 가라앉은 비단냅킨과 냅킨 홀더에 복주머니를 달아 마무리했다.
만둣국 차림
오방색 비단 띠를 두른 테이블위에 큼직한 만두가 먹음직스럽게 담겨있다. 치자를 우린 물로 반죽해 노란색을 띠는 만두위에 다섯가지 색의 고명을 얹었다. 오방색중 노란색은 흙을 의미한다. 노란 만두는 흙으로 작업하는 도예가들이 더욱 분발하는 한해, 도예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후식상 차림
떡과 식혜를 곁들인 후식상은 황토물을 들인 테이블보 위에 분청접시와 화병, 식혜를 이용한 상차림으로 색색의 떡과 식혜를 냈다.
테이블데코레이터 약력
서울산업대학교 도예학과, 동 대학원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테이블데코레이션과정 수료
전, LG백화점 문화센타 ‘테이블 데코레이션’ 강사
현, 대불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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