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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숙 _ 경민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
  • 편집부
  • 등록 2004-04-22 21: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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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음 꽃향기 글+사진 유남숙 _ 경민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 지난해 12월 가진 세 번째 개인전 ‘흙내음 꽃향기전’ 팜플렛을 발송한 후 맨 먼저 시인 허영자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두 가지를 열심히 하더니 이제야 결실을 보았다고, 점입가경이라는 선생님의 과찬의 말씀은 두 가지 작업-꽃작업과 흙작업-을 해오면서 늘 회의 속에 서성였던 제자에게 주신 격려와 위로의 말씀이셨다. 허선생님은 나의 중학교시절과 대학 시절 은사이다. 그간 작업을 해오면서 한우물이나 팔 것을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으로 불안했고 불만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번째 전시를 계기로 화기라는 화두를 붙잡고 늘 안절부절이었던 나의 작업방향은 확고해졌다. 고교시절 교사가 되기 위한 첫 대학 입시와 미술대학 진학을 실패한 후 당시의 새로운 분야인 꽃꽂이에 입문하게 됐다. 이후 꽃과 필수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화기를 제작해 완벽한 꽃예술 작품을 창작하고 싶은 열망으로 만학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열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이후 예술과 학문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해져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폭넓은 작품세계를 갖고 싶어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있었던지 확고한 조형세계를 갖고 계신 한길홍 교수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교수님께서도 나의 열성을 받아들여 작업지도를 허락하셨다. 1989년 첫 개인전의 작품들은 순수 조형적인 도자조각이었다. 그 당시 도예가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도예관에서 벗어나 자신의 체험과 행위를 작품에 표현하는 순수조형적 성향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가던 때였으며, 나 또한 그런 그룹에 속하였다. 힘과 운동감이라는 관념적 언어를 작품에 도입시켜 형태 속에 내재되어 있는 힘이 고조되면서 다른 형태로 변화해 나간 흔적을 기하학적인 형태와 변형된 사선으로 구체화시켜 표현한 ‘힘의 궤적’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두 번째 개인전 또한 그동안의 직선적인 기하형태에서 반원형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변화처리된, 역동적이고 긴장감있는 시각효과를 주기 위하여 사선의 기하학적 구조면과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로 대비 극대화시킨 ‘힘의 궤적’ 시리즈물이다. 그 당시 꽃꽂이계도 오브제에 꽃을 장식하는 조형성을 살린 추상적 꽃꽂이가 서서히 시작되던 때였고, 또한 도조의 매력에 빠져 도예입문 당시의 화기제작이라는 목표를 잊은 채 별 저항 없이 순수 조형적인 도자작품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늘 화기제작에 대한 열망이 응어리져 있었다. 도예에 입문한지 20년, 꽃에 입문한지 30년이 되는 해인 2003년 내 삶과 작품에 있어 한 매듭을 짓고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해왔던 스케치를 바탕으로 화기제작에 몰입했다. 세 번째 개인전 작품들은 돌의 형태에서 용기로서의 이미지를 추출했으며, 도예의 형태를 과장시키거나 그대로 차용하기도 했다. 또한 돌표면의 질감에서 느껴지는 모습을 이미지화해보기도 하며 형태를 살리기 위해서 물레작업과 석고작업을 결합시켜본다던가 석고작업틀에 떠내 판작업과 핀칭기법을 결합시켜 방법의 다양성, 형태의 다양성을 주었다. 꽃작업을 해오면서 화기를 많이 접해보았기에 느낄 수 있었던 형태와 기능적인 문제점 그리고 운반하며 느꼈던 불편함 그리고 표면색채 등을 조금이라도 개선시켜보고자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보조적인 설치나 기구 없이도 꽃을 꽂을 수 있는 화기나, 화기가 커서 물을 갈아줄 때 또는 이동시에 불편함을 덜도록 이중화기를 제작하여 기능성과 장식성을 주는 화기를 실험적으로 선보였다. 표면처리는 꽃이 돋보일 수 있는 검정과 흰색 위주에 약간의 색유를 가미하였다. 최근 꽃작가들과 도예작가들과의 조인트전시회가 있긴 했으나 도예전 겸 꽃꽂이전과같은 개인전은 아마 처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이제 화기 작품으로 조심스레 한걸음 내딛은 시점에서 나의 바램은 더욱 폭넓게 화기에 대해 연구하여 한송이꽃을 꽂더라도 별 테크닉 없이 화기와 꽃이 조화될 수 있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화기와 최근 환경오염의 문제로 대두되는 꽃꽂이 보조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꽃을 꽂을 수 있는 그런 기능성과 조형성을 겸비한 화기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작품의 모습들이 아직도 미완의 상태로 혼자 버텨가고 있는 나의 모습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픈 마음의 발로가 무의식중에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이제 어려운 가운데 지금껏 두가지를 병행해온 보람을 조금씩 느끼며 가슴 한구석이 뿌듯함을 느낀다. 여고시절 은사님이신 수녀님께서는 지난해 개인전에 다섯차례나 전시장을 찾으셨다. 그 모습을 뵈면서 감사함은 물론 존경심과 함께 스스로 반성하고 자문하게 됐다. 과연 내 제자의 전시장을 나도 그렇게 방문할 수 있는지. 도예가, 꽃작가, 교육자 어느것하나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일, 나의 천직이라 생각한다. 이 세가지를 잘 접목시켜 좋은 작품은 물론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작업할 수 있는 그날을 희망하며 흙내음 꽃향기에 나의 빛깔과 향기를 더하고 싶다. 작가약력 성신여대예술대학 공예과졸업 동 대학원 공예학과(도예전공)졸업 Southern California School of Floral Design 수료 개인전 3회(청남미술관, 세종갤러리) 한국현대도예30년전(국립현대미술관) 현, 경민대학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 (사)국제원예화훼디자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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