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河均 이학박사 / 한국화학연구원 형광물질연구팀
鄭耿熱 공학박사 / 한국화학연구원 형광물질연구팀
1. 서론
이제까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왔던 브라운관 방식의 CRT(Cathode Ray Tube)가 기술의 디지털화, 소비의 고급화로 점차 평판디스플레이(FPD, Flat Panel Display)로 대체되고 있다. 얇고 가벼우면서 대형화가 가능한 FPD가 CRT의 장점인 화질 및 가격 면에서도 근접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FPD로 박막 액정디스플레이(TFT-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Plasma Display Panel),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Field Emission Display) 등이 있다.
PDP는 그림 1과 같이 두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있는 격벽(Barrier rib)에 적색(R), 녹색(G) 및 청색(B) 형광체를 도포하고 격벽간의 셀을 구성한 후 Ne과 Xe의 페닝가스 방전시 방출되는 147nm 및 172nm 파장의 진공자외선(VUV, Vacuum UltraViolet)을 이용하여 형광체를 발광시켜 천연색을 구현하는 표시장치이다. 발광형 디스플레이에서 천연색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재료가 형광체이다. 기본적으로 형광체는 모체와 활성제로 구성된다. 활성제는 전이금속 또는 희토류금속 양이온으로 실제로 발광하는 발광중심 역할을 하며 형광체의 발광색을 결정하게 된다. 모체는 진공자외선 영역의 강한 빛에너지를 잘 흡수하여 활성제로 에너지를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형광체는 PDP 작동시 발생하는 열에 의한 발광강도 감소가 적어야 하고, 패널 제작시 열처리 공정에 의한 효율 저하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이러한 PDP용 형광체의 종류와 발광특성, 제조방법, 해결과제 및 국내의 연구현황 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 PDP 형광체의 종류와 문제점
청색형광체 : 현재 PDP용 RGB 형광체 중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청색형광체이다. 우수한 청색형광체의 개발이 PDP의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상용 형광체의 화학 조성은 BaMgAl10O17:Eu2+(통상 ‘BAM’이라고 칭함)로 휘도향상 및 열화, 수명특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색형광체는 발광중심으로 작용하는 Eu 원소가 모체 내에서 +2가의 산화상태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환원분위기에서 열처리된다. 그런데 BAM 형광체는 패널의 제조 과정에서 가해지는 고온의 열처리에 의해 휘도 감소가 일어나고 색좌표의 이동이 발생하는 열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BAM 형광체는 여기원인 진공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됨에 따라 형광체의 표면 손상이 유발되어 발광강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법으로 형광체 자체 특성을 개선시키는 방법과 패널의 제조공정을 변화시켜 개선시키려는 두 가지 방향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 형광체는 유기 바인더와 함께 페이스트화되어 스크린프린팅 방식을 이용하여 격벽 내에 도포되고 열분해를 통해 바인더 성분을 제거함으로써 격벽 내에 막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페이스트의 열분해 과정을 보다 저온에서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형광막 형성공정에 동반되는 BAM 청색형광체의 열화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 또한 PDP의 전면과 후면 기판을 접하는 봉착공정, 패널 내부 구조물에 흡착되어 있는 불순물 가스를 제거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고온 진공 배기공정 등을 개선하여 열화 특성을 제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편에서는 청색 형광재료 자체의 특성을 변화시켜 열화 특성을 개선시키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BAM 형광체의 열화는 형광체 모체에 존재하는 활성제인 Eu이 +2가의 산화상태에서 열처리 공정을 거치면서 +3가로 전환되는 것, 결정구조의 변화 및 수분의 침투에 의한 활성제의 산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BAM 조성의 최적화, 즉 Ba/Al 비의 변화, Eu 농도의 변화, Ba 및 Mg의 일부를 Sr으로 치환시키는 것 등이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열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조성의 청색형광체를 찾으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CaMgSi2O6:Eu 형광체는 발광 휘도에 있어서는 아직 BAM에 이르지 못하지만 열화 특성이 우수하여 향후 후보물질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형광체는 장시간의 진공자외선 조사에 대한 내성도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녹색형광체 : 현재 PDP용 녹색형광체로 사용되고 있는 물질은 Zn2SiO4:Mn이다. PDP용 형광체를 선정함에 있어 밝기 및 우수한 열화특성 뿐만 아니라 잔광시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화면상으로 인간의 눈이 인지하는데 무리가 없는 잔광시간은 1~5 m/sec이다. 만약 0.1msec 이하로 내려가면 화면상에 점멸 효과가 생기며 반대로 10msec 이상으로 길면 잔상이 남는 문제가 있다. Zn2SiO4:Mn은 진공자외선 여기 하에서 높은 발광 휘도를 나타내지만 잔광시간이 길고 방전 전압이 높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YBO3:Tb과 BaAl12O19:Mn 형광체를 일부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Zn2SiO4:Mn에서 Mn농도를 최적화하고, Ba, Gd 등을 추가로 도핑하여 잔광시간을 개선시킨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발광 휘도가 낮고 방전전압이 높다는 문제점이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이유로 높은 발광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YBO3:Tb 형광체를 개발하여 Zn2SiO4:Mn 형광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적색형광체 : 대표적인 PDP용 적색형광체는 (Y,Gd)BO3:Eu이다. 이 형광체는 진공자외선 여기 하에서 높은 발광강도를 나타내지만 색좌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색좌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적색형광체의 개발이 연구의 중요한 이슈로 남아있다. 현재 이 형광체의 색좌표를 조절하기 위해서 Y2O3:Eu 적색형광체를 일부 첨가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편, 적색형광체에 대한 후보물질을 탐색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으나 아직까지 (Y,Gd)BO3:Eu 형광체를 대체할만한 재료는 발표되지 않은 실정이다.
3. 형광체의 제조방법
형광체 합성기술은 크게 고상법, 액상법, 기상법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상용 형광체의 대부분은 고상반응에 의해 제조된 것들이다. 모체 및 활성제를 구성하는 고순도 원료를 융제와 함께 혼합하여 고온에서 소성, 분쇄과정을 반복하여 제조된다. 액상법은 원료 물질을 분자단위 수준에서 균일하게 혼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온에서 원하는 결정의 미세 분말 제조가 가능하며, 또한 도핑 물질의 균일한 분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액상 제조방법에는 공침법, 균일침전법, 마이크로에멀젼법, 착체중합법, 솔-겔법, 수열합성법 등이 있다. 기상법의 하나인 분무열분해법은 원료물질들을 용매에 녹여 분무용액을 제조하고 이를 액적 발생 장치를 이용하여 미세한 액적으로 분무시켜 고온의 전기로 내부에서 건조, 열분해, 결정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액적으로부터 하나의 분말 입자를 제조하는 방법이다. 그림 2는 분무열분해법에서 형광체 분말이 제조되어지는 모식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 방법에서도 용액 상태에서 구성물질들의 균일한 혼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핑물질이 함유된 다성분계 형광체의 제조가 용이하다.
청색형광체 : 고상법을 이용하여 청색형광체인 BAM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륨, 마그네슘, 알루미늄 및 유로피움 산화물을 볼밀링에 의해 균일하게 혼합한 다음 환원분위기 하에서 열처리하여 최종 형광체 분말을 얻게 된다. 순수한 BAM상을 얻기 위해서는 160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기 때문에 AlF3와 같은 융제의 첨가하여 소성온도를 1400℃ 정도로 낮출 수 있다. 이러한 고상법으로 제조된 BAM 형광체 입자는 육각판상 형태를 갖는다. 이와 다르게 고상반응으로 비교적 구형에 가까운 청색형광체를 제조하는 방법이 보고되었다. BAM 구성물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루미나를 구형의 전구체로 사용하게 되면 구형에 가까운 형상의 BAM 입자가 제조된다. 또한 구형 알루미나의 입자크기를 조절하여 제조되는 구형 BAM 분말의 크기도 조절이 가능하다.
최근에 기상법에 의한 BAM계 구형 형광체 합성기술이 개발되었다. 분무용액으로 청색형광체 조성 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루미늄 성분을 무기 고분자 형태로 제조하여 분무열분해공정에 적용하여 얻은 분말은 치밀한 완벽한 구형 입자를 유지하게 된다(그림 3). 이러한 기상법으로 제조된 구형 형광체의 발광특성은 현재 상용제품에 버금가는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
녹색형광체 : Zn2SiO4:Mn 녹색형광체의 제조에는 고상법, 액상법, 기상법 모두가 적용되고 있다. 고상법에서는 ZnO, SiO2, MnCO3 분말을 원료로 하여 NH4Cl이나 NH4F와 같은 융제를 첨가하여 1300℃ 정도의 공기분위기에서 열처리하고 900℃ 근방에서 환원시켜 최종적으로 Zn2SiO4:Mn 분말을 얻게 된다. 따라서 고상법에서는 원료분말의 순도, 입도, 소성 및 환원온도 및 시간 등이 형광체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구형화라는 측면에서 액상법과 분무열분해 공정을 이용한 Zn2SiO4:Mn 합성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액상법에서는 먼저 실리카를 가수분해에 의해 구형 입자로 제어하고 이를 아연 및 망간 성분들과 함께 균일침전시켜 열처리함으로써 구형형광체로 제조되었다. 한편, 기상법으로는 실리카의 원료로 흄드 실리카와 TEOS를 분무용액으로 사용하는 분무열분해 공정으로 구형의 Zn2SiO4:Mn 분말이 제조되었다. BaAl12O19:Mn 녹색형광체의 경우에는 BAM 청색형광체 합성기술과 유사한 방식에 의해 구형이면서 높은 휘도를 나타내는 분말이 제조될 수 있다.
적색형광체 : 고상법을 이용한 (Y,Gd)BO3:Eu 합성은 먼저 이트리움, 가돌리늄, 유로피움 및 붕소 산화물 원료들을 균일하게 혼합한 후 1000~1200℃의 온도 범위에서 소성하여 제조하게 된다. 청색과 녹색과는 달리 (Y,Gd)BO3:Eu 형광체는 모체를 구성하는 붕소 성분 때문에 입자크기나 형상제어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액상법이나 기상법에 있어서도 구형의 전구체를 만들더라도 최종 열처리과정에서 구형의 깨질 뿐만 아니라 응집도 많이 일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완벽한 구형을 가지는 붕소 산화물계 적색형광체 합성기술은 전무한 상태이다. 액상법으로 구형의 실리카 입자와 형광체 성분을 침전시켜 전구체를 만들고 이를 열처리하여 구형의 Y,Gd)BO3:Eu 분말이 제조되었다. 그렇지만 이 형광체는 휘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분무열분해법으로도 분무용액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구형에 가까운 형상을 갖는 적색형광체가 제조되었다.
4. 형광체 기술의 발전 방향
현재 PDP는 저전력화, 고휘도화 고정세화, 장수명화가 요구되고 있는데, 고휘도화, 고정세화, 장수명화를 위한 필수적인 핵심소재가 형광체 재료이다. PDP의 고정세화 및 고효율화의 일환으로 PDP를 구성하는 단위셀의 구조나 크기를 변화시킴으로서 조절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PDP에 있어서 셀구조는 방전 특성에 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형광체의 도포면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PDP의 추구 방향이 HDTV에 있으므로 고정세화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위면적당 구성 셀 수가 증가하고 각 단위 셀의 크기는 작아지게 된다. 하지만 고정세화는 소비전력의 증가 및 플라즈마 하전입자의 확산손실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한 고정세화와 더불어 고휘도화가 필수적이다. 작아진 단위 셀에 형성된 형광체로부터 나오는 빛의 세기를 기존의 큰 셀과 같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형광체의 효율이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
PDP의 고정세화 및 고효율화를 위한 셀구조 및 크기 변화는 형광막의 형성기술의 변화를 가져온다. 기존의 PDP 셀의 구조는 stripe 형태로 스크린프린팅에 의해 형광체를 도포하였다. 그러나 스크린 인쇄기법은 stripe 셀구조가 아닌 closed 셀구조(예, SDR(Seg
mented electrode in Delta color arrayed Rectangu
lar subpixel) 구조)에서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SDR과 같은 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형광체 및 전극 인쇄기법이 요구된다. 그 예로, 노즐을 이용하여 미세 형광체 잉크를 각 closed 셀 내로 분배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셀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형광막 형성기술은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어 이에 대응하여 형광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고정세 및 고효율 PDP 셀 구조에 적합한 형광막 형성기술의 변화는 형광체 및 페이스트의 특성 변화도 요구한다. 즉 노즐 분배(nozzle dispensing) 방식은 형광체 페이스트를 미세 노즐을 통해서 각 단위셀에 도포하게 되는데, 미세 노즐을 통해 형광체가 PDP 격벽에 도포될 경우 미세한 크기, 좁은 크기분포를 가지면서 구형인 형광체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구형의 입자로 미세 노즐에 적합한 페이스트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상용화된 형광체 입자는 수 마이크론 크기로 불규칙적인 형태를 지니고, 페이스트 또한 높은 점성을 지니기 때문에 노즐을 통한 dispensing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격벽구조 및 형광막 형성 시스템에 부적합하다. 따라서 미세크기(1㎛ 이하)로 구형을 가지면서 높은 발광을 가지는 형광체 합성 및 페이스트 개발은 PDP의 고휘도, 고효율화 및 고정세화에 필수적이라 하겠다.
5. 국산화 동향
현재 선진국 대다수에서 형광체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PDP용 고품질 형광체는 주로 일본, 미국, 독일 연구 및 양산되고 있고,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는 대부분은 일본 제품들이다. 세계적 형광체 전문 생산 기업으로는 일본의 화성옵토닉스(Kasei Optonix), 일아화학공업(Nichia Corporation)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램프용 형광체로부터 CRT, PDP 및 X-ray 형광체 등 다양한 고성능 형광체를 생산하고 있다. 일부 국산화된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나 시장 점유율 면에서 미비한 실정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의 형광체 연구는 CRT용, 삼파장용 형광체에 집중되어 있었다. 국내 PDP 업체의 생산능력 및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지만 PDP용 형광체 기술은 아직 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쳐진 상태이다.
국내의 형광체 연구는 주로 LCD 백라트용, PDP 및 FED용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상당한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 일부의 PDP용 형광체가 국산화되었으나 시장 점유율 면에서 아직 일본 제품을 능가하지 못한 실정이다. 국내 기업 중 삼성SDI와 LG화학은 형광체 전반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가지고 고품질의 형광체를 양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갖추고 있고,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KAIST,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 고려대 등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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