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7 - 2004.5.16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
글+사진 김태완 _ 본지 기자
Seoul Fine Art Festival
2004한국미술열흘장
최근 미술관련 세계적 비엔날레나 아트페어에서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큰 관심과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 뿐이다. 정부나 기업의 뒷받침을 받기 어려운 우리 미술계는 각계약진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한계에 부딪힌다. 작품이 유통되지 않는 현실에서 많은 작가들은 생업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자연히 순수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기가 어렵다. 당장 돈되는 전시만 기획하는 화랑들, 알량한 서구미술의 모작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매스컴, 객관적 잣대가 없는 비평들 그래서 작가들은 더 힘들고 외롭다. 극심한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개최된 ‘SFAF-한국미술열흘장’을 찾아보았다. 특히 이 행사에는 도예계에서 활동중인 전업작가와 대학교수 등 9명도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Seoul Fine Art Festival(SFAF) - 2004한국미술열흘장’이 지난 5월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대중과 함께하는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아트컴퍼니 미술시대’ 주최로 열렸다. 행사는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구성됐으며 현대미술작가 총 100여명이 참여해 다양한 전시주제에 맞는 작품을 선보였다.
본전시로 열린 ‘한국현대미술가 55인 초대개인전’은 미술평론가 10인(유재길 이주헌 신항섭 박영택 고충환 오세권 김영호 김종근 신정아 윤태건)이 선정한 회화 사진 공예 등 현대미술작가들이 각기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에 최근작을 선보인 전시였다. 참여작가 중에는 유학파 신진도예가 이하린(32)씨가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그는 뉴욕주립대와 알프레드요업대를 졸업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강렬한 인상의 두상을 백토로 성형한후 차이나페인트로 장식하고 투명유로 시유한 작품 10여점을 선보였다.
특별전은 박경순 이영학 곽태영 심지수 심연보 5명의 도예가 참여한 ‘현대도예가 현장전’을 비롯해 18세기와 20세기 엔틱목가구와 공예작품을 선보인 ‘미국·유럽앤틱미술전’, 한국대중예술계의 대표적 인물을 회화 조각 사진으로 조형해본 ‘이 시대의 초상전’, 아프리카와 베트남 작가의 작품 30점을 선보인 ‘아프리카·베트남 현대미술전’, 회화 사진 조각으로 표현된 에로티시즘전 ‘에로티시즘, 그 미학의 언어’, 자연 인간 사랑을 테마로 한 중견 작가 50인의 ‘테마로 보는 한국미술전’, 도예 섬유 금속 유리 등의 생활공예작품을 선보인 ‘생활 속의 공예전’, 해외 활동 중인 한국출신 작가 ‘벤센트 고 특별전’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는 이전의 현대미술전과는 달리 공예부문 중 특히 도예작가들이 대거 참여, 다양한 도자소품형식의 작품을 출품해 큰 관심을 모았다. ‘현대도예가 현장전’에 참여한 작가 중 박경순(국민대 교수)은 자연을 주제로 한 파스텔톤 도벽과 실내인테리어용 도조작품을 선보였으며, 이영학(상명대 교수)은 생성을 주제로 한 청동색 도조작품을, 곽태영(건국대 교수)은 문자와 문양 배열이 독특한 도판과 기(器) 작품을, 심연보는 나무를 주제로 한 도판과 세련된 도자테이블세팅을, 심지수는 자연을 주제로 한 모던한 디자인의 주전자와 접시, 컵 등을 선보였다.
또한 ‘생활 속의 공예전’에 참여한 도예가 김성연은 손과 주전자를 주제로 한 전사·캐스팅 작품을 김규태는 전통도자기를 현대화한 생활도자 작품을, 이인숙은 자연물을 파스텔톤 캐스팅으로 표현한 도자소품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운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제 미술인들의 집안잔치로만 끝나는 구태의연한 미술행사는 한계에 다달았다. 미술에 관심 있는 인구가 전 국민의 0.5%도 안되는 문화의 후진 상황 속에서 새롭고 재미있고 유익한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이 기획 의도였다. 이 행사가 일반대중을 미술시장에 끌어들이고자 한 것과 우리미술의 현재를 점검하고자 열린 전시로 침체의 늪에 빠진 미술시장을 회생시키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태완 기자 antho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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