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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 조기정 선생
  • 편집부
  • 등록 2004-06-18 11:44:18
  • 수정 2016-04-07 0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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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고현 조기정 선생 고려 비색으로 일컬어지는 청자는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기술의 단절로 인해 그 신비의 제작법을 재현에 내기가 어렵다. 특히 12세기 무렵 최고 전성기였던 비색 중의 비색 순청자는 현대과학으로도 재현의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누구의 손질도 거부하듯 베일에 가려진 신비의 고려청자 계승을 위해 40여년간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전통도예가 고현 조기정. 고희를 앞둔 선생이 청자에 바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연산동의 ‘고현도요’를 찾았다. 안녕하십니까, 건강하신지요? 40년 도공생활로 얻은 병 빨리 회복해야지 “8년 전부터 앓아온 심장병 때문에 힘들어. 요즘은 흙에 손대지 않고 쉬고 있어 그나마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아 다행이지. 지난 8년간 병치레 때문에 고생이 많았어. 내 병은 40년간 청자에 빠져 실험과 연구를 반복하면서 생겼어. 이론을 현실화하기 위해 겪었던 많은 일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힘들고 어려웠지. 그래도 아침잠이 많은 오래된 버릇이 아직 고쳐지지 않는 걸 보니 아직 늙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 허허!” 도예가로서의 일생을 회고하신다면? 신념 갖고 빠져든 청자도공의 힘든 길, 이제 아들 도움 있어 든든해 “아직 아쉬움이 많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내가 부모님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더 뛰어난 도공이 되기 위해 몇 배로 노력했지. 처음 강진에서 고려청자 재현작업을 시작한 때만해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청자에 미친 사람이라고 했어. 60년과 70년대에는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그리고 여러 발굴팀과 도요지 발굴하며 세월을 보냈지. 그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남녹청자 도요지군(106기)을 처음 발견한 때였어. 그곳은 강진청자보다 제작연대가 더 빨랐고, 청자 제작기법상으로도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았거든. 80년, 90년대에는 그간 1천 여기 이상을 발굴한 도요지를 연구해 책과 논문으로 정리, 발표하며 세월을 보냈지. 이제 남은 것은 연구결과로 만든 책과 이곳 요장뿐이야. 당시 난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굳은 신념이 있었지. 물론 그 신념에는 희생도 뒤따랐고. 뜻을 같이하던 동지나 제자들이 하나, 둘 나를 떠나게 된 것이 가장 안타까워. 그나마 요즘은 유학을 떠났던 아들이 들어와 날 돕고 있어 그나마 힘이 된다네.” 도자기를 빚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흙을 연구해야 세계 유일의 도자기가 다시 탄생할 수 있어 “도자기는 ‘설힘’과 ‘불힘’만 깨달으면 돼. 흙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 그러면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도자기가 만들어지게 되는거야. 토질이 좋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자기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지역적 여건에 맞는 도자기를 굽고 있기 때문이야.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지역별로 차별화해 그릇을 제작하고 있지. 우리도 청자, 백자, 분청만을 제작하는 일괄성에서 벗어나 풍부한 원료, 적합한 기후, 뛰어난 재질 등을 바탕으로 지역에 맞는, 환경에 부합하는 도자기를 구워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해. 그래야 세계적으로 유일한 도자기를 다시 만들수 있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으신지요? 고를수 없어! 내 젊은 정열이 담긴 모든 도자기에 애착이 간다구 “내가 만든 모든 연구의 결과는 다 중요해. 그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만든 이 모든 도자기들에 다 애착이 가지. ‘동질계 칼슘철유’로 만든 이 작품들과 철로 그림을 그려 넣은 민예도자기 작품, 자연 친화적인 황칠을 통해 만든 화금청자(畵金靑磁), 맥반석 원료를 초미립분체로 만들어 유약에 배합해 만든 원적외선 방사도자기 등이 모두 중요해. 이것들은 옛 조상의 도요지를 찾아 하루 한끼 마른 호빵을 양식 삼고 산중에서 낙엽을 벗 삼아 새우잠을 자며 찾은 고행의 결과지. 청자유약 원료인 듯한 것을 천신만고 끝에 찾아내 가져와 분석하고 연구하며 불을 때고 또 때는 수없는 반복 작업이 계속되던 어느날 보게된 푸스름한 빛. 그 빛은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비색이었어. 그래서 내 정열을 담고 있는 모든 작품에 애착이 가는 거야.” 한국 전통도예의 발전방향에 대해 한말씀? 무모한 용기와 인내로 지켜온 전통도예가 외면받는 것이 안타까워 “난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40여년째 걸어왔어. 이것이다 단정 짓기보다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마음으로 흙 속에 파묻혀 살아왔지. 자칫 사라져 버릴지 모를 고려청자의 선과 색을 재현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용기와 인내가 뒤따라야 했는지 이제 알 것 같네. 최근 현대도자에 대한 편중된 관심으로 전통도예발전이 외면 받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워. 지난해 강진에서 열린 청자문화제 세미나에서도 얘기했지만 전통도자를 더이상 퇴보하게 해선 안돼. 이젠 지방에서 묵묵히 오랫동안 활동해온 전통도예인들의 목소리도 들어줘야 한다구…” 앞으로 활동 계획은? 원적외선 방사도자기, 동질계 칼슘철유설은 내 오랜 숙원이야 “우선 건강이 좋아져야지. 건강이 더 좋아지면 원적외선 방사 도자기 를 더 연구할꺼라네. 생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천기석(약석으로 한방 내·외과 특효 치료제로 미네랄을 많이 용출)의 화학적 정량정석을 분석해본 결과 청자유약의 원료와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했거든. 청자유약의 원재료 중 90%까지 천기석 원료만으로 가공 대치한 결과 전통적인 청자유약의 비색을 유지시키면서 미래과학의 최첨단 소재로 대치 접목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지. 생체에 유익한 새로운 도자문화 영역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리고 얼마전 요장 내에 마련한 체험 학습장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도 계속할걸세. 마지막으로 가장 바라는 것은 내 오랜 숙원인 ‘청자의 동질계 칼슘철유설’을 더 늦기전에 도예계에서 정식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과 진심으로 나를 따르며 노력할 수 있는 이를 찾아 내 모든 연구의 결과를 전수해주고 싶은 것이라네.” 전라남도 광주 무형문화재 5호 고현 조기정 선생. 고도한 제작기능의 비법을 지키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의 열정은 영겁의 세월 속에 아직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김태완 기자 antho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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