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3 - 2004.11.9 통인화랑
다채색 그릇의 변주
글 이헌국 _ 호주 멜버른모나시대학교 교환교수
우리나라 도예계의 현 상황을 유추해 보면 여러 가지 견해 속에 다양한 전망을 예측할 수 있겠으나 비교적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오래된 도자문화사가 역사 속에서 변천과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아픔과 단절기를 맞기도 하였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이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많은 변화와 질적 향상은 있었으나 앞으로의 미래성이나 그 목표를 놓고 볼 때 상당히 혼돈스럽고 정체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번 <색·식기> 박필임도예전은 이러한 관심 속에서 감상자들의 견해는 대체로 ‘새롭다’, ‘아름답다’, ‘갖고 싶다’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는 이제껏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화려한 색조의 구현과 재구성된 문양이 적용된 자유주의적 사고의 결과인 것이다. 또한 전시작품 속에서 간과 할 수 없는 점은 공간표현의 독창성과 색채표현의 과감성을 주시할 수 있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 그 부분에서 박필임은 전통성의 세계화와 표현의 현대성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선조 이래로 이분화 된 사회구조 속에서 지배계층인 사대부가의 유교적인 생활규범과 지배자의 철학과 취향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도자문화의 색조와 표현기법은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전통도자와는 구별돼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세련되면서 안정된 감성이 반영되어 사용자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키는 문양과 색조를 박필임에게만 발견할 수 있는 독창적인 영역이라 하겠다. 기하학문양, 격자문양, 진달래와 코스모스꽃문양, 나비문양 등은 우리 전통문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을 단지 차용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독특한 현대적 미적 감각으로 표현하였다.
이렇듯 창의적인 문양과 색채의 변용이 생활도자와 접목되면서 우리의 식탁문화가 한결 윤택해짐은 물론, 최근 색채도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우리 도예계가 주목해야 할 전시회라 생각되며, 미래도자문화와 국제적인 흐름을 선도하는 디자인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의 도자작품세계는 이러한 방향에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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