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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용 <화火·화花·화畵>전
  • 편집부
  • 등록 2005-02-13 00: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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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0 - 2004.12.30 식물감각갤러리 놓아버리기 또는 지워버리기 간직하기 글 문순우 _ 화가·사진작가 화火·화花·화畵. 2004년 초겨울 이세용의 전시가 열린 파주 헤이리 식물감각갤러리는 세상 무엇에나 관계를 맺고자 하는 그의 순수한 영혼이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적어도 이세용은 내 방식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고통과 고독을 동반한 천형의 긴 터널이지만 일단 그곳을 벗어나면 기쁨은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아는 작가이다. 관계가 아니면 곧바로 거래로 탈바꿈해 버리는 작금의 시대에 자연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작품 세계를 열어가는 그에게 있어 자연은 그의 삶 자체요 종교이고 한 편의 동화이다. 그의 작품이 놓여있는 공간, 투명하리만치 명징한 청화 백자와 그림세계에서 그곳을 찾아오는 이들은 비어있는 그릇의 용적만큼 깨끗하고 맑은 행복을 담아가리라는 것, 즉, 행복이란 물질로 가득 찬 보석함이 아니라 자신의 비어있는 공간에 마음을 다져넣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필자가 그를 만난 것은 3년 전쯤이다. 테라코타를 하기 위해 찾아 갔던, 아직도 연탄불을 지피고 있는 소박한 그의 작업실에서 아련한 추억을 곱씹으며 담요를 덮고 지내며 기울였던 술잔, 나는 그의 존재가 수련 꽃과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 낮에는 꽃을 만개했다가도 해가지면 꽃송이를 접어 자신이 올라왔던 물밑으로 숨어있다 다음날 다시 올라와 꽃을 피우는 수련 꽃. 자신을 과시하고 이익과 명예를 위해서라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마다 않는 이들에게 그의 소박하고 절제된 삶이 경종이 되었으면… 그리고 그의 작품이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빚어져 진정한 화火·화花·화畵로 승화되길 빈다. - 작가의 변 “나는 꽃에게 한 번도 말을 건네 본 적이 없다. 꽃 또한 그런 나를 맨날 맹숭맹숭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있었을 뿐이었다. 그렇다. 관계란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관계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마치 키에르 케고르의 말처럼 관계는 관계되는 것이니까. 대상을 단순한 대상으로 보지 못하는 굴절된 망막 구조를 갖고 있는 내게 있어 이번 전시회는 또 다른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꽃보다는 그 주위에 존재하는 것들… 꾸물거리는 애벌레, 진드기, 사슴벌레, 메뚜기 같은 자연…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보았던 눈이 매울 듯이 타오르던 백일홍 꽃 더미 아래 언뜻 보이던 누이의 동강나버린 인형이나 동네 어귀 연꽃이 가듯하던 저수지에서 불쑥 튀어나오던 무자치같은 것들… 명쾌하고 싶으나 늘 명쾌하진 못한 시선이기 때문에 늘 내 시선 보다는 정리해서 갈무리한 것들만 보여 주다가 이번에 보이는 대로를 처음으로 도자기와 평면에 옮겨 놓았다. 처음으로 날 내보였다. 내가 꽃을 보듯이 그것들도 늘 나를 그렇게 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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