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30 - 2004.12.7 토마도갤러리
생성의 조형언어, 그 안의 세계
글 김지수 _ 토마도갤러리 실장
오늘날 현대도예의 영역은 무한히 넓어지고 있다. 그 영역은 공예적인 도자 개념의 것과 작가의 내면적 세계를 나타내고, 예술로서 다가서려는 표현의 자유영역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확장된 현대도예 안에 공예와 예술, 디자인 사이를 굳이 견주어 논할 것은 없다고 본다. 만드는 즐거움을 어떤 영역 속에 한정 시킬 필요도 없고, 그 어떤 사이에 있든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을 찾는 것, 순수를 찾아가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표현이며 예술적 가치와 정신적 위치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흔들림 없이 자신의 세계를 조형의 언어로써 말하고자 하는 작가. 조형성을 가지고 흙으로 만들어 미를 찾아내는데 즐거움을 느끼고 좋아하는 작가 김종문의 전시는 그의 정신적 위치와 조형미를 보여주려는 공간이었다.
작가는 조형이 개인의 암호이며 문자이고 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미적관점, 사회적 역사적 고찰, 내재된 정신문제, 재료, 표현법, 인생관 등을 부각시켜 예술의 본연적 사회성을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내적 질서의 표현인 자연의 율 생성을 관념적 시각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의미로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 김종문은 조형의 형태를 잡을 때 균형을 생각하여 긴 선으로 크게 보고 형태의 시각적 균형감을 생각한다. 이어 잡힌 형태를 세분화하고 장식을 넣어 형태와 큰 요소의 장식 흐름을 읽고 서로 상관적 관계에서 연결의 고리를 만들어준다. 형태와 균형, 흙의 질감 등…. 경험을 통해 찾아낸 기본적인 탄탄한 조형감각이 드러나는 형태, 세부적인 장식, 그에 어울리는 색채를 찾아내 조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파랑 노랑 붉은빛 등 작가만의 ‘암호 같은 문양과 장식은 무엇을 의미하고 나타낼까?’ 궁금증과 함께 시각적인 산뜻함을 느끼게 한다. 절제된 형태와 흙의 부드럽고 거친 느낌, 자신의 마음속에서 미를 찾아 만드는 작가의 즐거운 놀이. 그리고 저 너머의 세상을 함께 보여주는 듯한 힘을 내뿜는 작품. 그것에서 흙에 대한 가능성과 새로운 도전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생성의 조형언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듯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 그 너머의 세계를 찾아 우리에게 자연의 모습을, 아름다움을 어떠한 모습으로 전해주려고 하는지, 보다 넓은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아 찾아내야 할 것 같다.
이 같은 시각은 모든 현대도예의 순수 조형작품을 접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공예적 개념을 도자와 다른 양상으로 받아들인 순수 미술로서의 도자예술은 더 이상 우리에게 거부감이나 낯선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됐다. 이번 전시 역시 어렵게 다가서기 보다 대중과 가까이 현대조형작품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앞으로 순수조형도자 예술로서 작품위주의 전시형식위주에서 벗어나 좀 더 기획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표현인 형태적인 3차원의 공간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그 정신적 세계를 엿보려는 노력과 관심이 대중과 함께 그리고 순수 예술로서 미를 찾아 걸어가고자 하는 작가의 발전으로 이뤄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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