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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재混在 속의 내재율內在律 엘리나 브란트 한센Elina Brandt Hansen의 프렉탈Fractal Plate시리즈
  • 편집부
  • 등록 2005-02-13 0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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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홍성희 _ (재)세계도자기엑스포 도자연구팀 연구원 우리들은 어느덧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그릇을 보면 그릇의 아름다움보다 안에 무엇을 담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러나 이 증상은 어느덧 우리가 서양의 공간개념에 물들어 있다는 증거다. 미술의 가장 큰 개념은 공간이다. 이 개념은 2차원을 넘어 나아가 우주를 끌어안는 개념이다.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채움’에 충실한 아이템이 바로 ‘캔버스’다. 밑바탕이 보이지 않도록 여러 번 겹쳐 칠해 두터운 마티에르를 강조하는 서양미술에 비해 동양미술은 ‘그대로 놓아둠’ 즉, 버림의 미학에-충실함으로써 ‘비움의 욕구’를 이행한다. 그렇다면 도예에 있어 공간개념은 무엇일까? 그릇은 오랫동안 많은 도예가들이 비움과 채움을 공존케 하는 가장 대표적인 오브제다. 도예가 만큼 공간에 대하여 이해하고 있는 예술가는 없다. 한 손은 안을 한 손은 밖을 의지한 채 흙을 아래에서 위로 혹은 중심에서 밖으로 끌어올리는 도예가들은 흙을 만지는 그 순간 공간을 두 팔과 두 손에 안을 수밖에 없다. 도예가들은 이 공간개념을 그릇 오브제 안에 고스란히 담아왔다. 그 중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도예가 엘리나 브란트 한센(1955~)은 접시형태의 도자기를 캔버스로 인식하고 작가의 의식을 담는 지적공간으로서 전환하여 현대도예의 미감을 구현하고 있다. ‘그릇’에 반反하다 그릇의 색과 모양은 음식을 담고 그것을 섭취하는데 장애가 없어야 한다. 특히나 손과 손 위로 거대한 서빙접시가 돌아가는 서양의 식사관습에는 더욱 전통적 기준에 합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그릇은 전통적 관념의 그릇으로 활용되기에 너무나 많은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 결국 그녀의 그릇은 음식을 담는 기본개념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유연하고 단순한 곡선들로 가득찬 접시의 표면은 현란한 색채와 패턴들로도 모자라 저들끼리 얽히고설키며 표면 위에 또 다른 구조를 구축한다. 마치 뱀비늘을 연상시키는 작품의 디테일을 살펴보려면 가까이에 다가가서 높낮이에 따라 시간과 주의력을 가지고 살펴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겪다 보면 엘리나의 작품은 응시하는 눈의 즐거움에 최종적인 목표와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그녀가 추구하는 구체적인 미학적 태도는 무엇인가? 그녀는 극단적인 모더니스트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더니스트들은 형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는데 그녀의 매체-흙에 대한 강한 애착 역시 형태의 기본요소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여기에 해당된다. 그녀는 흙 뿐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기술, 유약, 패턴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단순하고 큰 형태 안에 복잡하고 작은 미묘한 패턴들이 모여 복합적인 패턴을 구축하는 새로운 조형양식을 선보였다. 그녀의 최근 작업은 부드러움과 딱딱함, 매트함과 반짝거림, 거침과 매끈함이 대조법으로 강조된다. 이 대조법은 복잡한 패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井자 모양으로 얽힌 튜브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 벌려놓은 듯한 「Organic Impression」(L:85cm, W:85cm, H:17cm, 2001년작)은 안쪽은 반짝거리지만 표면은 거칠고 매트 하다. 이러한 형태와 질감은 구조를 더욱 입체화 시킨다. 중앙의 노란 원형은 각 유니트들이 만드는 프렉탈 법칙(Fractal)을 슬며시 감추며 오브제의 중앙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결국 법칙을 따르면서도 법칙을 거스르는 이율배반이다. 집약된 노동으로 예술을 만들다 ‘순수미술만이 예술의 이상에 합당하다’라고 생각하던 순수미술지상주의자들이 공예가 너무나 노동집약적이라는 이유로 공예를 폄하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엘리나의 작업은 극히 노동집약적이고, 극히 작업자의 높은 성실도를 원한다는 점에서 공예미감에 가장 합당하다. 그녀의 접시들은 이미 회화나 판화-평면작업과 뚜렷이 구분되며 공예라는 아우라에 속하면서도 그들과 견주어 절대 하위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채 5mm도 안 되는 유니트들을 마치 한 땀 한 땀 천과 천 사이를 이어나가듯 커다란 패턴을 만든다. 결과와 생산성만을 중시하는 후기산업사회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녀 작업은 퇴출대상이다. 그렇다면 이 생산성 없는 과도한 노동집약적 산물을 굳이 만들어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예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그녀의 작업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요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극히 노동집약적인 이 작업은 뛰어난 예술성을 보장받기 위해 흙과 유약에 대한 탄탄한 기술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엘리나의 작업은 석기점토와 자기질점토가 섞여 있는데 자기질 점토(20%)가 석기점토(10%)보다 번조과정상 수축률이 높은 것은 물론이려니와 소결온도도 석기점토가 훨씬 높기 때문에 같은 유약을 시유한다할지라도 그 결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수축률이 다른 점토는 결합이 어렵다. 이러한 기술상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히 석기 점토층에 자기질 점토층을 얇게 말아 올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낸다. 그녀는 이 때 주로 수축률이 적은 석기점토를 코일링하여 그 위에 주방용 랩을 올려놓고 색깔별로 조합하여 패턴을 만든 자기질점토를 그 위에 올려 원하는 길이대로 잘라낸다. 이를 다시 직경 1cm 이상의 노끈에 감아 노끈의 유연한 성질을 이용하여 나선형 혹은 얽히고설킨 복잡한 형태의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엘리나는 소결온도가낮은 프리트Frit와 도기질점토를 석기질 점토와 함께 사용한다. 대부분 도예가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흙과 유약만을 고집하고 그것은 종종 구태의연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러나 엘리나는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재료의 개발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것은 작품이 변화하고 진보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녀는 최근 작업인 「Coral-Echo」 L:98cm, W:12cm, H:53cm, 2003년작>에서 절대 작은 느낌도 놓치지 않는다. 여전히 조합된 자기질 색소지를 사용하지만 예전에 전면에 등장하던 유니트들은 안으로 감춰지고 좀더 흙 느낌이 강해졌다. 한편에 걸려 있는 육각형 원반은 그녀 작품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녀가 쓰던 흙과 유약이 달라졌다. 그 동안 쓰이던 색소지의 화려함은 드문드문 찍혀진 노란 회오리 무늬로 절제되고 절제되었다. 복잡한 혼돈은 흐릿한 도자파스텔에 인한 드로잉의 자취만으로 어렴풋이 유추될 뿐이다. 이러한 작품 전면의 기하학적인 패턴들은 학창시절부터 과학잡지나 서적에 올려진 사진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엘리나는 1990년대 들어 자연스럽게 카오스chaos이론과 언제나 프렉탈fractal 부분이 전체를 닮는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과 소수小數차원을 특징으로 갖는다는 이론(칸토르집합, 코흐눈송이, 시어핀스키삼각형 등이 그 예이다)에 몰두하였고 이 두 이론은 여전히 그녀의 작업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준다. 그녀의 작업은 점과 면이 만나 작고 정밀한 유니트를 형성하고 그 유니트들은 다시 큰 유니트들을 형성한다. 결국, 작은 유니트들이 큰 유니트에 대하여 변증법적인 태도를 취하는 셈이다. 이러한 컨셉 때문인지 그녀의 작품제목에는 ‘프랙탈Fractal’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그녀의 프랙탈은 평면회화의 프랙탈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다른 크기와 색들 뿐 아니라 재료-유약의 반짝거림 그리고 매트함이 보다 옵티칼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그러나 이 질감과 형태 면에서 복잡 하기만한 프랙탈 이미지들도 결국 큰 형태의 영향을 받는다. 즉, 장식이 오브제(전체)에 지배 받는 기존 원리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 복잡한 작업과정 때문에 그녀가 만들어내는 작품은 일년에 10개 내외이다. 결국 그녀의 작업 목표는 대량생산을 통한 실용적이고 장식적인 기능추구가 아니라 조형적 도전에 있다고 확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훌륭한 예술의 전제조건 작가는 끊임없이 변모해야 하며 명확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엘리나의 작업은 예술적 노력과 넓이 면에서 분명한 의미가 있다. 해가 갈수록 변화하고 진보하는 엘리나의 아름다운 작업은 과거 전통(모자이크 문화)을 현대화하고 모든 기술과 편견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시에 진정한 공예에 합당한 현대도예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칠 줄 모르는 작가의 지속적인 변신은 항상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도예과 동 대학원 졸업 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현, 세계도자기엑스포 도자연구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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