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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가마의 시인 - 잭 트로이Jack Troy 워크샵
  • 편집부
  • 등록 2005-05-31 1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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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최석진 _ 도예가 올초 미국 버지니아의 아포메톡스에 위치한 도예스튜디오 컵 크릭 화운데이션Cub Creek Foundation에서 <장작가마번조의 스톤웨어와 포슬린>과 <소금 유약 도자기Salt Glazed Ceramics> 의 저자, 잭 트로이의 워크샵이 열렸다. 장작가마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교과서이기도 한 책들을 저술한 작가와의 만남을 고대하며 13시간 운전한 끝에 스튜디오에 도착할 수 있었다. 36년 동안 대학에서 도예를 가르치고 있으며 또한 틈틈이 써온 시집을 출판하기도 한 그는 일본 영국 호주 등 미국 내외에서 수많은 워크샵을 통해 가르쳐왔는데 이번이 그의 179번째 워크샵이었다. 그는 친구인 도예가 케빈 크로우Kevin Crow와 같이 9시 반쯤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밖은 살얼음이 얼 정도의 추운 날씨였지만 실내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맛있는 음식 냄새와 훌륭한 도예가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설레임으로 온기가 가득했다. 워크샵에는 버지니아 지역의 도예가들과 도예를 전공하는 학생 등 약 50여명이 참가하였다. 작가는 물레에 앉아 흙 한 덩이가 컵, 접시, 항아리들로 자유자재로 늘어나고 변형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불의 조화와 유약의 효과 그리고 자신의 삶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나갔다. 능숙한 경험가답게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그의 정열을 아낌없이 내뿜으며 시간을 능동적으로 이끌었으며 오래지 않아 참석자들은 그의 세계로 몰입하기 시작했다. “나는 작곡가가 아니라 연주가이다.” 스스로 창조자가 아니라 연주가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자신을 소개하였다. 작업 중간 알맞은 크기의 비대칭형 찻잔을 완성한 후에는 그가 쓴 한편의 시를 암송했다. 하나의 그릇이 얼마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가… 불길이 춤추어 만들어내는 표면 효과가 얼마나 생생한가…와 같은 감동을 참석자들에게 전해주었다. 다음은 필자와 작가가 워크숍 도중 나눈 대화를 간추린 내용이다. 작가는 우연히 도예를 접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한동안 고등학교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재직하였다. 동료 미술선생님이 도예작업을 했는데 그와의 대화를 좋아한 그는 재미삼아 함께 흙 작업을 해보았다. 그 후 켄트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1967년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주니아타Juniata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그때부터 도예 실기실에서 본격적으로 물레작업을 시작하였다. 많은 실수를 반복해서 했으며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책을 찾아 읽고 알프레드 섬머스쿨을 이수하기도 했다. 다음해 같은 대학에서 도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당시 소금 유약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소금을 집어넣었고 곧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알았으며 많은 부분을 실패로부터 배워나갔다. 그결과 1976년 <소금 유약 도자기>에 대한 책을 집필했다. 책을 쓴 이후 스스로 많은 것을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갑자기 소금 유약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무엇을 해야할 지 전혀 몰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때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1977년 프랑스 여행 중 벼룩시장 구석에서 물주전자(Jug. 전부분이 넓고 손잡이가 달린 주전자)를 발견했다. 주전자 표면에는 재가 녹아 달라 붙어있었는데, 신비한 표면의 효과에 그는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불이 어떻게 와서 어떤 무늬를 만드는지 지나간 여행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 주전자를 집에 가져와서 사진을 찍고 장작가마번조에 대한 연구를 했다. 곧 1978년 주니아타 대학에 한 칸짜리 장작가마를 지었다. 작은 가마는 쉽게 채워져서 번조를 여러 번 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그 당시의 모든 시간들은 불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간들이었다. 역시 실패를 거듭했다. 가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도자기 표면에 흐르는 불의 움직임과 그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예측할 수 없는 그 맛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불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스스로 더 발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가마 번조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웠고 이것은 내 영혼을 풍부하게 했다. 나는 당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내 운명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한다. 그는 책과 비디오 등 무엇이든 연구했고 특히 동양의 오래된 도자기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한번은 일본과 한국의 도예에 대해 공부하던 중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한국의 도예>라는 책을 찾은 기억도 있다고 한다. 불이 어떻게 표면에 영향을 미치는가. 불길이 어떻게 흐르는가 등을 관심있게 보았고 그것에서 스스로를 능력을 더욱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서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점토를 사용한다. “왜 여러 가지 흙을 사용하는가… 가마 안에는 여러 가지 지역 또는 구역이 있다. 각각의 형태와 흙에 따라 알맞은 위치가 있다. 모든 기물을 보고 어느 곳에 재임할 지 생각한다. 나는 가마의 위치에 따라 일어나는 서로 다른 효과에 항상 흥미를 느낀다. 큰 가마는 보다 더 많은 구역zone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물에 각이 많으면 불꽃을 더욱 춤추게 한다. 화염은 안쪽에서 더 춤을 춘다. 내 심장과 가깝다는 생각도 한다.” 작가는 가끔 그룹지도를 한다. 학생들은 작업할 때 여유나 감각보다 자신의 시각에서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2, 3개의 핸들이나 주전자의 주구를 만들게 한 후 마치 슈퍼마켓처럼 테이블에 죽 늘어놓게 한다. 그리고 학생들 각자에게 그 중에서 적당한 것을 선택해 사용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한다. 그는“간혹 선생님은 학생들을 통제한다. 이것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학생이나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영혼을 믿어야 한다. 네가 감동 받는 것을 믿어라.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의 영혼이 외치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라.”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재임할 때 같이 굽는 커다란 도자기들을 내화갑으로도 사용한다. 도자기 안에 작은 도자기를 넣어, 2개의 가마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약을 풀 때 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덜 풀린 원료들이 어떻게 기표면 효과를 내는가 하는것도 흥미롭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1980년 중반, 그에게 풀타임 교직을 제안하는 학교가 있었지만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했기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 파트타임으로 가르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작업을 하고 시를 쓴다. 그는 도자기를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에 매우 만족한다. 그것이 시간을 가치있게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자신의 오픈 스튜디오를 갖는다. 작가의 이웃들은 그의 작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작업의 중요한 소비자들이다. 음식을 만들어 나누기도 하고 날씨가 궂은 날은 텐트를 치기도 한다. 그는 자연광이 자신의 작품들을 가장 충실히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자신의 방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맘 속에 들어있는 도자기가 가장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심장과 가까운 것, 자신의 기억 일부가 될 수 있는 것, 아름다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좋은 도자기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이 어떤 것이다. 라는 공식은 없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것보다 혼이 담겨있는 도자기를 더 좋아한다. 음악을 많이 듣게 되면 후 내 영혼에 맞는 선율이 있듯이 내 혼에 맞닿아 있는 것이 좋은 도자기이다. 그것은 내가 속해있고 나와 같이 있는 것이다. 나는 장작가마에서 도전을, 작업 결과에 대해서는 충족된 만족감을 느낀다. 가마의 호흡을 느낀다. 불의 조화는 오케스트라 같다. 화염은 날개와 같다. 나는 흙이 스스로 유약과 불과 함께 연주하길 원한다. 번조에는 떡갈나무나 벚나무, 단풍나무와 같은 단단한 나무를 쓴다. 그러나 가마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재는 나무가 남긴 것이다. 에너지에 변형에 나는 그저 겸손해야 한다.” 워크샵이 열린 이틀에 걸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그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유약 데이터를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어떠한 조건에서 가장 좋은 색을 내는지 한참 설명했다. 특히 그가 가지고 온 작품들에 대해 가마 속에서 어떤 위치인가, 어떻게 재임을 하였나, 재가 어떻게 날라 왔는가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어느덧 기물 하나하나가 불이 연주한 음율로, 시적 정취로 다가왔고 곧 필자의 마음속에서도 반짝이는 화음을 들었다. 워크샵의 물레 성형을 응시하는 동안 그의 꾸밈없이 활짝 터트리는 듯 나지막한 웃음소리에서 진지함과 겸손함을 읽을 수 있었다. 잭 트로이Jack Troy MA 켄트주립대학 영문학 45회의 개인전, 170여회의 워크샵(일본, 영국, 뉴질랜드, 호주 미국) 시집 “Calling the Planet Home”2003 60여회의 기고(세라믹먼슬리, 세라믹 아트엔 퍼셉션, 스튜디오 포터 등) 저서 “salt-Glazed Ceramics”,”Woodfired Stoneware and Porcelain” 현, 미국 쥬니아타대학 조교수 필자약력 이화여자 대학교 졸업,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국내외 7회 버지니아 박물관 초청 작가 컵 크릭 화운데이션 레지던시 아티스트 이화여대,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강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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