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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의 조화와 다양한 변주
  • 편집부
  • 등록 2006-03-27 16: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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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조영국 <줄문상감 생활자기>전
2005.12.6 - 2006.1.3 갤러리 몬티첼로

 

음양의 조화와 다양한 변주

 

글 김진숙 _ 미술사, 갤러리몬티첼로 대표

조영국은 뼈 시리즈 작품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다. 동물 뼈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하얀 의자skeleton chair는 약육강식의 삶과 죽음을 상징하는 권력과 제물의 희생, 사회악과 부조리에 대한 경고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다. 1997년 영국 유학시절 런던 로고스 갤러리에서 가진 두번째 개인전부터 그의 뼈 시리즈 작품은 도예의 신표현주의로 주목받았다. 작업 과정의 난이도뿐만 아니라 작품에 담긴 메시지와 감상적 측면에서도 작가만의 고유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조영국은 2002년 4회 개인전에서부터 생활식기를 선보였는데 자신의 주제적 특성을 일상식기와 결합하여 해학적으로 풀어낸 독특한 생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로 200여개의 다양한 식기 디자인을 개발했고, 한국적 특성과 작가적 개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개성 있는 생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자조형작품과 생활식기의 경계를 넘어 작가의 작업 개념으로 연장시키고 있으며 다품종 생산 능력을 갖추어 경제적 기반도 스스로 다져 나가는 작가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조영국은 도예가들이 단순한 주문 생산방식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식생활문화의 유행을 선도해 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생활 문화의 유행과 대중의 기호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심화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개 현실감각이 약하고 자신의 작업세계에 빠져 이상향을 꿈꾸는 작가들에 비하면, 그는 생활과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작가다. 예술지상주의적 작가의 시선으로 본다면 일면 그는 진화된 작가의 모습일지 모르지만, 이미 현대미술의 서두에서부터 예술과 일상의 경계 허물기는 하나의 뚜렷한 표적이 되어 왔고, 점차 그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   
예고 없는 작가와의 즉석 인터뷰에서 그의 솔직한 근본적인 생각들을 읽을 수 있었다. 흙을 만지는 작가다운 정직한 현실 감각, 평소 자신의 주제에 몰입하고 있는 진지한 작가적 태도, 한국 도예계에 대한 나름의 정확한 분석과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조영국은 한국 도예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작가다. 그의 모습에서 이론이나 논리, 유행에 따르지 않고 실제 체험을 통해 체득한 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진리의 힘을 알고 실천해가는 작가의 면모가 보인다. 현학적이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농익은 세계를 심화시켜가며 농축된 자신만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그의 전시 작품들은 이러한 연장선에 있으며 분청을 기본으로 한 화장토의 상감과 박지문 기법으로 음양의 조화를 시도하고 있다. 새롭게 제작한 사각형 그릇들의 기본적인 형태 역시 안과 밖의 상관관계 개념으로 처리하면서 음양의 변주를 보여주고 있는데, 음양의 개념은 애초부터 시도된 것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면서 얻어진 결과이고, 전체적으로 흙의 느낌과 손맛을 잘 살려내고 현대적 조형미와 고풍스러운 멋을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개성있는 다양한 디자인과 적정한 가격선, 생산력까지 갖추어 더 이상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한 가지 염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반복되는 일상식기의 작업량으로 인해 작업의 주제적 심화에 장애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균형과 조화를 바탕으로 진일보 전진前進은 모든 작가들이 가고 싶은 정도正道겠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든 이들이 극복해야하는 외줄타기와도 같은 것일 게다.  한국 도예계의 중견작가로서 최선을 다하며 당당하게 걸어가는 그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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