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술(BT)과 세라믹스
MRI용 조영제의 연구개발 동향과 전망
정 영 근 공학박사 요업(세라믹)기술원 나노소재응용본부 책임연구원
1. 서론
가. MRI 조영제란
인체내부조직을 비관혈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조직생리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은 현대 진단의학 분야에서 X-ray, CT와 함께 질환 감별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MRI는 그 측정 원리상 넓은 임상응용 확장성과 조직의 병리학적 상태에 대한 높은 민감성과 기존 X-ray 관련 영상기기의 방사능 노출에 따른 위험이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그 임상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MRI 만으로는 영상의 선명도 및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인체조직 영상의 대비를 증가시키거나 병변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주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조영제이다.
나. MRI 조영제의 종류
MRI는 인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 성분 중 수소의 자기모멘트 성질을 이용하여 주변조직 상태에 따라 변화되는 물분자의 자기공명학적 성질과 그 농도를 반영하는 자기공명 신호크기의 공간적 분포를 영상화한 것이다. MRI 조영제의 종류는 영상이 나타나는 형태에 따라 T1 조영제(positive agent)와 T2 조영제(negative agent) 두 가지가 있다.
T1 조영제는 상자성 물질(paramagnetic materials)
인 Gd, Fe, Mn 등의 전이금속 이온이 있는데, 이들 이온을 chelating agent에 결합시켜 안정한 형태를 취하게 한 후, 몸속으로 투여한다. 양성 조영제인 T1 조영제는 조영제가 전달된 부분의 영상이 더 밝게 되어 주변 조직보다 뚜렷이 부각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T2 조영제는 초상자성 물질(superparamagnetic materials)인 나노 크기 입자 형태의 Fe3O4 또는 γ-Fe2O3 등의 철 산화물을 이용한다. 음성 조영제인 T2 조영제는 조영제가 전달된 부분의 영상이 더 검게 되어 주변의 조직과 구별이 되며, 특정 부위나 종양 등의 진단에 주로 이용이 된다.
2.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
가. 국외의 기술개발 동향
선진국에서 연구 개발되고 있는 MRI용 조영제는 상자성체 및 초상자성체 물질을 이용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상자성체를 이용한 조영제로는 Gd, Fe, Mn 등의 전이금속 이온을 이용한 것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 Gd을 이용한 조영제가 FDA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상자성의 중금속 이온들을 사용한 조영제는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가 비결합 상태가 되면 독성을 나타내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조영제로의 응용을 위한 연구의 초점은 안정한 상자성 이온 복합체를 만드는 것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가돌리늄-DTPA 복합체가 미국 FDA로부터 MRI 조영제로 최초로 승인을 받은 이후로, Gd3+에 대한 새로운 리간드를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왔고, 현재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돌리늄을 기본으로 하는 조영제로는 비이온성 유도체 Gd-DTPA-BMA, 이온성과 비이온성 마크로사이클릭 킬레이트 유도체 Gd-DOTA와 Gd-DO3A 등이 허가되었다. 현재 Gd-DTPA가 가장 우수한 조영제는 아니지만, 의사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많은 MRI 시설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있기 때문에 선택되어지고 있다.
초상자성 나노 입자를 이용한 조영제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초상자성 산화철(superparamagnetic iron oxide, SPIO)인 마그네타이트(Fe3O4) 나노입자를 기본으로 하는 콜로이드이다. SPIO 조영제는 나노 크기의 입자인 마그네타이트 코어와 이를 코팅하고 있는 덱스트란 또는 실록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자성체 조영제에 비하여 매우 효과적이며, 독성이 없으며 생체 안에서 빠르게 배출된다. 특히 이 조영제는 기관특이성(organ specific) 조영제, 조직특이성(tissue specific) 조영제 등 다양한 기능성 조영제로 사용하기 위하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관특이성 조영제는 인체의 특정부위의 질병을 진단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림프절에 전이된 콩알보다 작은 종양을 진단해 내는 MRI 조영제가 개발돼 미국 FDA의 가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미국 매사추세스종합병원과 하버드의대 방사선과의 무케쉬 해리싱해니 박사 등 연구팀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2003년 6월에 발표한 논문에서 산화철 나노입자 함유 조영제인 ‘콤비덱스´를 사용해 MRI를 실시한 결과, 전립선암 환자에서 크기가 최소 2mm인 림프절 전이도 검출했다고 밝혔다. 콤비덱스는 림프친화성 초상자성 나노 입자이며 간질, 림프액 수송에 의해 림프절에 접근하여 림프절의 정상 세포와만 결합한다. 림프절에 암이 전이되지 않았으며 림프절은 콤비덱스를 흡수해 MRI 스캔에 검게 나타나는데 비해, 림프절이 암세포를 함유하면 림프절은 콤비덱스를 흡수하지 않아 흰색으로 남는다. 콤비덱스 증강 MRI는 비증강 MRI로는 간과되었을 림프절 전이 환자를 모두 정확하게 진단해 냈다. 각 림프절에 대한 분석에서도 콤비덱스 증강 MRI는 재래식 MRI나 노모그램보다 민감도가 현저히 높은 결과를 얻었다.
조직특이성 조영제는 인체의 정상조직과 비정상조직을 판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연구로는 동맥경화의 원인인 혈관내피의 손상여부를 분별하는 새로운 기능의 조영제가 일본의 연구팀에 의하여 진행되었다. 일본 규슈대 공학연구원 카타야마 요시키 교수 등 연구팀은 혈관 손상부위에 달라붙는 유기화합물과 MRI 조영제를 결합시킨 새로운 진단법을 고안하고, 혈관내피 병변의 조기발견을 가능케 하는 예방법으로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팀은 우선 혈관내피의 손상부위에 쉽게 결합하는 화합물을 새롭게 합성했다. 어떤 종류의 색소는 보통의 세포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색소는 정상적인 혈관내피세포에는 결합하기 어렵고, 손상된 부위엔 보통의 세포와 마찬가지로 결합하기 쉽다. 이를 이용하여 유기색소인 ‘에반블루´로부터 파생시킨 색소와 여기에 가돌리늄이 포함된 유기화합물을 결합시킨 새로운 조영제를 합성하였다. 이 조영제를 같은 대학 의학연구원에서 혈관내피를 벗긴 돼지의 대동맥혈관과 반응시켜, 손상된 부위가 우선적으로 색소에 물드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를 MRI로 촬영한 결과, 조영제가 집중된 부분에서 MRI 신호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 국내의 기술개발 동향
국내에서의 MRI용 조영제 개발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경북대, 요업기술원 등에서 일부 진행이 되었다. 상업적으로 개발된 조영제로는 (주)태준제약에서 간병변 진단을 위한 조영제(T2-강조영상)가 개발되었다. 이 조영제는 간/비장에 종양이나 기타 다른 병변이 알려지거나 의심되는 환자에 투여시 간의 kupffer cell에 의하여 take-up 된다. Kupffer cell에 take-up되면 국소적인 자기장의 불균등성을 초래하여 양성자 이완율을 증가시킨다. 이것이 T2-강조영상의 강한 신호감소를 초래하여 정상조직을 암화시킨다. 간에 종양과 같은 병변이 존재하면 kupffer cell이 부족하여 조영제의 take-up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간의 아주 미세한 병변까지 진단이 가능하게 된다. 경북대학교의 장용민 교수팀은 거대분자 MRI 조영제의 합성에 대한 연구로, Phthalocyanine(PC)을 상자성 원소의 배위자로 선택하고 Mn chloride와 반응시켜 조영제를 제조하였다. MnPC 조영제는 small molecular weight 조영제인 Gd-DTPA에 비하여 T1/T2 자기이완율이 매우 큰 결과를 얻었다. 또한 MnPC는 저분자량 간특이성 조영제들인 Gd-EOB-DTPA, Gd-BOPTA 및 MnDPDP과 비교할 때 조영증강을 유지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긴 특성을 보였다. 또한 이 연구팀은 이론적인 연구로써 간(liver)과 림프절 특이성 등의 다기능성을 나타내는 미세 초상자성 산화철 입자의 자기이완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제시하고 이러한 이론적 모델에 근거한 미세 초상자성 산화철 입자의 자기장의 세기에 따른 자기 이완시간의 변화를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연구하였다.
요업기술원 나노소재팀에서는 MRI 조영제로 이용하기 위하여 균일한 크기를 갖는 Fe3O4 나노입자를 합성하였다. Fe3O4 나노입자를 합성하기 위하여 출발물질로는 FeCl2·4H2O와 FeCl3·6H2O를 사용하였고, pH 조절을 위하여 우레아와 암모니아를 사용하였다. 출발원료의 배합비, 우레아의 농도, 암모니아의 첨가량 및 첨가 방법 등의 변화 그리고 제조 온도 등에 따라서 합성되는 입자의 모양과 결정상, 입도분포 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합성된 자성 나노입자는 실리카로 표면을 코팅하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2는 합성된 마그네타이트 나노입자의 입경이 20nm가 되도록 조절된 경우의 TEM 사진으로서 비표면적이 약 200m2/g 이었고, 자성특성 측정 결과 초상자성체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의약용 마그네타이트 나노입자는 일정한 입자크기, 입자의 크기조절, 그리고 응집을 억제한 단분산성이 요구된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마그네타이트 나노입자를 공침법으로 합성함으로써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3. 시장전망
조영제 종류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0년에 34억불에 이르며, 이 중에서 X-선 및 CT용 조영제가 86.4%
로 가장 많으며, MRI용 조영제가 13.5%, 초음파 진단용 조영제가 0.06%를 차지하고 있다. 조영제의 시장규모는 매년 약 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Advanced Nanoparticles사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의 MRI 조영제의 세계시장은 11억불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X-ray, CT, 뇌혈관 촬영기기 분야에 있어서 조영제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반면, MRI와 초음파 시장은 신제품 및 새로운 사업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MRI는 촬영기기로서 장비의 대중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MRI용 조영제는 향후 일정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최고의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 맺음말
국내에서의 조영제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다기능성 조영제로 많이 연구되고 있는 마그네타이트 나노입자를 이용한 조영제는 일부 재료합성을 제외하고는 거의 연구된 바가 없는 상태이다. 국내의 경우 2007년에 MRI 진단이 건강보험 항목으로 적용받게 되면 MRI에 의한 진단이 대폭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서 조영제 시장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MRI 조영제의 국산화 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림 1. T1 조영제(좌)와 T2 조영제(우)를 사용한 자기공명영상
그림 2. 균일 크기의 마그네타이트(Fe3O4) 나노입자
필자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무기재료공학과 (공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무기재료공학과 (공학석사)
·일본 오사카대학 공학연구과 물질화학전공
(공학박사)
·쌍용양회 중앙연구소 과장
·서울대학교 나노입자제어기술연구단 특별연구원
·요업기술원 나노소재응용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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