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스 초대석
백성기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연구소 소장
이번 세라믹스 초대석에서는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가 나노, 바이오 기술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 백성기 소장을 만났다.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는 포항가속연구소는 지난해 단백질 결정학 빔라인을 완공하면서 가속기가 포스트 게놈 연구의 인프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한해 292과제에 1,100명의 이용자들이 실험을 수행하였고 이용자들이 Nature, Science, PRL 등 국제학술지에 우수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빛을 만드는 공장’으로 불리는 포항방사광가속기가 가동에 들어간 것은 지난 95년 두 개의 빔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해 현재 15개의 빔라인이 운영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앞으로 15개 빔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며 2008년까지는 모두 40개 빔라인의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자는 이와 관련해 포항가속기연구소 백성기 소장을 통해 방사광가속기 설비 증설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백성기 소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Cornell Univesity에서 재료공학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이면서 포항가속기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21세기 한국과학기술 선도하는 유일 첨단 연구시설
‘빛을 만드는 공장’방사광가속기 세계 5번째 95년 가동”
-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에 대해 설명하여 주십시오.
7년간의 건설기간을 통하여 탄생한 포항방사광가속기는 21세기 한국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중요한 첨단 연구시설입니다. 전체 부지는 660,000㎡로서 이중 조성한 부지는 110,000㎡이며 축구 경기장으로 비교하자면 약20개 정도의 크기에 해당하며, 8개동의 건물은 42,000㎡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요 건물로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키는 직선 길이 205m의 선형가속기동이 있고, 원주길이 450m의 원형 저장링동은 전자를 원형으로 회전시키면서 방사광을 생산하는 저장링 기기와 이용자들이 실험하는 빔라인 그리고 시료준비실 등을 포함한 실험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외에 이용자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동, 가속기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연구 Ⅰ·Ⅱ동,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공급동, 가속장치(±0.2℃)의 냉각을 위한 저전도수와 가속기 내부시설의 온도(±1℃)를 유지도록 공조를 담당하는 유틸리티동, 그리고 방사광 이용자 편의를 도모하는 숙소지원 시설 등 보조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는 인원은 130여명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속기 운영인력은 장치, 빔라인, 가속기 운영요원 등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올해는 205억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 175억은 정부지원, 나머지는 연구개발, 수익사업 등을 통하여 충당하고 있습니다.
- 여러 기초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방사광가속기란 어떤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방사광이란 가속운동을 하는 하전입자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입니다. 이 방사광은 자외선 영역부터 X-선 영역에 이르는 넓은 파장 대역의 스펙트럼을 갖으며 높은 강도, 낮은 발산각, 편광성, 펄스형 시간 구조 등의 기존의 X-선원으로는 가질 수 없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사광가속기는 원주가 수 미터에 불과한 작은 장치(Compact Ring)에서부터 1,500m의 원주를 갖는 큰 장치까지 그 규모가 다양합니다. 방사광가속기는 저장링에 저장되어 있는 전자의 에너지가 높을수록 높은 에너지의 방사광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방사광가속기는 입자물리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충돌형 가속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입자 충돌 실험을 위해 가속된 하전입자에서 발생되는 방사광을 충돌형 가속기의 보조시설로 이용하였는데 이러한 가속기를 1세대라고 합니다. 그 이후 방사광의 유용성이 인식되면서 방사광을 발생시킬 목적으로 가속기를 건설하여 동시에 많은 실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한 방사광가속기가 제2세대입니다.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저장되어 있는 전자의 에미턴스란 저장링에서 회전하고 있는 전자빔의 단면적과 발산각이 동시에 작은 것을 뜻합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키는 선형가속기와 가속된 전자를 원형궤도 속에서 회전토록 하여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저장링, 그리고 원하는 빛을 실험하는 장치가 있는 곳까지 이끌어내는 빔라인 및 실험장치 등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1년 292과제 1100명 이용, 국제 우수학술지 논문발표 증가
2008년까지 40개 빔라인 건설 목표, 현재 15개 빔라인 운영”
첨단연구시설인 포항방사광가속기의 활용분야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이미 선진국에서 기초과학 분야의 필수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방사광은 일반 의학용 X-선보다 백만 배 이상 강도가 높아 살아있는 모기의 무릎마디 단면 형상관찰에서부터 항체와 같은 단백질 분자들의 결정구조해석까지 재료과학, 의학, 생물학, 화학, 물리 그리고 환경과학 등 여러 순수 및 응용과학분야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4기가 디램급 이상의 초고집적회로의 제작이나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마이크로 머신의 제작도 방사광의 출현으로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재료과학 신소재와 반도체 연구개발에 매우 좋은 도구일 뿐 아니라 촉매연구, 세재연구, 합성섬유, 플라스틱 구조 등과 같은 화학공업 발전의 기초가 되는 연구 개발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백질, 효소 등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나 바이러스 구조 등을 알아낼 수 있으며 질병과 암을 유발시키는 메카니즘에 대한 생명과학, 유전공학 분야의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특히 지병을 치료할 새로운 약물의 개발에 방사광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학분야에서도 관상동맥 촬영과 진단용 또는 치료용 장치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설비증설에 따른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하여 주십시오.
1970년대 우리 경제에 미친 경부고속도로의 영향력은 누구도 의심치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방사광가속기는 과학발전에 있어서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방사광가속기의 개발에 따른 강력한 방사광의 출현은 자연현상을 이해하는데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의 전 분
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창출해내었습니다. 종전까지는 X-선을 사용,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데 몇 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가속기에서 만들어지는 방사광을 이용하면 불과 몇 시간만에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BT(Bio Technology) 및 NT(Nano Technology)분야에 있어서도 방사광가속기는 필수적인 기반시설로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이 현재 세계적으로 10기의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운영되고 있으나 추가로 6기의 가속기가 세계 각처에서 건설되고 있습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5개 빔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며 2008년까지는 모두 40개의 빔라인의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3,000명 정도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1년에는 292과제에 1,100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실험을 수행하였고 외국 이용자수도 꾸준한 증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용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는 논문의 숫자도 매년 평균 30% 이상의 증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설비증설을 통한 중점사업분야는 어떤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방사광을 이용하여 다양한 연구수행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선진국의 빔라인 증설 동향에 맞추어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단백질 분석, X-선 영상을 활용한 BT분야와 NT분야의 연구를 위한 삽입장치 빔라인의 조기건설을 추진하여 충분한 빔 타임을 제공하도록 빔라인 건설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을 위한 충분한 빔타임을 제공하고 2008년까지 가속장치의 안정화, 빔 제공율 향상 등을 통해 환경, 공해물질 분석, 재료과학, 미세기계 등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극자외선(E.U.V) 광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운영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전세계적으로 방사광가속기는 1세대, 2세대를 합쳐 수십 개가 있으며 그중 제3세대 가속기는 10개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 이태리 등 선진국들로서 이 대열에 포항 방사광가속기가 5번째로 합류하여 1995년부터 이용자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20세기 한국과학사의 한 획을 긋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하는 큰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포항광가속기의 전자에너지는 25억 전자볼트(2GeV)로 세계 4위 수준이며 이용자들에게 개방된 이후로 전 세계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일본, 독일, 대만, 중국, 프랑스 등의 유수한 방사광가속기 연구소들과 국제협력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타 연구소와의 연구 협력 활동도 강화하여 가속기에서 획득한 기술을 타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보다 안정된 운전환경 조성과 빔라인의 추가증설로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가속기의 합리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개선, 빔라인의 증설과 효율적인 운영 등을 통해서 국내 과학기술계는 물론 많은 국·내외 이용자들에게 철저히 봉사할 수 있는 연구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李大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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