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아이에스동서(주) 요업사업 총괄 본부장
타일 산업계의 ‘康衢煙月(강구연월)’을 기원하며…
1. 서론
타일은 현존하는 마감재 중 최고품질의 물성과 강도, 사용상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디자인까지 구현해 낼 수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지역의 문화나 특성, 기후 조건에 따라 적용부위가 다소 차이가 있고 공간적인 제약을 받고 있지만 주거용 주택에서는 물을 사용하는 욕실, 주방, 그리고 발코니와 현관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따뜻하고 습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거실과 침실에까지 다양한 공간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기후 변화 및 소비자 수요 다양화에 의해 아트월 및 거실 벽, 바닥, 주방, 침실, 어린이의 활동 공간 등으로 타일의 적용 공간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타일 산업은 국내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원, 부자재 중 일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및 국제 원자재 시장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다. 또한 End User(최종소비자)의 관여도가 낮은 ‘저관여’ 제품으로 제품의 선택과 구매는 건설사, 인테리어, 전문 시공업자 등이 하고 실제 사용은 소비자가 하는 건자재 산업재의 전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유통의 경우, 제조사와 대리점에서 1차 유통이 발생되고 2차로 대리점과 인테리어업체, 시공업체의 거래가 이루어 진 후 일반소비자가 최종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판매채널이 한정적이고 생산도 주문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직 된 유통구조를 보인다.
IMF이후 극심한 경제 한파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타일 산업계에는 단가경쟁력 구도로 점차 경직 된 반면 전반적인 소득수준 상승으로 실사용자(일반소비자)의 눈높이와 욕구가 높아지고 욕실 및 전반적인 주거문화에 대한 소비심리가 강화 되었다. 사용자와 구매자가 이원화 된 구조는 제품 품질에 대한 평가가 전문적이고 제한적이라는 산업 특성이 이러한 시장의 행태를 가속화 시켰다. 저품질, 저가의 중국산 수입 제품 판매망이 늘어나 국내 제조사의 M/S(시장점유율)가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련 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떨어져 나가고 국내제조사의 시장의 경쟁력은 약화되었다.
국내 타일 수급 전망은 건설 경기 하락 및 인구감소, 주택 보급율 상승, 부동산 투자 제약 등 여러 가지 악조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타일 생산 업체들은 공장 가동율 하락과 재고량 누적으로 추가 감산이 예상된다. 수입 타일의 경우에도 수입 업체 사이의 심한 경쟁과 환율변동, 건설사의 자체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한 저가의 수입 제품에 대한 시공감소 등으로 인한 시장 규모감소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가. 해외경제
나. 국내 경제
[ 국내 외 경제 현황 및 전망 ]
타일 산업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설사 납품 현장은 줄고 원산지에 따른 특성이(이태리 스페인 수입산 제품을 고가시장, 국내 제조 제품을 중가, 중국산 제품을 저가로 인식) 브랜드화 되어 국내 브랜드간의 차별성과 경쟁력은 모호화 되었다. 국내 제조사들은 Zero Sum게임식의 단가경쟁력에 치중한 나머지 침체된 시장에서 명확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해외 선진 사례와 함께 당사 타일사업부의 마케팅 정책을 통해 국내 타일 시장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언급해보고자 한다.
2. 본론
해외의 타일 선진국가의 경우 단가 경쟁 방식에서 벗어나 “장치산업이라는 타일산업의 특성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재, 표현에서의 고급화(특화) 및 다양한 디자인 개발과 타일 산업 클러스터(regional industrial cluster) 육성이라는 국가적인 정책으로 현재 국내 업체가 겪고 있는 시장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태리, 스페인에서 개발된 새로운 표현 기법들은 생산 설비 개발과 동시에 발전함으로써 다른 나라에서 생산할 수 없는 고급 타일을 출시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발생되는 카피(COPY)제품 방지와 기초 산업계간의 유기적인 공동 발달로 안정적인 산업 구조를 만들어 관련 업종이 공생하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2009년 이태리 볼로냐 Exhibition Center에서 개최 된 CERSAIE 박람회에서 잉크젯(Ink-Jet프린트:실물처럼 인쇄가 가능 함)설비와 슬림타일(Silm Tile:두께3mm~6m의 경량타일/두께 감소로 사용 원료 및 가스 소비량 줄여 생산비가 절감되고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 받으며 시공성이 우수하고 리모델링에 적합)제품으로 선진국가로서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한 제품 제조 및 기업 활동 전반에 친환경 경영을 도입하여 인류의 지향성과 기업 이념을 동일화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반면 또 하나의 타일 생산 대국 중국은 자국 내 건설 산업 육성으로 풍부한 원자재와 경쟁력 높은 노동력을 기반으로 외자유치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내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성장 세계 최대 타일 생산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중국 타일 업체들은 초기에 건설 시장 부흥에 따라 부족한 타일 물량을 공급하는데 주력하여 타일 제품의 품질 향상보다는 건설 공사 현장의 납품 기한에 맞춰 생산하는데 주력한 결과 제품 개발이 쉽고 대량 생산이 수월한 제품 위주로 생산하였다. 그러나 내수 시장의 공급 과잉과 업체들 간의 경쟁이 점차 가열되면서 업체들 사이 내수 합병이 일어나고 끊임없는 하자 발생 및 환율 변동에 의한 가격상승에 의해 한국 및 세계시장에서 다소 정체를 보이는 듯 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은 현재 우리 타일 산업계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가? 눈앞의 매출에만 급급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유통으로 제품 품질과 가격을 터무니없이 떨어뜨리고 기업 의식과 주인 의식이 부재 된 위기의 상황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어떻게 시장을 지켜낼 것인가?
첫째 생산자 위주의 마케팅에서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로 전환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타일 단품 생산&판매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차별화를 되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서 유통판매 시공 서비스까지 Non stop Service를 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제반 되어야 할 것은 바로 토탈 바스(Total bath)시스템. 최근 욕실 업계뿐만 아니라 관련 건자재 업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설계에서부터 다양한 욕실 관련 제품 제안 및 시공까지 Full Service로 제공하여 소비자 편익을 강화해 B2C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 타일은 시공해 붙여 놓으면 다 같은 제품이라는 업계 마인드로는 현재 시장도 다른 유통망이 강한 타 산업계에 잠식당할 위험성이 높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가치를 상승시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2년도부터 아이에스동서에서 판매한 친환경 기능성 타일 에코카라트(ECOCARAT) 제품 유통현황을 되짚어 보면 건자재 제품 유통 변화에 대한 시장 수요와 반응수준이 급격하게 상승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제품은 제품 상담에서부터 시공까지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으며 단일 매출로는 100억이라는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그 당시에 전무한 스타마케팅과 탄탄한 영업망의 효과도 있었지만 가장 큰 공은 바로 시공서비스 구축에 있었다. 이 제품은 관련 자재 최초로 홈쇼핑에 판매하는 등 유통의 혁신을 꾀하였다. 이러한 혁신의 기반은 바로 시공서비스 능력과 품질. 제품 히트 후에 유사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유통되었지만 품질과 서비스에서 따라오지 못하는 제품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었다. 에코카라트 판매의 성공은 타일 류의 마감재도 기존 일반 산업재 유통 행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매망을 구축함으로써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사례가 되었다.
둘째는 특화제품 개발 및 다품종 소량 체재로의 전환. 이를 바탕으로 국내 타일 제조업체 간의 가격 경쟁보다 품질 및 디자인 경쟁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 형성이 필요하다. 또한 업체 간 권익을 보호해 주는 상생의 단계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이미 타일 시장의 가격과 유통망은 기존 시장에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일반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나 자체 원료 및 소지 개발, 재현력 개발 등 신규 기술력이 가미 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아직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한다. 아이에스동서에서는 지속적인 납품시장의 축소를 예상하고 유통 전용 특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더불어 항균음이온타일, 보온경량타일 등의 기능성 제품, 녹색성장에 부합되는 소지 40% 리싸이클(Recycle) 타일 제품, 외장타일, 무유계단타일 등의 신수종 상품 발굴 등을 통한 다품종화를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셋째는 해외 시장 진출 및 수출 대상국 다변화이다. 타일 생산량이 국내 주택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 내 건설 경기 하락으로 인해 타일 생산이 감소했다. 그러나 이태리 스페인과 같이 전체 타일 생산량의 60~70%를 수출하고 있는 수출 위주의 국가의 경우 자국 내 건설 경기보다는 수출 대상국의 건설 경기에 더욱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경우도 해외 수출 망을 넓히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제품 타일 산업 수출 경쟁력은 잠재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국내 업체의 경우 이태리나 스페인의 경우처럼 고급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준 높은 개발력과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통한다면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거론하고 싶은 부분은 대리점 경쟁력 제고. 지속적인 제품 다양성 확보 및 품질관리 외에도 대리점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강화하고 일체감을 높여 기업의 미션(Mission)을 공유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협력적인 가치를 보유한 판매망이 늘어날수록 기업의 가치는 상승되며 앞서 언급한 타일 산업 경쟁력 강화의 구심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3. 결론
‘康衢煙月(강구연월)’은 건강한 거리와 행복한 세월이라는 뜻으로 요순시대 당시에 백성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들의 시대’라는 의미한다. 경제한파, 청년실업, 노령화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을 기원하고자 2010년 사자성어로 선정되었다.
흔히 ‘천수답’ 산업이라 불리는 타일 산업계에도 이러한 희망이 반드시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타일 산업은 위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우리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 시켜 시장을 변화시킨다면 분명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시장의 변혁은 ‘나홀로’는 이루어 낼 수 없다. 타일 시장에 대한 애정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업계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후배들을 위해 짊어지고 가야 할 사명이다.
그러기 위해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토탈바스 구현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의 전환과 다품종 소량 체재로의 전환, 국내 디자인 특화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 대리점 경쟁력 제고 등을 업계가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국가 지원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명수
아이에스동서(주) 요업사업 총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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