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수소 생산 효율 높이고 비용 줄일 신소재 나왔다
- 표준연,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용 고성능 촉매 개발
- 비금속으로 저비용 고성능 소재, 정제수와 해수(海水)에도 적용 가능
KRISS 개발한 촉매를 적용한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 시스템 모식도. (자료제공: 표준과학연구원)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용 촉매 개발 연구진 (좌측부터 서울대학교 전상언 박사후연구원, KRISS 박선화 책임연구원, 권기창 선임연구원, 이수형 책임연구원). (자료제공: 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에너지인 그린 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할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값비싼 금속 촉매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은 향상되어 그린 수소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은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에 쓰이는 고성능 비(非)귀금속계 촉매를 개발했다고 10월 15일 밝혔다.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는 다양한 수전해 방식 중 하나로, 이론상 저렴한 비금속 촉매를 사용할 수 있고 많은 양의 수소를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수전해 기술로 주목받는다.
현재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장치에는 백금(Pt), 이리듐(Ir) 등으로 만든 귀금속 촉매가 주로 활용된다. 다만 소재의 원가가 비싸고 부식(열화)도 빠르게 진행돼 수소 생산단가를 높이는 한계가 있다. 그린 수소 상용화의 걸림돌인 높은 생산 비용을 낮추려면 값싸고 내구성 높은 비귀금속 촉매 개발이 필요하다.
KRISS 첨단소재측정그룹은 몰리브덴 산화물계(MoO2-Ni4Mo) 소재에 극소량의 루테늄(Ru)을 배합한 비귀금속계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몰리브덴 산화물 소재는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졌지만, 알칼리성 환경에서 열화 반응이 일어나 수전해 촉매로 사용하기엔 어려웠다.
연구진은 가속기 실험으로 몰리브덴 산화물의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수산화 이온(OH-)의 흡착이 열화 발생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몰리브덴 산화물 소재에 루테늄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3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내의 루테늄 입자가 소재의 표면을 얇게 덮어 열화를 막고 내구성을 높인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의 수전해 성능 측정 결과, 기존 상용 소재에 비해 4배 우수한 내구성과 6배 이상 높은 활성도를 보였다. 일반 전기가 아닌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이용한 수전해에서도 22.8%의 높은 태양광-수소 전환효율을 보여 재생에너지와의 연계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담수(淡水)뿐만 아니라 해수(海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불순물을 제외한 알칼리성 모의 해수를 전해질로 이용한 수전해에서도 높은 활성도와 안정성을 보이며 고품질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첨단소재측정그룹 박선화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정제된 물이 필요하지만, 만약 실제 해수를 이용한다면 담수화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KRISS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장호원 교수 연구팀과 한국재료연구원 최승목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해당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 and Energy’에 7월 게재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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