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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소재산업 발전의 과제와 전망
  • 편집부
  • 등록 2005-03-24 22:57:23
  • 수정 2011-01-12 15: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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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 근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소장 완제품에서 부품소재로 :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환 수출이 유래 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국제유가상승, 원자재 값 폭등 등 국내·외의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2004년도에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98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수출 강세 현상은 금년도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수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점차 우리나라의 산업·경제 환경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FTA 물결, 급성장한 중국의 무역시장의 잠식, 원천기술 부재로 인한 핵심부품 수입의 증가, 주력수출상품의 공급시장 확대 한계 등 어느 것 하나 우리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요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삼성에 의존할 것이며, 반도체 메모리 시장이 활황이기를 바라고, 원유가격이 안정되기만을 기다리며,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환율안정에 급급할 것인가? 과연 5년 후, 10년 후에도 중국이 우리의 물건을 사줄 것이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박 등의 수출 주력 상품들이 세계시장에서 1위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인가? 분명 지금은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며 낙관론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닌 우리나라의 미래와 생존을 위한 해답을 찾는데 매진해야할 때임이 분명하다. 그 해답은 바로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이다. 세계경제의 디지털화와 글로벌소싱(globalsour cing)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완제품 위주의 경쟁구조가 부품소재 중심의 경쟁구조로 전환되고 부품소재가 신기술, 신제품 창출의 원천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표준을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부품소재기업을 얼마나 배출하느냐가 국가경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소홀히 하고서는 세계는 물론 주변국가와의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부품소재 육성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인텔, 보쉬, 델파이 등 거대 대국적 부품기업들이 세계 기술의 표준을 선점하면서 완제품의 성능과 가격까지 좌우하고 있다. 이른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완제품 중심에서 부품소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부품소재산업 육성은 이를 소홀히 하고서는 세계는 물론 주변국가와의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밖에 없는 미래의 국가 및 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기업들이 추구하는 경영전략도 과거 완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하려던 것에서 탈피하여 기업 간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세계 최고의 부품소재 제품의 생산에 초점을 맞추어 자사의 핵심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다. 지역도 국가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혁신으로 연결시키고자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로 부품소재산업의 자립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매년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는 대일무역적자 확대, 그리고 세계의 공장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제조업 등 최근 우리나라의 대외경제 상황은 강력한 위기의식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견실한 외적성장, 취약한 내적 구조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은 전체 제조업에 대해서 생산액은 37%(257조/634조, ’03년 기준), 수출은 43%(1081억 불/2544억 불, ’04년도 기준), 고용은 46%(126만 명/270만 명, ’03년도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 국내 제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은 2004년에도 171억 달러(잠정)의 무역 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97년 이후 8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부품소재 수출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폭발적인 對중국 수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3년 기준으로 부품소재 對중국 수출액은 총 수출액 351억 달러의 58%인 203억 달러를, 그리고 무역 흑자 총액 122억 달러의 80%인 98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전략적 제휴, 투자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체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만도의 경우, GM, 다임러, 포드 등 빅 3에 ABS 및 조향장치를 공급하여 총 17.4억 달러를 수출하였으며, 동양기전도 GM, 오펠, 사브 등에 와이퍼모터를 공급하여 총 2.5억 달러를 수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는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과거 대기업 중심, 조립·가공 위주, 해외 기술도입 등의 압축성장 전략으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진데 그 원인을 들 수 있다. 또한 원천기술의 부족으로 대부분의 핵심 부품소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출하고 있는 부품소재 제품도 저부가가치·범용 중심으로서 수출단가가 선진국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외화가득률은 2000년 기준으로 63.3%에 머물러 1000원을 수출할 경우 약 370원 정도가 수입을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외화가득률은 미국 94.7%, 프랑스 87.5%, 영국 84.3%, 일본 90.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낮은 부품 자급률은 결국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그만큼 경제성장 기여도가 낮아 내수 진작, 고용창출 등 경기 선순환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매년 이슈화되고 있는 대일 수입역조 또한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 부품소재 대일적자 누계는 무려 1,020억 달러에 이른다. 부품소재의 對日 무역역조 문제가 이렇게 여전히 난공불락인 상황에서 일본의 부품소재가 한·일 FTA체결을 계기로 우수한 품질과 무관세 상황에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여 우리 부품소재산업을 한층 더 위협해 오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기술추격과 저임금으로 인한 시장잠식 현상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nut-cracker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산업은 이러한 위협요인에 대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글로벌소싱 체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중소기업협력, 부품소재산업육성의 핵심 앞서 지적한 대내·외적인 상황들은 우리에게 상당한 위기의식을 가져오고 있지만, 이러한 위기의식에 대한 논쟁을 계속하는 것은 이미 무의미한 일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사고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주도면밀하게 대처한다면 동북아시아 무역구도의 중심 국가로서 발돋음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기술경쟁력 향상은 우리에게 위기적 요인이지만 근접 거대시장의 성장은 우리 기업에겐 새로운 시장 확보라는 기회요인으로도 다가오고 있다. 또한 일본과의 FTA체결을 계기로 우리 부품소재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일류기업 국가인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으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부품소재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언급한 이후로 정부가 다양한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 단독으로 제한된 R&D 자금을 통해 부품소재산업 전체를 육성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국 과거의 ‘소규모 살포식지원’ 형태의 미봉책이 될 것이고 ‘세계적인 핵심 부품소재기업 육성’이라는 근본 목적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품소재 산업 육성의 열쇠는 결국 대중소기업 간, 즉 수급기업 간 협력을 통한 win-win 전략에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한 육성전략을 위해서는 첫째로, 수요대기업과 중소 부품소재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공고히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수요 연계형 기술개발의 R&D 기획, 개발, 평가의 전 단계에 걸쳐 대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술개발과 동시에 대기업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유도하여 중소기업이 안정된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의 활성화는 부품소재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초석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경련이 ‘부품소재특별위원회’와 같은 협력조직을 통해 대중소기업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품목을 도출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러한 협력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둘째로 수요대기업이 보유한 연수원 및 전문인력 등을 활용한 협력업체의 연구인력 양성 및 기술개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삼성전기의 ‘핵심협력회사 육성’을 통한 대중소기업 간 win-win 전략의 활성화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와 같이 기업 간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수급기업 간 협력 등이 그 좋은 사례이다. 이와 함께 수요기업-부품기업 공동으로 모듈단위 원천기술 개발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과제이다. 셋째로 개발된 부품소재의 사업화 촉진을 위한 수급기업 투자펀드 조성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개발된 신제품이 양산화를 통해 시장에 진출까지에는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서는 커다란 장애요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수요대기업과 부품소재 기업간이 협력약정서를 기초로 ‘수급기업펀드’를 조성하여, 기술력 제고 및 투자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넷째로 중소 부품소재기업과 대기업간 공정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수급기업 간 공정혁신을 위한 제조장비 개발을 적극추진하고 중소 부품·소재대기업과 대기업간 제조공정정보화(e-매뉴팩처링)를 통한 공정혁신도 함께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로는 수급기업 간 협업기반 조성을 통해 부품소재기업의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중소 기업협력재단’을 설립하여 기술·판로·투자분야 협력모델 개발·확산 거래실태 모니터링 및 분쟁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중소협력기업재단 및 전경련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반기별로 추진실적을 점검·평가하려는 계획을 수립, 그 시행 초기에 있다. 여섯째로는 부품소재기업 개발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대기업의 신뢰성 인증 인프라를 활용하고 해외 인증·평가를 적극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인증정보제공, 상호인증 등의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한 부품소재산업 육성과 더불어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부품소재 각 분야 별 선도기업의 집중적인 육성정책을 시행한다면 global sourcing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생산기반을 확보하여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관련 주력산업과의 동반 성장에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세계시장에서의 핵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육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은 선택이 아닌 국가와 기업 모두의 생존이 걸린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부품소재산업이 국내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 표 1. 부품소재 대일 무역수지 추이 (단위:억불) 구 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잠정) 대일 무역수지 △115 △103 △118 △139 △171 *자료 : 부품·소재산업 발전전략(산업자원부, ’05. 1) 그림 2. 대중소기업간 기술개발 분업화 필자약력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생산관리공학(공학석사) ·숭실대 대학원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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