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세라믹산업의 발전과제
김 형 태 공학박사 요업(세라믹)기술원 도자구조세라믹본부 소재팀장
우리나라의 전통세라믹산업은 고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시작을 논할 수 있는 도자기를 비롯하여 근세에 발전을 이룬 주요건자재(타일, 위생도기, 점토벽돌), 유리, 시멘트, 내화물 그리고 유약, 안료제품 관련 및 원료생산 산업 등을 일컬을 수 있다. 대부분의 제품이 중량(重量)이고 생산설비가 대규모인 제조공정 환경을 필요로 하는 산업으로서 경제발전의 근대화 초기, 중기 까지는 우리나라의 1, 2차 산업위주의 경제구조와 어울려 발전을 해왔으나 최근에 들어서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도 국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10여 조원대의 방대한 산업규모와 역사성을 볼 때 간단히 분석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몇 가지 관점에서 문제점과 대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술적인 측면
상기한 전통세라믹제품의 원료들은 전승 도자기를 제외하고는 많은 종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공급되고 있는 기존의 국내 원료도 점차 고갈되어서 수년 내에 국산 비율은 극소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주원료의 수입은 생산비용의 증가는 물론 근래 대두되고 있는 자원의 무기화 및 국제적 공급불안에 대한 수동적인 대처로 인해 생산차질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천연자원에 대해 각 국가들은 무조건 수출이 아니라 보호적인 측면에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더욱 확보가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기술 및 관련 장비 역시 국외의 것을 답습하거나 수입하여 사용하는 것이 많다. 원료의 처리시설, 성형설비, 가열설비에 이르기까지 선진국의 플랜트를 일체형으로 수입하여 설치하고 그들의 기술을 적용하여 가동하고 있는데 이 역시 능동적인 생산제품 계획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설비투자의 비용도 매우 커서 신규 및 재투자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제품 경쟁력을 저하시키며 시장 신속대응형 신규품종생산이 곤란한 요인이 되고 있다. 타일이나 위생도기 같은 대규모 생산 공정용 장치를 제작 공급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전무(全無)한 것은 이웃 중국의 현황과도 비교되는 것으로, 그들은 수년전부터 이미 자체의 생산설비를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시장에서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앞서고 있거나 고급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규모면에서 타일의 경우 전 세계 소비·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을 그들의 큰 이점(利點)으로 보아야 하지만 양적인 면을 넘어서서 질적인 수준향상까지도 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전통세라믹산업의 기반기술 및 신기술에 대한 연구는 모든 과정에 앞서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수준으로 진행되어 왔기에 일부품목을 제외하고는 제품의 품질수준이 세계시장에서 선도적이지 못하였다. 근래에 이에 대한 연구 즉, 기능성 부여제품, 친환경성 제품 그리고 특화된 디자인 등의 개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2. 경제·사회적인 측면
국민의 경제수준이 상승하면서 산업의 구조도 바뀌어서 IT, ET, BT가 중심이 되는 2차 산업과 3차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사회적인 선호도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에 따른 생산 및 기술 인력도 해당분야로 편중된 이동을 유발하게 되었다. 특히 전통세라믹산업 관련 교육은 급격히 쇠퇴하여 대학의 교육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현실이 도래하였다. 즉, 요업·세라믹공학과는 신소재공학 등의 명칭으로 학부과정이 유지되긴 하고 있으나 전통세라믹생산기술을 가르치는 과목(도자기, 유리, 시멘트, 내화물 등)은 폐강되었으며 국내 어느 대학에서도 체계적인 이론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관련 사업은 자연적으로 3D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저임금 직업군으로 여겨지게 되어 교육의 부재와 맞물려 우수인력의 보급은 물론 현장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맞고 있다. 게다가 90년대 말에 IMF 금융지원시대를 겪으며 전반적인산업의 위축을 가져왔는데 전통세라믹스산업분야도 예외는 아니었고 오히려 더욱 타격이 심한 편이었다. 수출보다는 내수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전통세라믹 산업으로서는 국내수요의 위축은 즉시 경영위기로 몰리었고 원자재의 가격상승은 이익 감소와 경쟁력의 저하를 부채질하였다. 건설경기의 하락은 시멘트산업, 건자재산업분야의 생산 감소로 이어졌고 국민소득의 증가로 수준을 높인 문화적 관점에서 사용이 선호되던 도자기생활용기의 수요가 상대적 국민소득 감소로 인해 급감하는 현상을 유발하였다.
전통세라믹스의 시장현황 및 전망
(단위: 억원)
년도 2003 2013 성장예상율(%)
(수출/수입) (´03-´13)
시멘트 75,800 97,060 2.5
(820/730)
유리 48,000 78,180 5.0
(6,580/12,630)
도자제품 10,830 13,200 2.0
(420/3,240)
내화물 5,000 8,950 6.0
연마재 외 6,670 11,390 5.5
계 146,330 208,780 3.4
그림 1. 타일 및 위생도기의 수출입 동향
그림 2. 타일 수입액수 및 수입국가별 변화
3. 경영체제 변화와 국외 경쟁력 약화
4. 발전 방향
전반적으로 한국기업은 현재 매우 어려운 형편에 처해있으며 전통세라믹분야는 디자인 개발과 기술개발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시장경쟁력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가의 경기가 좋아지면 우선 해결될 문제들이 많겠지만 마냥 수동적으로 기다릴 것만은 아니다. 전통세라믹스의 경우 주로 내수 시장을 위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의 생산품이 국내생산품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단기적 해결책의 하나로 국내 제품의 원가경쟁력 강화, 특히 인건비와 원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북한과 남한의 공동협력을 들 수 있다. 저렴한 북한의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제품군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현재 박리다매구조에서 벗어나 한국의 전통세라믹스 산업이 고부가 가치로 완전히 전환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원료는 양과 질적으로 많은 효용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운반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이미 일부 도입되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활성화하고 체계적으로 공동 개발하여 많이 이용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단기적인 인기에 부합하는 교육여건을 개선하여서 기본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기반을 구축함으로 장기적으로는 도자기분야 뿐아니라 유리, 시멘트, 내화물 등의 전통세라믹스산업제품군 에서도 디자인 개발 능력을 확충하고, 신기술을 개발, 도입함으로써 제품의 고부가 가치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도자기산업의 경우 디자인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함으로써 국내 소비자의 소비문화를 고도화하여 내수시장을 방어하고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어려운 현실속에서 반복되는 주장이지만 한국의 전통세라믹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기술자립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에너지, 환경, 기능성분야의 고부가가치 세라믹스 신규시장 창출을 위하여 국내외 산학연간의 기술협력을 활발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필자약력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학사)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박사)
·KAIST 연구원
·요업(세라믹)기술원 도자구조세라믹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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