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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예촌 현지탐방
  • 편집부
  • 등록 2006-02-22 16: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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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예촌 현지탐방

본지 취재팀은 이천지역 도예인 18명의 탐방단과 함께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5일간 일본의 나고야, 기후, 간사이 지역 도예촌을 탐방 취재했다. 이번 탐방은 (재)세계도자기엑스포의 ‘해외도자선진지견학’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탐방단 18명은 일정동안 <도코나메> <나고야> <세토> <타지미> <시가> <교토> <오사카>지역의 도예촌을 비롯해 박물관, 도예관련시설 등을 방문, 견학했다.

10월 31일 - 도코나메
일본 아이치愛知 현 도코나메常滑시에 올 초 완공된 일본의 3번째 국제공항인 주부中部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곧바로 3km거리의 도코나메 도예촌으로 향했다. 도코나메는 49.6㎢의 면적에 인구 5만 2천명이 사는 작은 도시이다. 일본 서해안의 이세만伊勢灣에 면해있는 이곳은 오래된 6개의 도기 산지인 ‘일본육고요日本六古窯’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곳이다. 8세기부터 도자기가 생산된 곳으로 도관류陶管類와 차주전자, 다구로 유명한 도예촌이다. 지난여름 열린 도자기축제 이후 가을을 맞아 도시전체는 한적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두 번째 요업업체 <이낙스INAX>
<이낙스 타일박물관>에 도착하자 이곳에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한국교포 최재훈씨(계명대, 아이치현예술대 졸)가 탐방단 일행을 반갑게 맞아 박물관과 공장 곳곳을 안내했다. 
이낙스는 위생기기 및 타일제조업체로 1945년 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60년을 맞고 있다. 기존의 내외장 타일과 욕실용기구 등의 개발 제작사업과 함께 최근에는 리모델링과 박물관, 갤러리 운영 등의 문화산업으로 새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낙스타일박물관은 전면이 유리로 된 현대식 2층 건물로 내부에는 일본과 세계의 타일 역사 전시관과, 타일재료 전시관, 아트숍이 운영되고 있었다. 박물관 맞은편에는 일본전통장작가마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박물관은 전통가마의 원형을 유지하고 건물을 지어 가마의 훼손을 보호하고, 전통가마관련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것이 독특했다. 또한 이낙스박물관 마당 한 켠에는 도예가 후루고리 히로시의 폐품과 흙을 접목한 대형작품이 설치돼 있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낙스 공장>은 1970년에 세워졌으며 총 8만5천 평의 부지위에 약 6만 3천 평 규모의 건물이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390톤 정도의 위생도기가 생산되고 있다. 중국(450톤)과 베트남(130톤) 등의 해외현지공장을 포함해 총 4천여톤이 생산돼 일본 최대위생도기업체 토토ToTo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제작 원료인 카오린은 일본국내 원료 50%와 영국과 미국에서 수입한 원료 50%를 조합해 사용한다. 위생도기 제작과정중 주입공정은 석고틀 공정과 합성수지틀 공정 두가지로 나뉜다. 석고틀 공정은 소량생산, 합성수지틀 공정은 소품종 대량생산일 경우에 필요하다. 인력이 필요한 마지막 검수작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작공정은 첨단기계화 돼 있어 위생도기의 성형과 완성까지의 기간은 2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벽돌가마를 활용한 갤러리 <교이에가마>
산책하며 만끽하는 도자문화 <길>
도코나메시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도자전문갤러리 <교이에가마>는 대형 벽돌가마를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곳으로 가마 안팎에는 지역 도예가들의 생활도자기가 상설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작가레지던스프로그램과 자체 공방도 운영하고 있다.
탐방단은 전시장을 나와 100여개의 도자기공방이 있는 마을의 골목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었다. 산책로의 길가와 벽은 도관과 술단지, 내화갑 등으로 꾸며져 있고, 마을 중간의 작은 공원 역시 도자조형물과 도벽으로 장식돼 오랜 역사를 지닌 도자기마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가내수공업형태로 운영되는 공방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도자기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공방들은 완성품 감상과 함께 제작모습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으며 공방 주인들은 방문객들을 웃음으로 맞이했다. 이곳 도예촌의 분위기는 이천과 여주 등의 우리 도자기 마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나고야 총영사관> 방문 한일문화교류 노력에 격려
저녁시간 나고야에 도착한 탐방단은 나고야총영사관을 방문 정성배총영사와 짧은 면담시간을 가졌다. 탐방단은 “한국과 일본의 교류 중 특히 이천지역의 도자기와 작가들의 교류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이에 정 총영사도 “일본국민과 우리나라 국민간의 우호관계 증진과 경제통상협력, 특히 도자문화교류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답했다. 탐방단 대표는 총영사관에 이천도자기 2점을 기증했다.

11월 1일 오전 - 나고야
세계가 인정한 명품생활도자기 <노리다케>
나고야는 도코나메에서 세토로 가기위한 중간 지점이다. 탐방단은 반나절의 주어진 시간동안 나고야의 명소 2곳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일본이 자랑하는 명품 생활도자기제조회사인 노리다케에서 창업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노리다케의 숲>을 찾았다. 아직 녹음이 가시지 않은 넒은 공원에는 노리다케박물관과 판매샵, 레스토랑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공예센터내 1층의 박물관에서는 명품인 「올드 노리다케Old Noritake」를 만날 수 있었다. 화려하면서 정갈한 식기제품과 다양한 도자인형소품, 고난위도의 조각 등은 세계적 명품도자기의 높은 품질과 가치를 느끼게 했다. 2층에는 기계부품과 신소재 등 첨단세라믹스 제품들이 전시된 공간이었다. 1층과 2층 전시장을 잇는 계단 벽에 장식된 석고틀을 활용한 설치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판매샵은 고급 노리다케 취급코너와 할인코너로 나눠져 있었다. 이곳을 찾은 대다수의 방문객들은 부담스러운 가격의 명품을 충분히 감상하고 B급 제품이지만 정품가격의 40~50%선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할인코너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도심 속의 인공자연 휴식공간 명소
<오아시스21>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최근 나고야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오아시스21OASIS21>이었다. 이곳은 큰 강 하나 없는 도심의 가습기라 불리는 인공워터파크이다. 거대한 UFO를 연상케 하는 이 시설물은 푸른 잔디공원위에 설치돼있어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유명하다. 승강기를 타고 옥상 층에 오르니 운동장만한 넓이의 공간이 유리와 물로 가득 차있고 하늘빛을 담은채 햇빛에 비쳐 반사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물속을 들여다보면 투명한 바닥 아래로 지하층까지 내려다보이도록 한 것도 독특했다. 주변으로 펼쳐진 잔디광장에는 일광욕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발밑에는 녹색의 잔디가 있고 위에는 하늘에 떠있는 물의 눈부심을 지닌, 말 그대로 도심 속의 오아시스였다. 우리 탐방단 일행 또한 빡빡한 일정 중간에 짧지만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11월 1일 오후 - 세토
탐방단은 나고야에서의 짧은 일정을 보내고 세토로 향했다. 세토는 나고야 북동쪽에 위치한 양질의 도토陶土가 산출돼 시내 1,200여개의 공장 중 요장이 77%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생산 도시이다. 탐방단이 방문한 시기에는 세토시에서 재료보호를 위해 일시적으로 원토체취와 장작용 나무체취를 금지시키고 있었다. 일본 도자기를 통칭하는 ‘세토모노瀨戶物’란 일본말 또한 세토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도예관련 업체들은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오늘의 일본식기 외에 양식기, 전기용구, 이화학용기, 완구, 장식물 등 다양한 도자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품들은 나고야를 거쳐 해외 수출로도 이뤄지고 있었다.

세토시청 공식방문 이천시 협회 단체와 교류 협력 다짐
이천시와 세토시의 도자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세토시측에서 마련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시청 회의실에 마련된 환영식에는 오사케 세토 부시장을 비롯해 도자관련인 대표 7명이 함께 자리했다. 탐방단 측 대표인 공영래 도예가와 오사케 부시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양도시간 도자관련 교류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다. 양 도시는 차후 지역의 협회와 조합 간에 작가와 전시를 활발히 교류할 것을 약속했으며 각 지역에서 열리는 도예행사에도 적극 참여,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지역의 현대도자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세토시립미술관>
지역전통 도자문화의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세토세라믹플라자>
탐방단은 세토시립문화센터의 큐레이터 하토리씨의 안내로 <세토시립미술관>과 <세토세라믹플라자>를 둘러보았다. 미술관에서는 오는 2006년 1월 29일까지 열리는 <세토신용금고수장도예작품전>이 열리고 있어 세토의 현대도자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미술관 건물 곳곳에는 대형 도자벽화가 설치돼있어 눈길을 끌었다.
<세토세라믹플라자>는 시내 중심부에 자리한 4층 건물로 2층과 3층에는 세토의 도자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이 마련돼 있고 1층에는 도자아트상품점,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2층 전시장을 들어서자 1950년 당시 세토 시내를 가로지르던 교통수단인 전차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전차를 통과하자 재래식 물레와 가마, 도구가 있는 도자기공방과 생활식기들이 50여 년 전 당시 세토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3층 전시장은 세토에서 출토된 각 시대별 도자기 유물과 파편 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건물 1층에 자리한 카페에는 모형전통도자기가마가 설치돼있어 마치 가마 속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는 듯 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꾸민 것도 독특했다.
소박한 세토의 전업도예가 공방
세토도예협회 회장인 미즈노 노리우오씨가 자신의 작업실에 탐방단을 초대했다. 연리문자기 작가인 미즈노씨의 공방은 그의 작업 성향 탓인지 도자기공방 답지 않게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성인 대 여섯 명만 들어서도 비좁은 작은 작업공간과 소박한 거실 곳곳에는 훌륭한 솜씨의 연리문자기가 놓여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즈노씨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세토도예협회>는 현재 70명의 전업도예가로 구성돼 있으며 사무실과 직원 1명은 세토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회원들은 매년 3회의 기획전과 정기회원전을 갖고 상설전시관도 운영하고 있다. 협회의 가입 요건은 기존회원 2명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6개월간 준회원으로 활동 후 정회원으로 확정될 수 있다.

다양하고 편리한 도구로 가득한 도자재료점
세토를 떠나기 전, 시내의 한 <도자기재료점>을 찾았다. 이곳에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붓과 시유도구, 석고틀, 원료 등 도자기 제작에 필요한 도구가 가득했다. 대부분의 도구는 작업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발된 것이었다. 일행 중 일부는 자신의 작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를 찾아 구매하는가하면 일부는 한국에서 개발하면 좋을 법한 좋은 아이디어의 샘플도구를 발견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1월 2일 오전 - 타지미
타지미多治見는 나고야에서 북동쪽으로 약 27km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16세기부터 다카토리高取도자기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요업 중심지였다. 최근에는 기후현의 옛 이름인 미노美濃도자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대째 오리베도자 빚는 사사끼 지로 요장 방문
타지미로 가는 도중에 3대째 장작가마로 오리베도자를 빚고 있는 사사끼 지로씨의 요장을 방문했다. 지붕이 높은 오래된 집과 손때 묻은 작업실의 다양한 도구들, 장작가마, 거실에 쌓인 고도자기 등을 둘러보며 3대째 흙을 빚고 있는 도공의 삶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사사끼 씨는 한국에서 온 탐방단 일행에게 미노美濃도자의 역사와 함께 미노도자를 구분하는 세 가지 시노志野와 세토瀨戶, 오리베織部에 대해 실물 도자기와 도편을 내보이며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미노도자기 인재육성 교육시설 <타지미시도자기의장연구소>
<타지미시도자기의장연구소Tajimi City Pottery Design And Technical Center>는 타지미시 지원으로 운영되는 미노도자기 인재육성 교육시설이다. 교육코스는 ‘디자인·기술교육 2년 과정’과 ‘연구실습교육 1년과정’ 두 가지로 나뉜다. 교육생 대부분은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이들로 교육은 대학도예교육에 비해 더욱 심화된 커리큘럼과 강사진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실습 교육 외에 일반산업체와 연계한 프로젝트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600여명의 도예가가 이곳을 통해 배출됐으며 대부분 유명도예가나 대학교수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는 한국의 서울산업대 도예학과 출신 정현희씨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연구소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예교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미노도자기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기후현 도자기 자료관>
<기후현 도자기 자료관>은 중세에서 현대까지 생산돼온 미노의 도자기를 연대순으로 정리하고 있는 곳이다. 1950년 6월 개관된 이곳에는 현재 약 5만점의 도자기가 소장돼 있다. 총 5개의 전시장은 《미노도기 1000년의 역사 전시실》과 《모모야마도기 전시실》, 《현대도기전시실》, 《자기전시실》, 《니시우라도기전시실》로 구분돼 있으며 건물 중앙에는 대나무가 자라는 정갈한 형태의 정원도 마련돼 있다. 자료관 측은 미노자기에 관련된 자료의 수집과 보관, 연구,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도자기에 관한 역사와 디자인에 대한 강좌, 강연회, 연구회 개최, 연 4~5회의 기획전과 특별전 등도 열고 있다. 자료관의 연수실은 도자기 관련 단체의 각종 회의나, 연구·발표회, 강연회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11월 2일 오후 - 시가라키
복너구리의 천국 <시가라키信樂도자기 마을>
산고개를 여러 개 넘어 마을로 들어서자 여러공방의 매장 앞에 진열된 수 백 마리의 너구리들이 탐방단을 반기고 있었다. 시가라키는 시가현 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예로부터 양질의 도자기 흙이 산출되어 시가라키 도자기로 잘 알려진 도자기의 마을이다. 시가라키는 포고 300미터 전후의 고원지대로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해 ‘시게루키(무성한 나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이곳은 742년 ‘시가라키 궁’을 건축할 당시, 기와를 구워낸 것이 최초라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일본최대의 계단식 가마 ‘소우토우엔’이 시가라키 도자기마을 가마의 근원이라는 정설도 있다. ‘소우토우엔’은 경사길을 이용하여 계단식으로 만든 가마로서, 가장 밑의 방에서 불을 지펴, 일정 온도에 오르면 위로 한 방씩 불을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번조되며 불을 넣는 방수에 따라 7일에서 9일정도 장작을 지피고, 3일간 식히고 가마에서 꺼내게 된다.
현재, 시가라키의 총 인구 13,000명 중 70%이상이 도자관련 업종을 갖고 있으며 300여개의 도자기 공방이 운영되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너구리 도자인형이다. 이 지역에서는 너구리가 행운을 불러오고 액운을 막는다고 해서 대부분의 도자공방들이 너구리 도자인형을 만들고 있다. 너구리 도자인형의 가격은 천엔부터 몇 십만엔까지 크기와 성형방법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이곳의 너구리들은 사업장과 가정을 위해 미신을 따르는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에 전국각지에 지속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천차만별의 포즈를 지닌 수십, 수백 마리의 너구리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사랑스러움에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작가거주프로그램의    <도예의 숲>
시가현에서 운영하는 <시가라키 도예의 숲>은 마을 중앙 산등성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작가 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창작스튜디오’와 도자기 전시공간인 ‘도예관’, 시가라키의 도자기가 소개되는 ‘산업관’ ‘전통 장작가마’ 등의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특히 작가 거주 프로그램은 시설과 규모, 운영내용이 뛰어나 미주와 유럽, 중국, 한국의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단기연수와 장기연수가 가능하며 정원은 매 기수별 10명~15명 정도이다. 공모를 통해 입주작가 신청을 받은 후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작가를 선정한다. 거주비용은 스튜디오 대여료 월 30,100엔과 기숙사비 월 15,900엔 외에 가마비, 재료비, 생활비 등이 필요하다.

11월 3일 오전 - 교토 청수도자단지
청수도자단지를 가는 길에 교토의 명소 청수사를 찾았다. 울긋불긋한 낙엽 속에 자리한 교토 청수사는 벚꽃이 만발한 봄과는 또 다른 정취를 지니고 있었다. 지난 봄 이곳을 찾아와 감탄했던 기억이 모두 지워지고 전혀 새로운 가을 교토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15~16세기 기요미즈야키가 태동한 <청수도자단지>
<청수도자단지>는 청수사에서 가와타 방향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총 70여명의 도예가와 교토인형 등을 만드는 상품제작자가 공존하고 있는 도예촌이다. 이곳은 과거 15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도자기 가마가 많이 지어졌던 곳으로 ‘기요미즈야키’를 만들어냈던 곳이다. 도심에 위치한 도예촌이어서인지 곳곳에 보이는 공방들의 규모나 실내장식, 전시되고 있는 화려한 색감의 도자기 등이 고급스러웠다. 단지 입구에는 조합이 운영하는 종합전시관이 있어 조합원들의 도자기상품들이 공동 판매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7월 교토시 지원으로 <청수도자기축제>가 개최된다고 한다.

11월 3일 오후 -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선조도공의 후손들을 개탄케 한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교토의 일정을 마치고 오사카로 이동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을 방문했다. 오사카의 나카노시마 공원 옆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오사카시가 스미토모 그룹 21개사로부터 기증받은 ‘아카타 컬렉션’을 기념해 지난 1982년에 개관됐다. 소장품은 ‘아타카 콜렉션’의 한국도자기와 중국도자기를 중심으로 현재 약 2,700여점에 달하고 있으며 국보 2점와 중요문화재 13점도 포함되어 있어 동양 도자기 컬렉션으로는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총 1,400여점으로 중국과 일본도자기보다 많은 수가 소장돼 있다고 한다. 전시장에서는 한국의 도자기는 고려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의 작품, 중국의 도자기는 후한으로부터 원·명시대에 이르는 작품을 국가별, 시대별, 기법별로 정리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전시장 2층 로비에는 한국의 박영숙 백자 작품이 기획전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탐방단은 한국담당 학예연구사의 안내로 전시를 관람했다. 작품 한점 한점에 자세한 해설이 안내돼있어, 동양도기사의 흐름이나 특색을 알기 쉬운 편이었다. 또한 방문자가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관내조명도를 낮추고, 전시 글래스 안쪽만 조명을 높여 작품을 돋보이게 한 것과 자연광을 채용한 전시 글래스를 도입한 것 등은 주목할 만 했다.
우리 일행을 비롯해 박물관은 찾은 한국인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천여 점 이상의 한국도자유물이 소장 전시되고 있다는 놀라움을 가졌을 것이다. 박물관이 한국인 이병창李秉昌씨로부터 세계 1급의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을 기증받았다는 사실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병창씨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1949년, 우리나라 외교관 신분으로 일본에 부임해 도자기의 가치를 알고 한국도자기 300여점과 중국도자기 50여점을 수집해 이곳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박물관 측 자료에는 이병창이 심사숙고 끝에 고국을 떠나 사는 2, 3세들에게 오랜 전통과 풍부한 역사문화를 가진 모국에 대한 자랑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함이었다고 명시돼 있어 도예인의 신분으로 박물관을 찾은 우리 일행 모두를 개탄케 했다.

11월 4일 - 인천
마지막날,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향하기전 세계최대수족관으로 알려진 해유관과 오사카의 가장 큰 번화가인 도톰보리 거리를 둘러보는 것으로 이번 탐방일정을 마쳤다.
짧은 기간 여러 곳의 도예촌을 탐방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역사적 배경에 의한 견해로 둘러 본 것을 정리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일정을 함께한 일행들의 경우는 도예가로서, 정책행정가로서 많은 깨달음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도자역사를 기반으로 조성한 일본의 도자문화에 대한 반감은 일단 접고 길지않은 전통이지만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진정한 도자테마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그들의 노력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 좋은 경험이었다.
김태완 기자 anthos@parna.com

<사진설명>
 이낙스타일박물관 입구       
 전통장작가마 박물관내부
 박물관에 전시된 스페인전통타일
 이낙스공장 입구
 새롭게 개발된 위생도기
 교이에가마 갤러리
 도자하수관과 술단지로 조성된 산책길
 산책길에서 창으로 들어다본 한 공방의 전시실
 정성배 나고야총영사와의 면담
 올드노리다케 전시실
 도자기로 만든 마네킹  
 석고틀로 장식된 계단벽면     
 오아시스21 전경
 세토부시장과 탐방단대표 공영래씨의 교류협력 다짐
 세토시립미술관 전시실
 세토세라믹플라자에 재현된 50년전 세토거리
 세토세라믹플라자의 시유도구 전시
 도예가 미즈노씨의 소박한 전시공간 겸 거실
 세토시내의 도자기재료점
 미노도자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사사끼 지로씨 (왼쪽에서 두 번째)
 타지미시도자기의장연구소의 디자인기술교육
 기후현도자기자료관
 탐방단을 맞는 너구리인형들
 도예의 숲 전경
 도예의 숲 작가거주프로그램의 가미실
 청수사
 고급스러운 상차림의 청수도자단지 한 매장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외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내 한국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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